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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1.20 16:25:40
  • 최종수정2020.01.20 16:25:40

문장순

중원대학교 교수

북한이 너무 조용하다. 북한은 지난해 하노이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자 미국을 향해 연말까지 구체적인 계산법을 내놓으라고 압박을 했다. 그런데 연말을 조용히 넘기고 현재까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정레적으로 해오던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조차 생략했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연말에 3일 동안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발표한 내용으로 북한의 의중을 어느 정도 엿볼 수는 있다. 이 회의의 첫 번째 의정인 "조성된 대내외형세하에서 우리의 당면한 투쟁방향에 대하여"에서 내린 결론은 경제발전과 정치외교적, 군사적 공세로 현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자력부강, 자력번영을 통해 경제발전과 인민생활을 향상 시키고 공세적 조치를 위한 무장력 강화한다는 것이다. 전원회의 결정문으로만 본다면 북한이 내놓는 새로운 길은 자립경제와 무장력 강화로 보인다.

경제발전을 자립경제를 통해서 하겠다는 입장이다. 국가경제발전5개년 전략이 올해가 마지막 해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성과를 내어야 할 상황이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발간한 '세계경제상황과 전망 2020' 보고서를 보면 북한 경제가 당장에는 그렇게 비관적이지 않다. 경제성장률이 2017년 -3.5%, 2018년 -4.2%인데 비해 2019년에는 1.8%인 것으로 추산한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성장률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중국과의 무역의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도 작년 1~10월까지의 북중 교역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고 할 정도로 중국과 북한은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또 러시아와 함께 지난 1월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제출했다. 중·러 양국은 북한의 조각상, 해산물, 의류 등에 대한 수출 금지 해제,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송환 조치 폐지, '남북 간 철도·도로 프로젝트'를 제재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 물론 이 결의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통과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미국을 비롯한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이 호응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항공 노선 증설이나 대북 관광 확대를 모색하거나 접경지역 불법 활동 단속을 느슨하게 하면서 북한과 관광교류를 늘려가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가 작년 북한의 경제성장률을 높이는데 기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길의 또 하나는 키워드는 무장력 강화다. 현재 북한의 여건상 무장력 강화는 핵과 연결 지울 수밖에 없다.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다. 북한은 2018년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을 결정한 바 있다. 그렇다면 무장력 강화는 3차 전원회의 결정을 뒤집어야 가능하다.

그럴 경우, 유엔에서는 또 다른 대북제제를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북한이 추구하는 자립경제는 타격을 받는다. 핵무기와 미사일의 고도화는 경제발전을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 결국, 제3의 길은 당장에 무장력 강화보다는 경제자립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가 남는다. 이 경우 북한이 의지할 곳은 중국이다.

그러나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의 입지도 넓은 편은 아니다. 미국이 중국을 향해 연일 북한 비핵화에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과 1단계 무역협상을 서명한 이후 미국은 중국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등은 중국이 소극적인 대북제재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도 미국의 요구를 마냥 외면하기는 힘들 수 있다. 그렇다고 중국은 북한을 쉽게 버릴 수도 없다. 북한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중국의 외교적 이익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새로운 길에 중국이 어떠한 역할을 할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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