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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구제역 확진 마을 가보니…

지난 19일 구제역 확진 후 돼지 669마리 살처분
"침출수 흘러나올지 모른다" 흉흉한 소문까지

  • 웹출고시간2014.12.25 18:50:00
  • 최종수정2014.12.25 18:50:00
"크리스마스는 뭔지 잘 모르겠고 여기(마을)는 그저 불안하지."

25일 청주지역 곳곳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하려는 연인이나 가족들로 북적였다.

거리마다 캐럴이 울려 퍼지고 화려한 트리 불빛 등으로 축제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모두가 즐거울 것 같은 크리스마스에 지역 축산농민들의 한숨은 깊어만 갔다.

이달 초 시작된 구제역 때문이다.

25일 오전 11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마을 입구. 지난 19일 이 마을 한 돼지농가에서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아 돼지 292마리가 살처분됐다.

ⓒ 박태성기자
이날 오전 11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마을로 향했다.

지난 19일 이 마을 한 돼지농장에서 돼지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아 지난 24일 기준 돼지 669마리가 살처분 됐다.

마을로 향하던 중 청원생명축제장 인근에 다다르자 '구제역 차단방역 거점 소독소'가 나타났다.

소독소 관계자는 "구제역 발생으로 거점 소독소가 설치돼 인근의 방역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5일 오전 11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청원생명축제장 인근에 설치된 구제역 차단방역 거점 소독소.

ⓒ 박태성기자
소독소를 지나 1㎞ 남짓 더 달려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은 조용한 여느 농촌 시골 마을과 다르지 않았지만 왠지 모를 싸늘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와? 방역이나 하고 온거여? 보면 모르나 어떤지는 도대체 왜 자꾸 와서 묻는 거야. 안 그래도 죽을 맛인데…."

마을 내 도로를 지나던 중 한 황소 축산농가에 들어서자 이곳 관계자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몹시 흥분한 관계자의 얼굴에 외부인에 대한 경계와 걱정 섞인 시름이 교차했다.

한참동안 말이 없던 그는 며칠 전에도 이곳을 찾은 다른 취재진과 한 바탕 말싸움을 벌였다며 서둘러 자리를 떠나줄 것을 요구했다.

농가를 빠져나와 인근에 위치한 마을회관을 찾았다.

이곳에는 마을 노인 5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에게 마을 분위기를 묻자 구제역 확진 판정 이후 마을에 흉흉한 소문이 떠돌고 있었고 설명했다.

땅에 묻은 돼지에서 흘러나온 침출수 때문에 식수원이 오염될 것이란 우려 섞인 걱정 등이었다.

마을 주민 A(여·72)씨는 "저기 마을 위에 방죽에다가 병든 돼지 200마리를 묻었다고 하더라"며 "마을 사람들이 돼지 묻은 데에서 오염된 물(침출수)이 흘러나온다고 그래서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주민 B(여·87)씨는 "누가 그러는데 옆 동네에서 (돼지)죽은 데라고 넘어 오지 말라 했다고 하더라"며 "어찌됐건 일이 이렇게 됐어도 같이 살아야지 어쩌겠느냐"고 말했다.

이달 초 진천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청주·음성 등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청주에서만 3개 농가에서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아 모두 1천700여마리의 돼지가 살처분 됐다.

이 때문에 지역 축산농가들은 걱정과 불안 속에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시련의 겨울을 보내고 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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