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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식

시인, 충북문화재단 기획운영팀장

얼마 전 집권당 대표를 지낸 사람이 부당 노동행위와 위장폐업, 흑자 정리해고와 맞선 노동자들을 향해 "저들 때문에 회사가 망했다"고 발언했다가 법원의 판결에 의해 노동자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하는 것이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이 사과가 있던 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앞에서는 벌써 여러 날 째 예술 강사들의 데모가 있었다.

이 예술 강사 제도는 2000년 초반 문화예술교육이라는 미명하에 본격화 된 예술인들의 일거리 창출사업이었다. 현재는 8개 분야 예술 강사 사업으로 전국의 초중고에서의 예술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출범초기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에 예술 강사를 파견하겠다고 호언 했지만 집권이후 이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다. 더불어 진흥원은 예술 강사들의 노무와 처우문제를 아무런 대책도 없이 지역재단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

물론 문화예술교육 초창기부터 많은 사람들이 예술 강사 제도에 대하여 우려를 표명하였다. 예술 전문가로서 전인적이고 자율적 창의학습을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교육사라는 자격증을 주어 학교의 학습도우미 취급하는 것이 과연 옳은 모습이냐는 것이었다. 또한 이것이 예술 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에게 보다는 예술대학 교수들이 자기제자들의 취업성과를 올리는 제도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 정부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했던 예술 강사들에게 소속감을 심어주고 직무에서의 만족을 위한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당장 가시적인 성과에 매몰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세상에는 누구나 다 알면서 쉽게 그 진실에 접근하기 꺼려하는 불편한 진실이라는 것이 있다. 특히 예술가들에 대한 그 편견과 오해는 대단히 많다. 이들은 이중 잣대를 들이대며 예술가는 노동자가 아니라 한다. 예술가들이 무슨 돈을 바라면서 예술행위를 하는 것부터가 잘못이라는 것이다. 예술은 배고프고 아파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 예술은 예술행위와 노동행위가 잘 결합되었을 때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것일진대 사람들은 그것의 정신적 행위만 인정하지 육체의 노동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예술노동이 그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받을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조각가 구본주가 죽었고 젊은 영화인 최고은이 죽었다. 예술 강사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생존 앞에서 무너져 내리는 예술가들을 보며 과연 이 땅에 진정한 예술을 기대할 수가 있겠는가. 더군다나 최저임금보다 못한 임금으로 배를 곯는 예술 강사들이 예술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무슨 희망을 노래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것도 모자라 학교에서의 열악한 근로조건, 무한경쟁과 비정규직의 굴레를 씌워 시장의 전쟁터로 내 몰고 있지는 않는가. 창작활동으로는 먹고 살 수 없는 현실에서 생계의 압박으로 예술을 가르치는 노동행위조차 백안시 되고 있다. 참으로 한심하다.

예술을 하며 사는 게 어려워 비참한 자신을 들여다볼 때 예술가는 좌절한다. 많은 사람들은 화려하게 포장되어진 예술품에 환호하지만 그 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예술이라는 이면의 뒤에 숨은 슬픈 현실 속에서 생존의 싸움을 하는 많은 예술가들이 존재한다. 진실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예술 강사 활동을 하면서 건강검진조차 받을 수 없는 현실이 아플 뿐이다. 진정 이 땅의 예술노동자들이 대한민국 일원으로 떳떳하게 살아갈 날은 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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