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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8.06 17:28:10
  • 최종수정2018.08.06 17:28:09

문장순

중원대학교 교수

미국이 대북제재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 유엔의 대북제재에 느슨한 틈이 보이자 미국이 적극적으로 대북제재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이런 상황을 그대로 둘 경우 북한의 비핵화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미국은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북제재를 풀 수 없다고 공언하고 있다. 종전선언, 새로운 북미관계 설정,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없다면 힘들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북교류협력에 기대를 걸고 있는 우리 정부로서는 답답한 상황이다.

미국은 6·12 북·미 정상회담 후 첫 독자 대북제재를 지난 3일 발표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11번째 대북 독자제재 대상의 추가 지정이었다. 리정원 러시아 소재 북한 관료, 중국 소재 법인인 단둥종성인더스트리 앤 트레이드, 러시아 금융기관인 아그로소유즈 상업은행, 북한 단체인 조선은금회사 등이다. 조밀하게 북한의 돈줄을 쬐는 것이다.

이 제재조치를 발표한 날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리용호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북미가 만나는 날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국이 발표하는 것을 보면 대북 제재·압박 유지 의사를 북한에게 확실히 보여주고자 한 조치로 보인다.

이미 미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대북제재 주의보'를 발표를 했었다. 북한이 제3국을 이용한 불법 무역과 해외 노동자 파견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사례를 소개하면서 주의를 촉구한 적이 있다. 이 발표 이후 10일 만에 미국은 이번 독자제재를 들고 나왔다. 그것도 양국 외무장관이 만나는 날에 발표한 것이다.

그러면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 중단, 핵실험장 폐쇄, 미군 유해송황 등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왜 이런 조치를 취했을까? 북한 비핵화 속도에 대한 미국의 불만이다. 미국 내 여론에서도 비핵화의 지지부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2개월이 가까워지는데 북한이 가시적 수준에서 조치만 취하고 실질적으로 양측 실무회담에서는 비핵화나 종전선언에 대한 진전이 없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용호 외무상이 역시 이번 ARF의 공식 연설에서 미국의 최근 제재조치를 포함 한 일련의 행위에 불만을 표출했다. 이 외무상은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서 합의 한 것처럼 북핵문제 해결을 균형적이고 동시적이고 단계적으로 이행하자고 주장했다. 북한의 미사일시험장 폐쇄, 미군 유해 송환 등의 조치에 미국의 반응은 없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서로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상호 신뢰의 문제다. ARF 회의에서 양국 정상의 친서까지 교환하면서도 한편에서는 상호 불신이 깔려있다. 양측의 협상전략과도 연계된다. 북한은 핵 관련 부문을 하나씩 협상을 하고 그리고 미국이 그에 대한 상응한 조치를 취해주기를 원하고, 미국은 핵을 포괄 신고하고 검증해서 폐기하자는 입장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나 핵시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종전선언이나 평화체제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양측의 전략은 처음이 아니다. 6자회담을 진행하면서도 이 점은 지속적으로 등장했던 문제다. 단지 과거에 비해 미국의 입장이 좀 더 단호하다는 점에서 수준이 다르다고나 할까.

이러한 불신을 해소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국제사회에 공언하는 방식이다. 즉, 올 9월에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한 각각 구체화된 일정을 천명하는 것이다. 이들이 공개한 내용에 대한 이행보장을 국제사회가 나선다면 양측 모두 신뢰감을 지니지 않을까. 이를 계기로 해서 북미가 협상을 진행하고 진행과정을 공식적으로 국제사회에 보고하는 형식을 취한다면 상호 협상 불이행에 대한 걱정을 걷어 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유엔 연설에서 핵포기 천명하고 정상국가로서 국제사회에 진입하다면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가 찾아오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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