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28.0℃
  • 구름많음서울 24.5℃
  • 맑음충주 25.4℃
  • 맑음서산 21.4℃
  • 맑음청주 25.4℃
  • 맑음대전 25.8℃
  • 맑음추풍령 26.0℃
  • 맑음대구 26.1℃
  • 맑음울산 22.5℃
  • 맑음광주 25.0℃
  • 구름조금부산 21.0℃
  • 맑음고창 25.3℃
  • 맑음홍성(예) 23.7℃
  • 구름조금제주 18.9℃
  • 구름조금고산 18.1℃
  • 구름조금강화 22.5℃
  • 맑음제천 23.9℃
  • 맑음보은 25.4℃
  • 맑음천안 24.9℃
  • 맑음보령 22.5℃
  • 맑음부여 24.9℃
  • 맑음금산 26.8℃
  • 맑음강진군 22.8℃
  • 맑음경주시 28.3℃
  • 맑음거제 21.0℃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5.11.03 14:05:46
  • 최종수정2015.11.03 14:05:44

장정환

에세이스트

어떤 말을 해주어야 내 맘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내가 살아가면서 체득한 꼭 한마디의 말을 한다면 애들이 공감이나 할 수 있을까?

큰 아들이 갑자기 결혼을 하겠다고 했다. 예식에서 주례 대신 아버지의 덕담을 듣고 싶다고 부탁해왔고, 난 내가 들려주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고심해야 했다.

난 한 번도 애들에게 결혼을 종용하지 않았다. 혼자 살기도 벅찬 시대이고 결혼은 자기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인생, 새로 태어날 자녀의 삶까지 책임져야하는 일이다.

남자라면 병역을 마쳐야하고, 취직을 해서 밥벌이도 해야 하고, 살림을 마련할 최소한의 자금도 확보해야 한다.

그야말로 인륜지 대사라고 부를 만큼 한 사람의 삶에 있어 혼인은 가장 중대한 통과의례임이 분명하다. 더군다나 지금은 3포시대라고 하지 않던가.

결혼식을 준비한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건네는 말들이 무성했다.

요즘은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로 애들의 결혼생활을 분류하는 모양이었다. 부모의 재력으로 자식들의 삶이 규정되는 현 세태의 어려움을 풍자하는 말일 테지만 난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자본의 논리로 정의된 결혼생활이 내게는 호사가의 잡담으로만 들린다.

난 대학졸업도, 병역도, 취업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을 했고, 지금의 큰 아들을 낳았다. 월 4만원의 단칸방으로 신혼살림을 시작할 때 친구 몇몇은 중형아파트에서 안락하게 출발했다.

돌이켜보면 그 시작은 별거 아니었다. 출발이 융성하다고 과정이 윤택하고 결말까지 화려하게 보장되는 게 아니었다. 인생은 결코 단순하지도 않거니와 짧지도 않은 것이다.

사글세방으로 시작한 결혼생활이 대략 10년쯤 지나니 친구들과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했고, 또 10년, 그 다음 10년을 지나면서 난 삶의 진정성과 우직함을 믿게 됐다.

결혼생활은 우보천리(牛步千里)와 같다. 결혼생활은 한 걸음 한 걸음 두 사람의 우직한 진정성으로 쌓아가는 기나긴 세월의 과정인 것이다.

난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살림만 준비하게 하고 양가 부모에게 부담을 주는 허례와 허식 모두를 생략하기로 했다. 애들에게 새 출발을 축복해주는 쪽으로만 집중하기로 했다. 다행히 사돈댁의견도 나와 일치하였고 마음이 통하는 사돈이 진심으로 고마웠다.

결혼식을 치른 후 풍족하게 뒷바라지 못한 내게 애들의 신혼생활이 항상 애틋함으로 남았다.

하지만 며칠 전 애들의 자그마한 신혼집에 잠시 들린 후 나는 이제 안심해도 될 것 같았고, 애들이 더욱 사랑스러워졌다.

좁은 방안에 자기들이 직접 고른 아기자기한 가구와 그릇을 배치하고 벽시계도 걸고, 예쁜 사진액자도 꾸며져 있었다. 욕심내지 않고 스스로 가꾸어가는 소박한 삶의 재미가 곳곳에서 폴폴 묻어났다.

모든 것이 구비된 상태에서는 도저히 맛볼 수 없는 살아가는 일의 소소한 기쁨을 애들은 아주 소중하게 느끼고 있는 중이었다.

게다가 신혼여행 떠날 때 내가 건네준 쪽지 한 장이 냉장고 벽면에 떡하니 붙어있었다.

"알콩달콩 잘 살아라, 재미있게 사는 것이 성공한 삶이다"

재미있게 사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인생이 된다는 내 덕담의 의미를 애들이 이해한 것 같았고, 또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실한 믿음이 그때 생겨났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기술을 넘어 협력으로" 성장 네트워크 구축하는 충북이노비즈

[충북일보] "충북 이노비즈 기업들이 연결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은 지역 내 탄탄한 경제 기반으로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30일 취임한 안준식(55) 신임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장은 회원사와 '함께 성장하는 기술혁신 플랫폼'으로서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 역할을 강화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안 신임 회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해야할 부분은 이노비즈기업 협회와 회원사 위상 강화"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대외협력위원회(위원장 노근호 전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경영혁신위원회(위원장 이미연 ㈜유진테크놀로지 대표) △회원사 협력위원회(위원장 한연수 ㈜마루온 대표) △봉사위원회(위원장 함경태 ㈜미래이앤지 대표) △창립 20주년 추진위원회(위원장 신의수 ㈜제이비컴 대표)로 5개 위원회를 구성했다. 안준식 회장은 도내 회원사들이 가진 특징으로 빠른 적응력과 협력네트워크를 꼽았다. 그는 "충북 이노비즈 기업은 제조 기반 기술력과 신사업으로의 적응력이 뛰어나다. 첨단산업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분포해 있고, 산업단지 중심 클러스터화도 잘 이뤄져 있어 협력 네트워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