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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1.25 18:08:08
  • 최종수정2021.01.25 18:08:08

문장순

대경통일교육연구회 지도교수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위기 상황이라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대내적으로는 경제문제다. 고질병처럼 경제가 좀처럼 회생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작년에는 대북제재의 지속 속에 홍수, 태풍 등으로 식량생산에 큰 타격을 입었고, 코로나19는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

농진청의 발표자료로 보면 2020년도 북한의 식량생산은 440만t이다. 2019년보다 약 20만t이 감소한 수치다. 특히 식량 중 벼의 감소가 20만 톤 정도여서 대부분 쌀의 생산 부족이 가장 많다. 그동안 중국으로부터 년 평균 100만 톤의 원조를 받았는데 올해는 여의치 않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북중물품 유통경로의 통제로 교역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어, 식량부문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과 중국의 무역 총액이 2019년도 27억9천만 달러인데 작년에는 5억3천만 달러 수준이다. 무역총액이 2019년에 비해 작년은 80%나 감소했다. 식량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문이다.

작년에는 식량을 비롯한 물자와 자원의 부족으로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자 10월에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들의 고초에 대해 눈물까지 보이며 사과를 한 적이 있다. 그만큼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식량문제 해결은 주민의 생존이 달려있어 중요하다. 작년에 수확한 식량이 올해 소비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식량난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여기다가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된다면 북한으로서는 식량을 비롯한 산업부문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대외적 여건 또한 만만치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뚜렷한 대북관계에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 않다. 트럼프 방식의 북미관계를 설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정상 간 유대를 통해 문제를 풀어간다는 톱다운(top-down) 방식이 북핵 문제해결에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본다. 바이든 정부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지명자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북미관계에 대해 전반적인 접근 방식을 재검토를 언급했다. 미국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북한에 압력을 증가시키는 것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하는데 유효할지, 다른 외교적 계획이 가능할지 등 전반을 들여다보겠다고 이야기했다. 대북접근 방식을 새롭게 보겠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트럼프 방식보다는 구체적인 합의안을 만든 뒤 이를 정상회담을 통해 확정하자는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고 그것도 협상과정에서 실무적인 절차를 중요시할 경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대외정책의 우선 순위에서 밀리거나 또 협상이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된다면 입장이 난감해질 수 있다.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빠른 시일 내에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8차 당대회에서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발전전략을 다시 천명했다. 7차 당대회에서 천명한 경제발전5개년전략의 실패를 자인하면서 새로운 발전전략을 추진해야 함을 역설한 것이다. 대외관계 부문에서는 공세적인 성격을 보였다. 당대회는 규약을 개정해 통일을 위해 국방력을 높이겠다고 명시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핵능력 제고를 비롯해 미국에 대한 적대의식을 드러내면서 분명하게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전술핵무기 개발을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핵무력 고도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러나 8차 당대회에서 발표된 대외관계부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살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당대회에서 미국에 대한 강경한 비판을 쏟아내지는 않았다. 달리 말하면 바이든 행정부와 협상요구로 볼 수도 있다. 강경한 대응과 협상의 여지를 동시에 내놓으면서 미국의 반응을 탐색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 3월 한·미 연합훈련이 어떻게 실시되는냐에 따라 북한의 반응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당면한 경제문제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서는 북한으로서도 바이든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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