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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4살 아이 암매장 부부' 뻔뻔한 연기

담임교사 전화하자 "승아 집에 없다. 홈스쿨링 하겠다" 속여
"가정 방문하겠다" 통보하자 거부…교육청 전수조사 '형식에 그쳐'

  • 웹출고시간2016.03.20 14:25:23
  • 최종수정2016.03.20 14:25:35
ⓒ 박태성기자
[충북일보=청주] 청주에서 발생한 네 살난 여아의 암매장 사건이 5년 넘게 쥐도새도 모르게 진행된 데에는 안승아(2011년 12월 사망·당시 4살) 양 부모의 연기력에 모두가 속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자살한 승아의 친모 한모씨는 지난 2011년 12월 중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승아를 학대하다 살해했고, 의붓아버지 안모씨는 승아의 사체를 진천군 백곡면 백곡저수지 인근 야산에 암매장했다.

사건 발생후 3년후인 지난 2014년 1월 청주 A초교 예비소집일에 친모인 한씨는 학교에 나타나 취학통지서를 제출했고 입학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그러나 같은해 3월 3일 입학식에 안양은 출석하지 않았고 담임교사는 의붓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승아 학교에 안보낼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의붓아버지는 "부부싸움을 했다. 아내가 승아를 데리고 나갔다. 아내와 연락이 끊어졌다"고 둘러댔다.

당시 이같은 상황을 인지한 A초등학교는 안양에 대한 감시를 시작했다. 담임교사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 승아를 학교에 보내라고 독촉했다.

교사에게 시달리던 부모는 "승아를 학교에 보낼 형편이 안 된다. 홈스쿨링을 추진하겠다"고 연기를 했다.

경고장을 2회 보낸 학교측은 그해 4월 가정방문하겠다고 부모에게 통보했으나 안양의 부모는 이를 거부했다.

대안이 없다고 판단한 담임교사는 6월 초 승아를 '정원외관리대상자'로 분류하는 신청서를 제출했고, 학교장은 이를 허가했다.

3개월간 학교측의 안양에 대한 관심은 이때부터 멀어지게 됐다.

이후 2015년부터 전국적으로 자녀학대 사건이 발생하자 교육부와 경찰은 사각지대에 방치된 미취학아동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충북도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첫 공문을 보낸 건 지난해 12월 24일. 당시 공문에는 '7일 이상 무단결석자와 3개월 이상 장기결석한 정원외관리대상자를 보고하라'고 돼 있었다.

이때 A초등학교는 당해년도(2015년)에 해당사항이 없다고 보고 청주교육지원청과 도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았다.

도교육청이 '최근 3년간 정원외관리대상자 명단도 제출하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학교가 좀더 적극적으로 관계서류를 들여다볼 기회만 가졌더라도 안양의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을 것이다.

지난 2월 경기도 평택에서 '원영이 사건'이 터진 직후 도교육청은 또 다시 '중학생 정원외관리대상과 초등학교 미취학아동을 파악해 보고하라'는 공문(2월25일)을 발송했다.

보고기한은 2월 29일, 3월 7일, 3월 14일, 3월 21일 네 차례 였으나 학교측은 14일까지 보고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공문을 다시 꼼꼼히 들여다보던 학교 측은 뒤늦게 실수가 있었던 점을 발견했다. 그 시점은 공문을 받고 난후 20여 일이나 흐른 3월 17일이었다.

공문에 작은 글씨로 '조사기준'이 명시돼 있었는데 그 내용은 '2016년 2월 1일을 기준으로 조사대상은 5년 이내(2011년 3월~2016년 2월)로 하고, 면제 등 정당한 사유없는 초교 미취학 아동을 보고하라'였다.

학교측이 주민센터가 작성한 취학명부와 입학생 명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승아양의 존재를 알게 됐고 학교는 청주시에 통보했다.

학교 관계자와 주민센터 직원이 승아의 소재를 묻자 의부는 "승아, 외가에 가 있다"며 다시 거짓말로 둘러댔다.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챈 주민센터 여성 공무원의 제보로 경찰의 수사는 시작됐고, 소환조사를 받은 친모는 죄책감을 느껴 지난 18일 자살했다.

교육청과 학교측이 조금만 더 세밀하게 살펴보고 행동했더라면 승아양의 안타까운 죽음은 세상에 더 일찍 알릴 질수 있었을 것이다.

/김병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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