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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스님

자연음식요리가, 화림전통음식연구원

우리나라에서만 즐기는 더덕은 가을부터 봄에 싹이 돋아나기 전까지가 제철이다. 더덕은 "열매와 뿌리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속설에는 일인삼, 이더덕, 삼도라지라 부른다. 주로 뿌리를 먹는다. 말린 더덕 뿌리인 사삼(沙蔘)은 '모래에서 캔 인삼'이란 뜻이다. 이런 별명은 조상들이 더덕의 약성을 높이 평한 것이다.

한반도 전역에서 나는데 제주, 강원 영서와 중·남부평야 지대가 주산지다. 동아시아와 인도 등에 약 40여 종이 자생한다. 우리나라에는 더덕, 푸른더덕, 만삼, 소경불알 더덕이 자란다. 지금은 약용보다 식용으로 먹고 있다.

금강산 관광을 가면 고추장 더덕구이는 인기 메뉴이다. 더덕과 고추장, 두 음식의 조화가 일품이다. 구이나 튀김은 즉석에서 먹고 장아찌는 오랫동안 먹을 수 있다. 싹은 나물로도 먹는다. 더덕은 생체로도 먹는데 맛이 약간 아리고 향도 강하다. 쓴맛과 단맛이 함께 있어 그 맛에 익숙하면 누구나 먹을 수 있다.

더덕은 '사삼'이라 처음 기록됐다. 5세기 중국 양나라 도홍경의《명의별록》에 더덕은 다섯 가지 삼의 하나로 "더덕잎은 구기자 잎과 비슷하다.", "맛은 달며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다"고 했다. 6세기 당나라의 일화자는《제가본초》에 더덕의 효능을 "허한 것을 보하고 잘 놀래면서 답답한 것을 멈춘다. 또한 심폐를 보하고 여러 가지 악창, 옴, 버짐, 몸이 가려운 것도 치료하며 고름을 빨아내고 종기의 독을 삭인다"고 했다.

고려 때 송나라의 사신 서긍은《고려도경》에서 "매일 내놓는 나물과 더덕이 있는데, 그 모양이 크며 살이 부드럽고 맛이 있다. 이것은 약으로 쓰는 것이 아닌 것 같다"며, 약으로 쓰는 중국과 달리 고려에는 반찬으로 먹는다고 했다. 명나라 때 이시진은《본초강목》에서 "더덕은 산이 선물하는 귀한 약재다. 산에 자생하는 더덕은 도라지와 더불어 기관지와 폐가 약한 사람에게 좋다. 경기를 다스린다"고 했다.

고려 때까지 사삼으로 불렀던 더덕은 조선에 와서 '가덕(加德)'으로 표기됐다. 세종 때 간행된《향약채취월령》과《향약집성방》에 '가덕'이라 적고, 쓰고 말할 때는 이두식 표기로 '더덕'으로 불렀다. 허준의《동의보감》에는 더덕 뿌리를 사삼이라 했고, 본초학에서는 '산 더덕에 있는 하얀 진액은 각종 암을 예방한다'고 했다.

정승(政丞) 대접을 받은 더덕은 1619년《광해군일기》에 나온다. "처음에는 사삼각로 권세가 막강하더니, 지금은 잡채상서 세력을 당할 자 없구나"라고 임금에게 더덕 요리와 잡채를 바쳐 출세했다는 조롱이다. 사삼각로는 더덕을 바친 정승, 잡채상서는 김치나 더덕을 바친 판서로 당시에 더덕이 뇌물의 주요한 재료였다. 실학자 이익은《성호사설》에서 '신라의 토산물로 산삼을 대신해 더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영조 때의 유중림은《증보산림경제》에서 자연산만으로 모자라서 재배한 것을 기록했다. 말기 때의 황필수가 1870년에 쓴《명물기략》에는 "더덕을 사삼이라 하고, 별명으로 양유·문희·식미·지취 등이며 양유근(羊乳根), 참더덕, 더덕으로 부른다"고 했다. 양유는 봄철에 오래된 더덕의 뿌리 속에서 하얀 진액이 나온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더덕의 하얀 진액은 명현 작용이 있어서 옛날부터 불로장생의 약으로 불렸다. 소설가 김유정이 1935년에 쓴《소낙비》에도 "아침에 일어나기가 무섭게 남에 게 뒤질까. 영산에 올라 산으로 빼는 것이다. 조그만 종댕이를 허리에 달고 거한 산중에 드문드문 박혀있는 도라지, 더덕을 찾아가는 일이었다"고 일제 강점기의 궁핍한 농촌 사정을 대변했다.

'산에서 나는 고기'라 불리게 된 더덕은 갓 채취했을 때의 강한 쓴맛 이외에 씹는 맛이 좋다. 종기나 독충에 물렸을 때 생뿌리를 짓찧어 붙이거나 다려 먹으면 효과가 있고, 물 마시고 체했을 때도 좋다. 더덕을 오래 먹으면 오장을 안정시키고 심신을 건전하게 만든다고 한다. 더덕이 좋은 줄은 옛사람이 먼저 알았다. 입맛이 없을 때 먹으면 좋은 별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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