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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환

에세이스트

이놈의 대한민국에서 살아내기 위해선 지독한 인내심과 혹독한 마인드 컨트롤과 심오한 철학공부가 필요하다. 방심하고 있다가는 순식간에 바보가 되거나, 이유 없이 부끄러워지거나, 죄책감과 홧병을 안고 살아가야만 한다.

2016년 대한민국의 99% 사람들이 잃어버린 것은 그 잘난 1%의 지도자, 위정자, 고급관료와 전문가들에 대한 존경심일 것이다. 그동안은 1%들이 99%를 개, 돼지 취급하였는지는 몰라도 이제는 99%의 사람들이 그 1%를 개, 돼지로 여기게 될 것이다. 모두들 1%의 민낯을 봐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6년에 99%의 사람들이 얻은 것도 있다. 이제는 99%의 사람들이 더 이상 기득권에 비굴하게 복종하는 바보가 되지 않겠다는 각성과, 위선적인 지배자들의 고삐 풀린 권력 앞에서 굴복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그것이다.

수많은 유태인을 살해한 아이히만에 대해 한나 아렌트가 한 말을 지금 우리나라에 대입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아이히만은 전형적인 공무원이에요. 그런데 공무원은 공무원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일 때 정말이지 대단히 위험한 신사에요."

한나 아렌트는 이를 가리켜 '악의 평범성'이라고 했다. '악'은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자신의 행동이 그저 보통이라고 생각하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졌다.

타인의 입장이나,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유가 없는 곳, 그곳에서는 평범함과 익명성으로 얼굴을 가린 그 '위험한 신사'들이 언제든 출몰하여 어슬렁거릴 것이다. 자신이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지도 모르고서 말이다.

겉은 그럴듯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니 1%들은 부도덕했고, 기만덩어리였으며, 무책임하기까지 했다. 정의와 인권을 무시하고 조롱했다. 그들은 존경받아야할 우리의 지도자들이 아니었다. 알고 보니 그들은 위험한 소시오패스에 불과했다.

소시오패스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쁜 짓을 저지르며, 이에 대해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고 거짓말을 일삼으며 자기중심적이다.

그들은 자신을 잘 위장하며 감정조절이 뛰어나다. 인생을 이겨야하는 게임이나 도박으로 여기며 타인을 교활하게 조종한다. 겉으로는 매력적이고 사교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그들은 매우 계산적이다. 그들은 자신의 잘못이 발각되면 거짓으로 후회나 반성을 하거나, 동정심에 호소하면서 자신의 순진함을 강조한다.

프랑스혁명에 불길을 지핀 라 보에시의 책, '자발적 복종'의 한 구절을 더 보탠다.

"독재자를 보호하는 것은 기마대도, 무기도 아니다. 언제나 독재자의 권력을 떠받들고 그것을 유지한 바로 이 대여섯 명의 신하가 온 국민을 노예처럼 부리는 것이다. 이들은 언제나 왕의 귀 노릇을 한다, 그들은 왕에게 접근했거나 왕의 부름을 받고 왕의 잔악한 짓을 공모하기 위해 모인 자들이다. 이들은 왕의 쾌락을 위한 동반자이고 왕의 애욕을 채우기 위한 뚜쟁이이며 왕의 재산을 축적하기 위해 국민의 살림을 약탈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 공범이다."

우리는 지도자들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이 자신의 권력욕과 출세만 따르는 소시오패스에 불과함을 알아 버렸다. 그 인격 장애 부역자들의 정체를 알고도 방관 한다면 우리 또한 불의의 부역자로, 공범으로 남을 것임을 이제 우리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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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