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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인문학 - '절대 고요를 찾는 남데브 아저씨'

소음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주는 고요한 울림

  • 웹출고시간2022.06.13 18:15:39
  • 최종수정2022.06.13 18:15:39

안소현

지역발전연구소함께 대표

요즘은 언어의 천국이다.

언제부터인가 "말만 잘해도 먹고 살 수 있다", "조리 있게 말해라. 하고 싶은 말을 마음에 담고 사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라면서 언변이 좋은 사람을 모든 분야에서 선호한다.

TV 토론회 등에서도 토론자의 진심보다는 누가 토론을 주도하는가에 집착해서 발언권을 빼앗기 위해 남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가끔 갖는 모임에서도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모르게 한마디라도 더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적이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부끄러운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남의 말을 귀담아서 들어 주지 못하고 중간에 남의 말을 가로채기도 하는 나를 발견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 우리들의 모습에 현기증이 날 때가 있다. 참 말도 많고 시끄러운 세상.

가끔은 한적하고 조용한 전원생활을 꿈꾸어 본다.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소음에 지친 현대인들을 위한 2018년 인도 영화 '절대 고요를 찾는 남데브 아저씨'를 소개한다.
◇소음 속에서 사는 '남데브 바우'

인도 뭄바이의 허름한 아파트에 사는 남데브는 끊임없이 잔소리를 늘어놓는 아내와 생각하는 모든 것을 말로 쏟아내는 딸이 있다. 심지어는 형까지 습관적으로 헛소리를 자주 한다. 좁은 집을 꽉 채운 원색의 실내장식도 그에게 안정을 주지 못한다. 답답하고 더워서 창문을 열면 더 심해지는 도시의 소음. 집 안팎으로 시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다. 부유한 변호사의 운전기사인 '남데브'는 쉴 틈 없이 떠드는 달변가인 고용주마저 참을 수가 없다.

소음이 싫어서 모든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한다.
◇'침묵의 계곡'을 찾아서

어느 날, 신문에 난 '침묵의 계곡'에 대한 기사를 보고 월급봉투를 아내에게 모두 건네고 그토록 갈망하던 고요를 찾아서 티벳에 위치한 '침묵의 계곡'으로 떠난다. 그러나 그의 여정은 시끄럽기 마찬가지다. 덜커덩거리는 버스와 고래고래 떠드는 사람들, 한적한 시골 호텔의 시끄러운 투숙객으로 선택한 노숙도 만만치 않다.
◇여정에서 만난 열두 살 소년 '알리크'

목적지를 향해 여행 중인 '남데브'는 졸졸 따라다니는 '알리크'가 귀찮지만 재잘거리는 녀석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마침내 도착한 '침묵의 계곡'은 고요하기는커녕 단체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로 북적인다. 화가 난 '남데브'에게 부모님이 알려준 게임을 가르쳐 주며 자신의 목적지인 붉은 성에 함께 가자고 하는 '알리크'

◇명예살인을 당한 '알리크'부모에 대한 뉴스

우연히 TV를 통해 신분 차이에도 연애 결혼을 해서 명예살인을 당한 '알리크' 부모의 소식을 알게 된 '남데브'는 '알리크'를 혼자 보낼 수 없어서 붉은 성까지 동행해 준다. 가는 도중에 자기와 함께 살자는 '남데브'에게 '알리크'는 게임을 마쳐야 부모를 만날 수 있다고 손사래를 친다.

◇'알리크'의 게임

명예살인으로 아들도 살해당할까 봐 '알리크'의 엄마는 자신이 죽은체하면 무조건 침대 아래에 있는 네모난 상자를 들고 붉은 성(불교 사원)으로 가야 하며 먼저 도착하면 게임에서 승리한다는 게임 규칙을 '알리크'에게 알려준다. 불교 사원에 도착한 '알리크'는 붉은 승복을 입은 승려에게 엄마의 편지를 전하고 그를 따라서 안으로 들어간다. 아무 사연도 모르는 '알리크'의 머리카락을 승려가 밀어주는 순간에 차오르는 슬픔 속에서 가슴 아프지만 깊은 고요를 느끼는 남데브.
◇고요를 찾은 '남데브'

인도를 배경으로 우크라이나 출신 여성 감독 '다르 가이'는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인도 북부의 장엄한 풍경을 스크린에 담았다. 사람들이 없는 숲에서 가방을 베고 눕는 장면은 마치 그가 자연의 일부 같다. 인도 북부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광경과 평온해진 '남데브'는 고요함 속에서 허전함을 느낀다.

그리고 다시 가족에게 돌아가기로 한다.

사람들에게서 멀어지면 고요해질 것이라는 그는 '알리크'의 아픔을 공감하게 되면서 진정한 고요함 속으로 들어간다.

사람과 더불어 사는 삶이 지치고 힘들 때가 있다.

지치고 힘듦을 남이 해결해 줄 수 없다.

절대 고요와 평온은 '서로를 완벽하게 공감할 때' 내 안에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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