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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인문학 - '언터처블 : 1%의 우정'

서로에게 소중한 친구

  • 웹출고시간2022.05.09 14:56:43
  • 최종수정2022.05.09 14:56:43

안소현

지역발전연구소함께 대표

5월은 참으로 싱그럽다.

햇빛에 반사되는 여린 잎들은 여름이 되기 전에 한껏 수줍은 연두색으로 넘실댄다.

나는 이런 5월의 이런 여린 초록에 빠져서 헤어나오기 힘들다. 어쩌면 빠져나오기 싫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이런 초록이 짙어지는 우렁찬 여름을 지나서 곱고 우아한 옷을 갈아입는 가을이 될 즈음엔 숲은 나의 마음을 읽어버린다. 오래된 우정처럼.

가정의 달 5월에 가족 이상의 존재인 친구에 대해 생각해 본다.

여린 마음으로 다가와서, 강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나무 같은 존재. 그리고 우린 '우정이라는 이름의 숲'을 이룬다. 인생을 살면서 한 명의 소중한 친구가 있다면 성공한 삶이 아닐까.

우정이 무엇인가에 대해 말해주는 2012년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을 소개한다.
◇ 영화에 사용된 언터처블(untouchable)이라는 단어: 인도는 수천 년 동안 카스트 제도를 통해 신분을 구분한다. 이 카스트 제도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4계급으로 구분되지만, 언터처블은 이러한 계급에도 속하지 않는 불가촉천민, 즉 카스트 제도 최하위 계급을 뜻한다. 가난한 하위 계층의 '드리스'가 처해있는 상황을 의미함과 동시에 그 누구도 함부로 방해하거나 건드릴 수 없는 두 사람의 세상 1% 소중한 우정을 상징하고 있다.

◇ 상위 1% 귀족남과 하위 1% 가난뱅이의 만남: 불치병으로 아내를 잃고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상위 1% 백만장자 필립(프랑수아 클루제)이 어느 날 우연히, 가진 것은 건강한 신체뿐인 하위 1% 무일푼 실업자인 드리스(오마 사이)를 만나게 된다. 구직활동을 해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드리스는 별다른 생각 없이 간병인 면접을 받게 되고 간병인 없이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필립은 거침없고 자유로운 성격의 드리스가 장애가 많은 자신을 평범한 사람으로 대하자, 호기심으로 그에게 특별한 내기를 제안한다. 2주 동안 필립의 손발이 되어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자신을 간호하며 버틸 수 있는지 시험해 보겠다는 것. 참을성이라곤 전혀 수 없는 드리스는 오기가 발동해 엉겁결에 내기를 수락한다.

삶 자체가 우울한 필립과 어려서 입양된 이후로 인간다운 삶을 제대로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드리스는 서로를 의지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점점 긍정적으로 바뀐다. 새벽에 자동차 질주로 경찰차를 따돌리고 휠체어를 개조시켜서 스피드를 즐겨 본다. 또한,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패러글라이딩을 함께 하며 용기를 갖게 된다. 상위 1%만 초대된 필립의 생일 파티에 멋지게 차려입고 필립과 등장한 드리스가 우아한 클래식 음악을 거부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신청해서 신나게 춤을 추기 시작하자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이 함께 일어나서 춤을 추는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이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슷한 연령, 환경, 신분, 학벌과 직업에 기반을 둔 소모임 같은 친구의 개념과 전혀 다른 신선함이 있다. 가난하거나 장애가 있다는 편견을 버리고 웃고 떠들고 후련하게 속마음을 털어놔도 부끄럽거나 걱정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고 유쾌하며 서로의 힘든 상황을 세상에 당당하게 마주하게 한다. 서로 비위를 맞추려고 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전달해도 서운하거나 속상하지 않다. 주위의 시선이 달갑지 않아도 개의치 않는 신뢰감이 존경스럽다. 이를 두고 '소울 메이트'라고 한다.

영화가 말하는 1%는 백만장자와 가난뱅이가 만날 확률, 흑인과 백인이 진정한 친구가 될 확률, 비난과 편견에도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믿음을 가질 확률을 말하는 것 같다.
◇ 영화 같은 실화: 영화 속 상위 1% 필립은 실제 프랑스 귀족사회의 최상류층이자, 정계에서도 영향력이 높은 샴페인 회사 사장인 '필립 포조 디 보고'이며 드리스 역할의 실제 주인공 또한 빈민촌 출신의 청년 '애브델'을 모델로 삼은 것이다. 올리비에르 나카체와 에릭 토레다노 감독의 노력으로 두 사람의 특별한 우정 이야기가 TV 다큐멘터리로 먼저 제작돼 방영됐다. 오마 사이(드리스 역)가 뤼미에르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프랑스의 아카데미인 '세자르영화제'에 남우주연상(프랑스아 클루제, 오마 사이)을 비롯한 9개의 주요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영광을 누렸다. 제 24회 도쿄국제영화제에서는 프랑수아 클루제(필립 역)와 오마 사이(드리스 역)가 공동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각종 영화제에서 두 배우가 나란히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수상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두 배우의 완벽한 연기와 숨은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빈부의 차이나 인종차별 등의 사회적 편견이 진정한 우정 앞에서 무의미함을 시사해 준다.

◇ 이 영화는 우리가 많은 인간관계를 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가'보다 '내가 어떤 사람과 친한가'에 더 집착하고 살지 않았을까에 대한 반문을 던져 주는 훌륭한 교과서 같다. 나는 아니라고 부정해도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과 친하게 지내야 내 계급이나 신분이 상승한다는 착각을 가진 것 같아서 부끄럽다.

나에게 진실한 친구는 누구일까? 그리고 나는 과연 좋은 친구였을까?

암묵적으로 누군가를 무시하고 '우리끼리'를 과시했다면 진심으로 반성한다.

따뜻하게 웃어주고 유쾌하게 대화하고 함께 울어주는 친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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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