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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음식 '콩잎장아찌'

대장경 속의 음식이야기

  • 웹출고시간2018.03.19 13:17:57
  • 최종수정2018.03.19 13:17:57

자영스님

자연음식요리가, 화림전통음식연구원장

우리 민족은 위대하다. 어떻게 된장 속에 넣어 오랫동안 묵혀 음식을 만들고 먹을까· 그 지혜가 새삼 놀랍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유목적인 수렵문화가 발달한 고구려에서는 오래 묵힌 음식이 별로 전해지는 것이 없지만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은 주로 신라에서 각종 어류의 저장식들은 백제에서 널리 애용되고 발전되어 왔다.

이러한 우리 음식사에서 묵힌 또는 삭힌 음식은 한국 고유의 음식문화라 할 수 있다. 발효시켜 맛이 나는 묵힌 음식의 발효식품은 전라도의 홍어, 함경도와 강원도 등의 가자미식해, 경상도의 대두콩잎 저린 것들과 같이 전국적으로는 김장김치가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깻잎장아찌, 고추무침, 청국장(淸麴醬) 등 묵힌 음식들은 추억 또는 향토음식으로 통한다.

홍어나 청국장은 상온에서 삭힐 수 있음에도 우리 조상들은 볏짚에 있는 유익한 균(納豆菌)을 이용해 맛있는 음식을 발견했다. 그 냄새를 아주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향이 아주 강하지만 즐겨 먹는 사람들은 "그 냄새가 역겨워도 먹을 때면 고소, 구수하다 등 실로 독특한 맛"이라 평한다.

가히 그 냄새만으로도 음식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연상시키는 삭힌 음식들은 청국장과 함께 사찰음식으로 삭힌 콩잎저림 또는 콩잎장아찌가 있다. 일명 콩잎파리로 불리는 콩잎장아찌는 깻잎과 함께 겨울철 산중밥상의 입맛을 돋우는 별미다. 심지어 콩잎파리는 경상도에서 '밥도둑'으로까지 불린다. 짭짤하지만 개운한 맛의 저린 콩잎은 해조류인 김이 없는 내륙지방에서 밥을 젓가락으로 감아 싸먹는 몇 안 되는 밑반찬이다. 깻잎 등 한 숫갈 정도의 밥을 싸먹은 방식에서 콩잎만한 것이 없을 것 같다. 깻잎은 밥이 많을 땐 잘 터지는 경향이지만 콩잎은 젓가락이 가능한 범위까지도 감싸 먹을 수도 있다.

대두콩잎파리는 푸른 잎(靑葉)도 먹지만 주로 가을에 노랗게 물든 콩잎(黃葉)을 뜯어 된장 속에 박았다가 이른 봄에 꺼내 먹는 밑반찬이라서인지 '기다림의 음식'이다. 깻잎은 생채로도 먹지만 콩잎은 된장에 저린 것만을 먹는다. 이와 달리 팥의 이파리는 거의 식용하지 않는다. 기원전 3세기《주례》의 지채(漬菜)인 장아찌, 그 식재료는 콩잎, 재피, 가죽나무잎, 남방잎, 무, 오이, 더덕, 개암, 땡감 등을 손꼽는다.

콩잎장아찌는 된장 특유의 짭짜름한 맛이 기본인데 간혹 홍어 맛과 비슷한 꼼꼼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이것은 잘못 저린 것이라기보다 간을 잘 못 맞추거나 저림의 시기를 놓친 경우에 간혹 그런 냄새가 묻어난다. 이럴 때는 콩잎을 맑은 물에 하루정도 담가두게 되면 식성에 맞지 않는 냄새가 완화된다. 그런데 그 맛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경상도의 홍어 맛'이라 한다. 대륙 건너 북유럽의 아이슬란드에도 홍어 냄새가 나는 이와 비슷한 음식이 있다고 한다.

호불호가 있는 음식은 그것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먹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몸을 알아차리는 수행법을 다룬《잡아함경》에는 "신념처(身念處)를 잘 닦으면 불쾌한 시각적 형태나 색깔을 보더라도 혐오하지 않는다." 《육도집경》에서 음식 맛에 대해 극단적인 것을 경계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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