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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10.16 16:13:17
  • 최종수정2023.10.16 16:13:17

문장순

통일과 평화연구소장

우-러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무력충돌로 우리의 안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이스라엘 최첨단방어시스템인 아이언 돔이 뚫리는 장면이 노출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마사일 요격을 90% 이상 격추시키는 아이언 돔이 하마스의 동시다발적인 대량공세에 대응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자연히 남북대치 상황에 있는 우리는 괜찮은가 하는 문제로 옮겨오고 있다.

북한 최전방에는 장사정포 1천여 문이 배치되어 있다. 북한의 장사정포는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보다 위력이 세다. 북한이 장사정포를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한다면 수도권은 모든 기능이 한 두 시간 내에 마비될 수도 있다.

사실 우리도 한국형 아이언 돔을 구축 중에 있다.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2026년이 되어야 완성된다. 그런데 완벽성을 자랑하던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이 하마스의 기습적인 물량공세에 무용지물이 되었다. 북한 장사포,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방어체계가 구축된다고 할지라도 북한이 하마스처럼 예측불가능하게 대규모 장사포를 발사한다면 우리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까.

이렇다보니 2018년에 합의한 9·19남북군사합의 파기 내지 효력중지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합의서에 남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지상에서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5㎞ 안에서 포격 훈련은 물론 연대급 기동 훈련을 전면 중단해야하며, 공중에서도 전투기·정찰기 비행을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동부지역은 40㎞, 서부지역은 20㎞를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했다. 이런 여건에서는 북한의 기습 공격을 미리 알 수조차 없다는 것이 군사합의서 파기를 주장하는 이유다. 일부에서는 우리 군과 주한미군은 비행금지구역을 무시해도 될 수준의 최첨단 감시정찰자산을 운영하고 있고 현재 군에서 보유한 공중정찰자산은 충청남도 상공에서도 북한 전역의 항공기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9·19군사합의 파기를 주장하는 입장은 근원적으로는 북한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문제는 남북관계에서 불신을 걷어낼 수 있는 노력이 중요하다. 남북관계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신뢰성을 확보해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북한은 윤석렬 정부 들어와서도 미사일발사, 정찰위성 우주발사 등 도발적 행위를 지속하고 있고 미국에 대해서도 강대강, 선대선이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더구나 러시아와 밀착으로 국제사회의 흐름과도 역행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대북정책을 전개해도 당분간 남북관계개선은 쉽지 않다. 여기에다가 9·19군사합의를 파기한다면 우리의 안보의지는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지만 남북관계는 그야말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된다.

통일을 전제한다면 우리는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위기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남북관계에서도 이-팔전쟁과 같은 경우를 사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북한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한다고 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수 있다. 북한의 미사일 등의 지속적인 도발, 핵실험 가능성, 국제사회에서 일탈적 행위 등은 우리에겐 어떤 형태든 리스크를 주고 있는데, 여기다가 9·19군사합의 파기 내지 효력정지는 북한에게 또 다른 도발의 명분을 줄 수 있다. 또 향후 남북교류가 진행된다면 북한은 두고두고 합의서 파기를 이슈화시키면서 남한을 몰아세울 것이다. 북한 자신의 도발적 행위는 외면한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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