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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9.28 18:16:56
  • 최종수정2016.09.28 18:16:56

김희식

시인, 충북문화재단 기획운영팀장

최근 일어난 일련의 지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힘 앞에 작아진 자신을 보았다. 상대적으로 지진과는 거리가 멀었던 한반도에 지진의 공습으로 많은 국민들이 공포와 공황에 떨어야 했다. 잠시 땅이 운 것뿐인데 인간은 소스라쳐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이 세상의 작은 울림에조차 나약하고 무능함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 우리네 사람들이다.

우리는 불과 몇 해 전 세월호라는 엄청난 인재를 겪었다. 수백의 어린 학생들이 저 검은 바닷물 속에서 죽어갔다. 우리는 눈물로 이들을 보내며 다시는 저런 아픔을 겪지 않으리라 맹세 했다. 노란 리본을 하늘로 날려 보냈다. 그런데 최근 이 정부의 지진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며 세월호의 재난을 반복하는 것 같아 참으로 한심함을 금할 수 없다. 국민들은 저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하는 각자도생의 지경까지 내 몰리고 있다.

아찔한 지진의 공포 속에서도 가을이 왔다. 어느 새 까칠한 바람이 몸을 휘감는다. 영영 이 여름이 가지 않을 것 같았는데 가을은 그렇게 소리 없이 오고 있었다. 아침저녁으로 옅은 한기에 작아지는 몸을 펴보지만 영 신통찮다. 지난 가을엔 이렇지는 않았는데 세월 이기는 장사가 없는 것 같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들 다 아프다. 어제의 이 시간이 오늘의 지금이 아니듯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순간이 너무도 소중하다. 가을 하루의 햇살을 땅에 떨어뜨리고 세월은 또 그렇게 흘러간다.

꽃잎이 진다. 모든 시름을 다 털고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바람이 분다. 마치 실크 속옷처럼 부드럽다. 바람에 취해 노래를 부른다. 풀벌레 속울음 운다. 참으로 작은 자신을 본다. 머리에 내리는 하얀 새치가 세월을 노래한다. 언젠가 가야할 길에 잠시 비껴 세상을 본다. 시원스레 가슴을 스치는 바람에 잠시 숨을 멈춘다. 낙엽 지는 나무에 찬란히 머무는 햇살이 눈부시다. 참 애틋하다.

바람이건, 햇살이건 지진이나 폭풍우 같은 이 세상 변화의 원리를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어떤 이들은 그것을 숫자의 조합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그 것을 신의 의지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또 어떤 이들은 그 것을 에너지의 파동으로 이야기 하고 어떤 이들은 음양의 조화로 이야기 한다. 다 일리 있는 말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으로도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모두를 흔들고 모두를 젖게 해도 다시 평안이 오고 햇살이 비추인다. 그리고 시간이 가면 모든 것들이 변화한다. 이렇게 소리 없이 흐르는 것이 세월이다. 이 세상의 천변만화의 주인공이자 무엇으로도 가늠되어지지 않는 그 것, 바로 세월인 것이리라. 이 세월의 흐름 앞에 그 누가 맞설 수 있는가. 잠시 매달려 흔들릴 수는 있지만 그 본질은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이 우주이고 시간이다. 우리는 그 안에서 햇살처럼 순간 살다가는 것이리라.

떨어지는 이파리가 아름답다. 비바람 맞고 폭염을 견디며 갖은 고초를 견뎌내고 이제는 저 스스로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모든 것이 이렇게 세상을 한바탕 살다 가는 것이다. 텅 비어있는 것들에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다. 허투루 주어진 생이 아니기에 찬란히 빛나는 지금을 제 가슴 적시며 서로 사랑하여야 하는 것이다. 진정 살며 깨끗이 지는 것도 복이리라. 참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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