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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6.21 18:12:51
  • 최종수정2021.06.21 18:12:51

문장순

대경통일교육연구회 지도교수

북한의 식량부족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 18일 폐회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3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식량부족을 직접 언급했다. 지난해 태풍피해로 인해 인민들의 식량사정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6개의 안건이 올라왔는데, 첫번째가 주요 국가 정책의 상반기 집행 총화(평가)와 대책이고 두번째가 농사에 힘을 총집중하는 문제였다. 첫 번째 안건이 상반기를 점검하는 의례적 성격인 것을 감안한다면, 식량문제가 사실상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볼 수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는 지난 5월 '2021 세계식량위기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식량부족을 위기상태로 진단했다. FAO는 올해 식량 부족분은 110만 t 정도로 추산한다. 농업진흥청에서도 2020년 북한에서 생산된 식량작물은 총 440만 t으로, 2019년도 464만 t보다 약 24만 t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 식량부족량은 추산기관이 따라 약간씩 차이가 난다. 이는 북한 인구, 추산방법, 1일 식량필요량, 추산시기 등의 차이에 따른 것이다. 기관별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북한식량 필요량을 한해 550만 t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부족분 중 북한이 예년처럼 20만 t 정도를 수입한다고 가정해도 올해 약 80만 t 정도가 부족하다. 여기다가 한 해 동안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이 10만∼30만 t 정도라는 것을 고려하면 50만 t 이상 부족한 편이다.

이런 상황이면, 국제기구가 진단하는 것처럼 위기상태일 수 있다. FAO는 북한의 식량부족분이 수입이나 원조를 통해 해결되지 않으면 올해 8∼10월이 혹독한 시기(lean period)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북한 식량부족이 국제사회에 공개된 것이 1995년이다. 당시 100년 만의 대홍수라고 할 정도로 심각한 자연피해를 입은 후, 북한은 국제기구에 긴급식량지원을 요청했다. 그 후 25년이 지난 지금도 북한의 식량부족과 국제사회의 지원은 반복되고 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식량사정이 개선되는 것처럼 보였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식량부족이 약 40만 t 미만 정도를 보이다가 2018년 70만 t 수준에서 2019년 140만 t, 2020년에는 100만 t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과 9월 초 잇따른 태풍과 홍수가 주요 곡물 생산지인 황해남북도에 집중됐다. 여기다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의 지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농자재 수입이나 식량원조도 종전보다 어려워진 상황이다.

당장에 북한의 식량문제가 당면과제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정은 총비서가 전원회의를 통해서 식량부족을 언급한 이후 노동신문도 연일 당과 내각이 식량생산에 앞장 설 것을 보도하고 있다. 지난 2월에 열린 2차 전원회의에서는 5개년계획의 첫해부터 현실적 고려없이 알곡생산목표를 높이 잡아 놓았다고 당과 관료들을 질책하기도 했다. 3차 전원회의에서는 식량부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북한 지도자가 연이어 당 전원회의를 통해 식량문제를 이렇게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도 식량증산을 위한 노력은 지속해 왔다. 물길과 저수지, 관개구조물 등을 개선하는 농업기반사업 조성에 주력해왔다. 일부 지역이기는 하지만 포전담당제를 도입해 식량증산을 시도했다. 이런 노력들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식량증산 개선은 일시적인 노력으로 성과를 내기 힘들다. 지난 25년 동안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적인 문제라 볼 수 있다. 식량난 해소를 위해서는 북한의 농업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개혁 개방을 통해 선진 영농 기술을 도입이 불가피하다. 당장에는 핵문제로 인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이런 부문은 어렵다.

이러한 여건에서 중장기적인 대안은 차치하고라도, 우선 국제사회와 협력을 통해서 식량수급의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이나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인도적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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