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2020년 첫 충북일보 독자권익위원회인 7월 정례회의를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라 서면으로 대체했다. 이번 지면평가에는 김진현(㈜금진 대표이사) 위원장을 비롯해 김종렬(NH농협은행 석교동지점장), 안종묵(청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정태일(충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위원이 참여했다. 위원들은 본보의 지면 개선과 지역 언론으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진현 위원장
"7월 8일자 5면 '중기부 스마트시범상가 사업 현실성 문제제기' 기사가 게재됐다. 사업명에 명시된 단어이긴 하지만 '스마트'라는 단어가 여기저기 난무하는 것 같다. 사업명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기사 내용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사업에 대해 사전에 충분한 검토를 한 후 현실성이 없는 것은 검증을 거쳐 올바른 방향으로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확진자 발생 정보에 대한 관심 또한 점점 고조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충북에는 얼마나 있는지 일정한 지면을 할애해 매일매일 확인할 수 있도록 게재했으면 한다. 예를 들면 '충북 합계 ○명, 청주시 ○명, 충주시 ○명, 진천군 ○명' 이런 식이다. '요동치는 삼겹살 가격', '재난지원금 약발 끝… 충북 외식산업 휘청' 제하 보도에서 언급된 것과 같이 5월 정부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시장경제가 반짝 좋아진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다시 후퇴하는 모습이다. 경기부양대책으로 지원금을 주는 것도 좋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연구해서 추진해 나가야 한다.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경제효과를 심도있게 취재해 방향을 제시했으면 한다. 17일자 1면 '제헌절 태극기 게양합시다'라는 타이틀이 돋보였다. 3면 '진화하는 범죄, 법 감정과 먼 사법판정'이란 기사는 크게 공감됐다. 내로남불이 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느낌이다. 언론은 이러한 모순점을 계속 홍보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정의로운 사회로 나갈 수 있도록 언론의 역할을 기대한다. 독자들이 알지 못하고 있는 내용을 제공해 알 권리도 지속적으로 충족시켜야 한다. 충북일보의 14면 기획 시리즈는 단연 돋보인다. 앞으로도 다양한 읽을거리를 알찬 기사와 편집으로 독자들에게 제공해주길 바란다."
◇김종렬 위원
"늦어도 5월 말이면 끝나려니 했던 코로나19 사태가 아직도 진행형임이 안타깝고 씁쓸할 따름이다. 코로나 이전의 일상에 대한 감사와 그리움이 가득한 현실이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일상이겠지만,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코로나 종식의 시기를 앞당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7월 1일자 6면 정치면에서 다룬 '춘추관 이러쿵 저러쿵' 기사를 정독했다. 9일자 동일한 코너에서 다룬 '바보 노영민' 기사는 독자들의 궁금함을 해소시켜주는 기사였다. 2일자 1면 박스기사로 다룬 '젊은 CEO를 만나다' 세 번째 시리즈 기사를 보며 취업 걱정 가득한 많은 젊은이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북일보의 '핫 코너'로 쭉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2일자 3면 '진열장 가득 日맥주 없어서 못사는 닌텐도' 제하 일본 불매운동 1년 관련 기사를 읽고 공감이 됐다. 편의점뿐만 아니라 일본 브랜드 의류 코너에서 어느새인가 북적거리는 소비자들을 볼 때 '정답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번 보도를 통해 다시 한 번 생각을 다잡아보는 기회가 됐다. 8일자 9면 편집국에서 다룬 '부동산으로 무너진 균형발전' 기사를 보면서 역대 정부 중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현 정부 들어 가장 높다는 조사 결과를 알 수 있었다. 이와 관련 기사로 청주지역이 조정지역으로 결정된 어이없는 현실속에서 과연 균형발전을 위한 노력은 하고 있는지 안타까움이 더해졌다. 8일 14면 기획으로 다룬 '#샵스타그램-No 버터·계란·유제품 그래도 맛있네' 기사를 액자 프레임에 넣은듯 편집해 돋보였다. 편집에 특화된 충북일보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10일자 2면 '지친 일상… 청주 시립미술관에서 休~' 제하 기사는 코로나19로 바뀐 여름휴가 풍경을 다뤘다. 실내 즐길거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내용으로 가까운 곳에서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는 치유 방안을 제시해 유익한 기사였다. 10일자 사회면 '충북 기차길 따라 즐기는 여름휴가' 기사는 북부권 관광을 다뤘는데 이를 읽고 자연을 찾아 훌쩍 떠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들었다. 많은 이들에게 힐링을 찾아 떠날 수 있는 유익한 내용이었다. 17일자 사회면 하단에 보일듯 말듯한 기사로 '입방아 붓방아' 코너가 실렸다. 궁금했던 뒷 이야기들을 새롭게 알 수 있어 좋았다. 16일자 사람들면에 실린 '영동 이문희씨 국민포장 영예' 기사를 보며 뿌듯했다. 사랑의 풀빵 아줌마의 매년 불우이웃돕기 성금 기탁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따뜻해지곤 했는데, 이런 큰 상을 받았다는 소식에 내가 더 기쁘고 행복했다. 20일자 14면 클린마운틴 특별답사 '울울창창 푸른숲 꿈결같은 산풍경' 지면은 시원하게 실린 사진 한 장에서 온갖 시름을 잊을 수 있었다. 멋진 사진과 시원한 소식에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21일자 1면에서 다룬 '사업주-근로자 '은밀한 계약… 실업급여가 샌다' 기사를 보며 언론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불법으로 이뤄지는 부정수급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국민의 세금을 지켜 생산적인 곳에 쓰일 수 있도록 언론의 감시와 견제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안종묵 위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 삶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언론도 전염병과 관련된 뉴스보도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으며, 충북일보도 예외는 아니다. 언론의 전염병 관련 보도는 '과학 저널리즘'의 대표적인 사례다. 과학 저널리즘에서는 주로 식품·의학, 환경, 정보통신, 에너지, 농림수산, 응용과학기술, 순수과학 등을 다루고 있다. 모든 뉴스보도가 객관성과 공정성 같은 언론윤리 기준을 갖춰야 하지만, 과학 저널리즘은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다는 측면에서 더욱 엄격한 언론윤리의 기준이 요구된다. 아울러 언론 본연의 기능이라 할 수 있는 비판적인 보도 역시 과학 저널리즘에서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과학 저널리즘에서 보도 방향성에서 볼 때 중립적인 보도가 전체의 약 70%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것은 과학 저널리즘 관련 보도에 있어서 무비판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과학 저널리즘이 센세이셔널리즘과 결합하면서 자극적인 보도로 변질하는 경우다. 코로나19의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모든 사람이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독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왜곡된 과학 저널리즘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세계 최초', 획기적인 사건'이라는 헤드라인과 함께 백신 혹은 치료제가 개발됐다는 뉴스 기사를 자주 접한다. 하지만 '늑대 소년'의 외침과 같은 자극적인 기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어 작성한 기사가 아니라 상업적 이익을 챙기려는 제약사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게재하면서 생기는 문제다. 충북일보의 7월 1일자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청신호', 20일자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임상 1상 돌입' 보도는 과학 저널리즘의 언론윤리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물론 보도기사가 맞을 수도 있겠지만,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뉴스보도는 더욱더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코로나19로 과학 저널리즘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뉴스에 대한 비판적 보도와 엄격한 언론윤리가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정태일 위원
"한국이 선진국으로 가는 데 장애가 되는 한국병은 많다. 영남과 호남으로 갈라진 지역감정, 진보와 보수의 진영논리, 백약이 무효라는 부동산정책, 백년지계라 할 수 없는 교육정책, 자고나면 심화되는 소득양극화, 서울천국이라는 수도권 과밀화 등은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최근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는 한국병으로 좌절하는 상황에서 수도권의 주택안정화를 명분으로 수도권의 그린벨트해제가 논의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디어전략팀이 제시한 한국병 치유방식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 미디어전략팀은 '선(先) 비수도권 후(後) 수도권이 순리다', '수도권 거대화가 국가균형발전 막는다', '21대 국회, 국가균형발전에 집중해야' 등의 심층기사를 통해 수도권 집중이 문제의 핵심이며,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비수도권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노무현정부에서 뜨거운 감자였던 수도이전문제가 한국이 직면한 고질병을 치유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2020년 새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우리의 모든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모든 국민들은 건강을 최우선적 가치로 인식해 '멈춤'과 '거리두기'를 일상화했다.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우리의 생활방식은 더 이상 위협하지 않도록 모든 활동을 정지하는 방향으로 내몰았다. 앞으로 우리가 직면해야 하는 다양한 위협들은 코로나19에서 경험한 것처럼 지역과 국가를 넘나드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최근의 보도기사를 보면 '코로나19 자가격리 사각지대 없애야', '사회적 거리두기 의미 되새길 때다', '국민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 해야', '코로나 방역, 방심하는 순간 실패한다' 등의 코로나19에 대한 방어적 기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코로나19와 같은 위협요소에 대한 언론매체의 접근방식은 자연스러운 방어적 기사보다 코로나19 이후 전개될 미래사회에 대한 심층 분석을 활용한 미래지향적 기사가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이 힘들면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붕괴되고, 지역민이 어려우면 자치단체에 대한 무능이 비판받는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지역민의 경제생활은 붕괴되고 있다. 우리 지역민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 지역의 어떤 자치단체도 지역민의 어려움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물론 우리 지역의 자치단체가 지닌 재정적 열악성이 문제겠지만, 그렇다고 전혀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지역의 언론매체가 다른 지역의 자치단체에서 실시한 자체적 재난지원금이 우리 지역에서는 불가능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 기사,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 우리 지역의 자치단체의 대응전략이 있는 지에 대한 비판기사를 제공하지 않아 매우 아쉽다."
◇최대만 편집국장
"'코로나19'가 우리 생활 모두를 바꿔놓고 있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체육 등 모든 분야에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사회상으로 나뉘는 듯하다. 매달 진행했던 독자권익위원회도 몇 달째 서면으로 대체하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독자권익위원들의 변함없는 충북일보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역시 도민들의 가장 큰 관심은 코로나19다. 이에 충북일보 기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모든 현상을 발 빠르게 전하려 노력하고 있다. 물론 몇몇 위원님들께서 강조해 주셨듯이 포스트코로나에 대한 대안적인 정보도 늘 기획하고 준비하고 있다. 김진현 위원장께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충북에는 얼마나 있는지 일정한 지면을 할애해 매일매일 확인할 수 있도록 게재했으면 한다'라고 말씀해 주신 아이디어를 반영하겠다. 안종묵 위원께서 말씀해 주신 '세계최초 코로나19치료제 생긴다 등 처럼 과학 저널리즘이 센세이셔널리즘과 결합하면서 자극적인 보도로 변질하는 보도행태. 상업적 이익을 챙기려는 제약사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게재하면서 생기는 문제'라는 지적도 명심해 정확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데 노력하겠다. 요즘처럼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지역언론이 역할이 무엇인지,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참으로 어려운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정론직필'에 힘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독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겠다."
/ 정리=유소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