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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숙제의 음식 '고사리'

대장경 속의 음식이야기

  • 웹출고시간2019.02.18 16:33:13
  • 최종수정2019.03.04 14:17:20

자영스님

자연음식요리가, 화림전통음식연구원장

고사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이다. 약 6,500만 년 전에 시작된 지구의 역사와 같이한다. 지구의 현재 모습도 신생대 시기에 갖추어졌다. 포유류와 꽃 피는 식물, 속씨식물의 시대라 불리는 고사리는 신생대 초기부터 등장했다. 숲속에서 고사리를 볼 때 원시림이 생각나는 것은 이미 학습된 효과이다.

열대에서 온대지역까지 폭넓게 분포하는 고사리는 약 60속, 1500종에 이른다. 그중 12속 33종이 식용과 약용으로 쓰인다.

고사리는 궐(蕨)이라 처음 기록됐다. 기원전 470년 편찬된《시경》에는 "저 남산에 올라 고사리를 캐자구나(言采其蕨)"라며 <고사리를 캐자>는 두 편의 시가 전한다. 기원전 200년경 한나라의 유희가 지은《이아》에도 고사리를 궐(蕨)로 표기하고 '나물의 하나'라고 기록됐다.

역사상의 고사리는 중국 은나라의 백이·숙제에 관한 전설적 이야기다. 기원전 90년경 사마천이 편찬한《사기》<백이열전>에 "백이와 숙제는 은나라가 망하자 주나라 곡식을 먹지 않겠다며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 먹다 굶어 죽었다"고 한다. 이때 고사리는 고비, 마름, 수초의 이름으로 궐채(蕨菜)라 적었고 불렀다. 이 음식은 갓 캔 고사리나 말린 고사리를 데쳐 물에 불린 다음, 양념하여 볶은 나물로 고사리채, 고사리밥을 말한다.

5세기 초, 도연명의 <사계> 시에는 "죽순 처음 나는데 송아지 뿔 같고, 고사리싹 트는데 어린아이 주먹 같구나"라며 죽순과 고사리를 기이하게 표현됐다. 그 후로 이 시는 세상에 널리 회자되었다. 당나라의 시인 왕유는 은둔 생활을, 두보는 예찬으로 고사리를 노래했다.《본초강목》에서도 "고사리는 음력 2, 3월에 싹이나 어린이의 주먹 모양과 같은데 펴지면 봉황새의 꼬리와 같다"고 했다.

고대 중국이나 고구려, 신라 등에서 사용한 고사리무늬(蕨手紋) 문양과 장식품 등으로 보아 다양하게 활용됐다. 또 고사리는 약으로도 쓰였다. 이질에는 고사리 녹말을 먹는다고 한다. 어린잎은 신경흥분제가 되고 탈항을 다스리며 이뇨와 해열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당나라 때 맹선의《식료본초》에는 "오래 먹으면 눈이 어두워지고 코가 막히고 머리털이 빠진다"고 하였으며, "어린이가 먹으면 다리의 힘을 약화시켜 보행에 지장이 생기 양기를 빼앗긴다"고 하여 '고사리를 먹으면 양기가 줄어든다'는 속설까지 생겼다. 명나라 때의 진가모는《본초몽전》에서 "양기가 쇠약해지고 다리와 무릎이 약해진다. 절대로 지나치게 먹어서는 안 되는 반찬"이라 했다.《본초강목》에는 "고사리는 이익함이 없다"고, 심지어《동의보감》에도 "많이 먹으면 양의 기운이 줄면서 다리가 약해져 걷지 못하게 된다"고 기록했다. 생고사리 섭취로 인한 부작용일 수 있다.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은 비타민B1(Thiamine)이 부족하여 생기는데, 편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의 다량섭취 등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서양에서는 거의 안 먹지만, 새로 난 어린잎을 쓰는 데다가 그냥 쓰지 않고 삶아 말리고 불려 익히는 과정을 거쳐서 먹기에 독소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날 것으로 많은 양의 고사리를 장기간 먹지 않으면 별문제가 없다. 또 과대포장된 말들은 사실이 아니라 오히려 수험생이나 명상과 수행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준다고 한다. 단백질과 칼슘의 다량함유로 기력회복에 좋고 열을 내려 신장과 담을 삭여주며 피를 맑게 하고, 몸의 양기를 낮추는 효능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고사리를 제향, 차례상에 올렸다. 조선 초기에 "종묘 천신에서 3월에 고사리를 올린다"《태종실록》, 세종과 성종 때에는 "햇고사리가 나는 시기에 맞추어 올리고 과할 때는 면제하기도 하였다"는 진상과 공납 물품이었다. 또한 고사리는 백성들의 반찬거리와 흉년 들적에 구황식품으로 여겼다.

민족의 역사와 함께해온 고사리 음식은 고소한 맛과 미끈미끈한 질감을 최고로 꼽는다. 삼색나물로 비빔밥과 빈대떡, 육개장 등에 꼭 들어간 서민의 음식이다. 고사리손이라 하여 '권두채(拳頭菜)'로 좋은 일이 생기는 나물이라는 별명으로 '길상채(吉祥菜)'라 한다. 차례상에 올린 고사리나물 먹고 행복해지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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