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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관 이러쿵저러쿵 - 한반도 뒤흔든 '김여정 말 폭탄'… 왜

문 대통령 향해 독설 개성연락사무소 폭파
청와대 문 정부 출범 후 가장 격앙된 반응
트럼프 재선여부 연계된 문제… 해법 궁금

  • 웹출고시간2020.06.17 21:04:32
  • 최종수정2020.06.17 21:04:32
[충북일보] 군(軍)이 운영하는 한 골프장 입구.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라는 문구가 선명한 표지석에 세워져 있다. 여기서 '전쟁을 준비하라'는 문구가 매우 섬뜩하다. 준비보다는 대비라는 말로 바꿨으면 좋겠다.

지난 2000년 6월 15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분단 이후 최초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화해와 평화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선언문을 채택했다.

5개 항의 선언문을 요약하면 △통일 문제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 해결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공통성 인정 △8·15 흩어진 가족, 친척 방문단 교환 등이다.

문재인 정부는 6·15 선언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미·북 간 정상회담을 중재하고, 남북 정상회담을 주도했다. 일촉즉발의 전쟁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전개했다.

그럼에도 김정은은 김여정을 앞세워 문 대통령에게 다소 모욕적인 '말 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급기야 남북개성연락소까지 폭파했다. 비무장지대에 군을 배치하기도 했다.

청와대와 국회 안팎에서 이번 대북 리스크를 바라보는 시각은 극명하게 갈라진다.

보수층은 당연히 문 대통령의 무능을 성토하고 있다. 반면, 진보와 일부 중도층은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적극 지지하면서도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점을 매우 걱정한다.

17일 오전 9시 서울 광화문 과장에서 10여명의 젊은 사람들이 '미군 철수'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한반도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미국을 꼽는다. 툭하면 미 대사관을 담벼락을 넘는 규탄시위까지 벌인다.

그리고 오전 11시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김여정의 잇단 말 폭탄에 대해 '몰상식하다. 폄훼한다. 경고한다. 비정상적이다. 기본적인 예의를 갖춰라' 등의 격앙된 반응을 내놓았다.

아마도 문 정부 출범 후 가장 강도 높은 비난성명인 듯하다. 춘추관 곳곳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기자들 입장에서 보면 불과 2~3일 전과 180도 달라진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꼭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한때 좋았던 관계가 갑자기 틀어진 배경은 무엇일까.

북한은 지금 오는 11월 트럼프 재선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어 보인다. 만약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할 경우 다시는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기회가 없어질 것이라는 초조함이 엿보인다.

미국의 주류는 글로벌 질서를 우선하는 세력이다. 트럼프는 자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른바 '아웃사이드'다. 민주당 소속 오바마 대통령 시절 미국은 북한의 인권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취급했다.

자국 이기주의에 충실한 기업가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한다면 남북문제는 더욱 벼랑 끝에 몰릴 수 있다.

김여정은 지금 6·15 선언문에 담긴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 해결'을 문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있다. 마치 빚쟁이처럼 독촉도 하고 있다.

UN 제재를 위반하면서라도 대북지원을 촉구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 한복판 광화문 광장에서 '미군철수'를 주장하는 세력과 비슷한 주장이다. 문 대통령은 이 문제를 글로벌 질서의 범위 내에서 해결하고자 한다.

결국 외세를 배격한 자주(自主)적 해결과 글로벌 질서가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취임 후 가장 강력한 대북리스크에 봉착한 문재인 정부의 향후 해법이 매우 궁금하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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