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安양 사망' 4년 넘도록 한 곳도 몰랐다

멍드는 사회, 촘촘한 안전망이 필요하다 - 형식적인 매뉴얼 운용
학교, 형식적 전화·경고장… 가정방문 권한 없어
도교육청, 지난해 조사 기간 명시 안해… "교육부 공문 그대로 전달"

  • 웹출고시간2016.03.29 18:56:55
  • 최종수정2016.03.29 18:56:55
[충북일보]안타깝게도 안승아양이 가정에서 학대 받다 숨지기까지 어떠한 사회안전망도 작동하지 않았다.

학교, 충북도교육청 등 교육당국은 매뉴얼에 따라 형식적인 확인 절차만 진행했을 뿐 누구도 문제의식을 갖지 않았다.

지난 2011년 사망할 당시 안양은 4살, 3년 후인 2014년 초등학교 입학 대상자가 됐고 그 순간부터 안양의 사회적 관리는 초등학교와 충북도교육청에서 맡았어야 했다.
2014년 2월 안양의 생모 한(36·지난달 18일 사망)씨는 취학아동 예비소집에 나가 입학신청을 했다. 그러나 그는 "입학(등교)시킬 수 없는 사정이 있다"며 거짓말을 했다.

학교는 관련 매뉴얼에 따라 2014년 3월3일부터 안양의 부모에게 출석을 독려하는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수십차례 보내고 출석독촉 경고장도 2차례 보냈다.

그러나 형식에 그쳤다.

안양이 예비소집에 응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개월 간 등교를 하지 않는데도 학교는 가정을 방문해 안양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은 거치지 않았다.

부모에게 독촉하고 경고장을 보내는 수 개월동안 한 번이라도 안양과의 통화를 시도하거나 가정방문이 이뤄졌다면 '수상한 낌새'를 더 빨리 알아챌 수도 있었다.

물론 학교는 부모가 원하지 않는 가정방문을 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그렇지만 학교에서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경찰이나 아동보호기관 등에 안양의 상태 파악 요청을 했더라면 지금같은 일은 막지 않았을까하는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안양은 90일간 장기결석으로 2014년 6월9일 '정원 외 관리 대상자'로 분류됐다.

그 후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어린이 사망·학대 사건이 수 차례 있었고, 충북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24일 초등학교 장기결석 아동 현황 조사에 돌입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학교로 내려보낸 공문에 조사 기간을 명시하지 않는 실수를 저질렀다. '매뉴얼'이라 할 수 있는 교육부의 공문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당시 공문에는 점검대상을 '초등학생 재학생 중 2015년 12월21일 기준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7일 이상 무단결석한 학생 및 3개월 이상 결석하여 유예 또는 정원 외 관리되고 있는 학생'으로 했다.

조사 기간이 명시되지 않은 공문을 받아 든 학교는 2015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현황만 보고했다.

각 학교의 보고를 받은 도교육청은 지난 14일 "소재가 불분명한 미취학아동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했다. 물론 안양에 대한 파악은 이뤄지지 않았다.

교육부에서 하달된 공문이라 하더라도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는 의식을 갖고 대했다면, 도교육청은 조사 기간을 늘려 명시할 수 있었다.

도교육청은 지난 2월3일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발송한 공문에 '2016년 2월1일 기준 5년간'으로 기간을 명시했고, 이후 지난 17일에야 안양 사망 사건이 사회 밖으로 드러났다.

도교육청은 그제서야 부랴부랴 대책을 내 놨다.

그 내용은 △유예신청은 반드시 아동을 동반해야 하며 △장기결석 학생은 사회복지사 또는 경찰과 함께 대면하고 점검할 수 있도록 했으며 △결석 3일부터 가정방문이 가능하다는 것 등이다.

도교육청의 대책을 접한 시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유모(33)씨는 "매뉴얼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그 보다는 '내 이웃', '내 자식'이라는 마음으로 살피는 관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책으로 내 놓은 것들도 결국은 일이 발생한 뒤에야 작동되는 조치다. 평상시 점검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성홍규기자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이 기사 주변 소식 더 자세히 보기
현재위치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