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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11.27 15:59:52
  • 최종수정2023.11.27 15:59:52

문장순

통일과 평화연구소장

9·19 남북군사분야합의서가 결국 파기되었다. 필자는 지난번 글에서 남북군사합의서 파기는 신중해야 함을 주문했었다. 남북한간에 합의사항을 파기할 경우 향후 남북관계 신뢰성을 약화시킨다는 취지에서였다. 결과적으로 남북 군사합의는 파기되었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도화선이었다. 북한은 21일 22시경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고 남한은 다음 날 9·19 남북 군사합의사항 중 군사분계선 상공에서 모든 기종들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1조 3항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북한은 이에 맞대응해서 23일 국방성 명의로 9·19남북군사합의서에 구속받지 않겠다고 발표함으로써 군사정찰위성 발사 2일 만에 합의서가 파기되었다.

그동안 군사합의서 유용성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다. 북한은 군사합의서 발표 이후에도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지속적으로 발사 해왔고 무인기 침입 등 합의서에 위반되는 행위들을 해왔다. 그러다 보니 9·19남북군사합의가 무의미하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고 남한은 합의서 일부 효력정지를 선언했다. 남한의 입장에서는 합의서 자체를 파기했을 경우 향후 남북관계가 파국을 맞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효력정지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북한은 아예 합의를 파기를 해버렸다. 군사합의서가 이제는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오히려 북한은 군정찰위성은 자위권이며 정당한 주권행사라며 남한이 군사합의 일부 조항을 효력정지를 했으니 북한으로서는 군사합의를 파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북한의 이러한 적반하장의 논리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문제는 향후 북한 태도다. 남북한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 남한이 군사합의를 먼저 파기했다고 몰아붙이면서 강경한 태도를 상당 시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남북한간에 긴장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비무장지대나 북방한계선 부근에 국지적 도발도 예상할 수 있다. 도발한다면 원인을 남한에 돌릴 것이다. 북한은 최근 미국의 핵항공함과 핵추진잠수함이 남한 해역에 와있어 이를 그대로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12월에 열릴 가능성이 있는 노동당 8기 9차 전원회의 전원회의에서 2024년 정찰위성발사계획을 심의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김정은은 천명하고 있다. 이는 9·19군사합의 파기 이후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군사역량을 보이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만약 북한의 도발을 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도 문제가 된다. 남한은 도발에 대한 강경대응을 천명하고 있지만 대응의 실효성이 문제다. 이미 국제사회에서도 북한의 탄도미사일를 이용한 정찰위성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지적하고 있다. 그에 따른 국제적 제재도 있을 예정이다. 한·미·일도 북한의 위협에 군사적 공조를 취하면서 향후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북한이 4차 군사정찰위성이나 미사일발사 나아가 핵실험까지 한다면 국제정세가 또 한번 소용돌이 친다. 당연히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또다시 제재하려고 할 것이다. 지금보다 더 강력한 제재가 남아있을까 할 정도의 수준에서 북한은 지금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다. 그런데 북한은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 오히려 더 도발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러시아와 북한이 밀착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유엔의 대북제재는 더욱 힘들 수 있다. 이런 여건에서 북한의 도발적 행위를 억제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로서도 대응 수단이 많지 않다. 대북정책의 효용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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