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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인문학 -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무엇을 망설이는가

  • 웹출고시간2022.01.03 15:57:15
  • 최종수정2022.01.03 15:57:15

안소현

지역발전연구소함께 대표

"오랫동안 꿈을 간직한 사람은 그 꿈을 닮아간다."-앙드레 말로

2022년 임인년(壬寅年)의 붉은 해가 어김없이 떠올랐다. 대지와 바다를 물들인 붉은 해가 사진으로 찍혀서 새해 인사를 하는 연하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팬데믹으로 집합 금지령이 내려졌음에도 여기저기에서 찍힌 붉은 태양은 우리에게 작은 위로와 희망을 안겨준다.

새해 첫 날 우리는 항상 한 해의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그 계획을 다 이루지 못한 채 한 해를 마감해왔다지만 우리는 변함없이 계획을 세운다. 한 사람이 살면서 몇 가지 꿈을 세우고 이룰 수 있을까?
1940년 어느 비 내리는 오후, 열다섯 살의 소년 존 고다드(1924~2013)는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자기 집 식탁에 앉아 한 장을 놓고 '나의 인생 목표'라 고 쓴다.

어느 날 할머니가 외숙모에게 '내가 젊었을 때 이것을 했더라면'이라고 푸념하는 것을 듣고는 자신은 후회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며 꿈을 꾸고 기록한 것이다. 존은 127가지의 인생 목표를 적어 내려갔다.

1972년 미국 '라이프'지가 존 고다드를 '꿈을 성취한 미국인'으로 대서특필했을 때, 그는 127개 목표 가운데 104개를 달성한 상태였고 결국 1980년에는 우주비행사가 돼 달에 감으로써 108개를 달성했다.
15세 어린 소년의 꿈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탐험할 장소 : 1.이집트 나일강 2.남미의 아마존 강 3.중부 아프리카 콩고강 4.미국 콜로라도강 5.중국 양자강 6.서아프리카 니제르강 7.베네주엘라의 오리노코강 8.니카라과의 리오코코강

-원시 문화 답사 : 9.콩고 10.뉴기니섬 11.브라질 12.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 13.북아프리카 수단 14.호주 15.아프리카 케냐 16.필리핀 17.탄자니아 18.이디오피아 19.나이지리아 20.알래스카

-등반할 산 21.에베레스트산 22.아르헨티나의 아곤카과산(안데스산맥 주의 최고봉) 23.매킨리봉(알래스카의 북미 최고봉) 24.페루의 휴아스카란산 25.킬리만자로산 26.터키의 아라라트산(노아의 방주가 닿은 곳) 27.케냐산 28.뉴질랜드의 쿠크산 29.멕시코의 포포카테페틀산 30.마터호른 산(알프스의 고산) 31.라이너 산 32.후지산 33.베수비오스산(이탈리아 나폴리만 동쪽의 활화산) 34.자바 섬의 브로모산 35.그랜드 테튼산 36.캘리포니아의 발디산

-배워야 할 것들 : 37.의료 활동과 탐험 분야에 경력을 쌓는다 38.나바호족과 호피족 인디언에 대해 배울 것 39.비행기 조종술 배우기 40.로즈 퍼레이드(장미축제행렬)에서 말타기

-사진찍기 : 41.브라질 이과수폭포 42.빅토리아 폭포 43.뉴질랜드의 서덜랜드 폭포 44.미국 서부 요세미티 폭포 45.나이아가라 폭포 46.마르코 폴로와 알렉산더 대왕의 원정길 가기

-수중 탐험 : 47.플로리다의 산호 암초 지대 48.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대암초 지대 49.홍해 50.피지 군도 51.바하마 군도 52.오케페노키 늪지대와 에버글레이즈(플로리다주 남부 습지대) 탐험

-여행할 장소 : 53.북극과 남극 54.중국 만리장성 55.파나마 운하와 수에즈 운하 56.이스터섬 57.바티칸(교황과 접견) 58.갈라파고스 군도(태평양 상의 적도 바로 아래의 화산섬) 59.인도의 타지마할 묘 60.피사의 사탑 61.프랑스 에펠탑 62.카프리의 블루 그로토 63.런던탑 64.호주의 아이어 암벽 등반 65.멕시코 치첸이차의 성스런 우물 66.요르단 강을 따라 갈릴리 해에서 사해로 건너가기

-수영하기 : 67.니카라과 호수 68.빅토리아 호수 69.슈페리어호수(북미 오대호의 하나) 70.탄자니카호수(아프리카 중동부) 71.티티카카 호수

-해낼 일 : 72.독수리 스카우트 단원 되기 73.잠수함 타기 74.항공모함에서 비행기를 조종해서 이착륙하기 75.세계일주(현재 30개국 남음) 76.소형 비행선·열기구·글라이더 타기 77.코끼리, 낙타, 타조, 야생말 타기 78.4.5㎏의 바다가재와 25㎝의 전복 채취하기 79.스킨 다이빙으로 12m 해저로 내려가서 2분 30초 동안 숨 참고 있기 80.1분에 50글자 타이핑 81.플룻과 바이올린 연주 82.낙하산 타고 뛰어내리기 83.스키와 수상스키 배우기 84.전도 사업 참여 85.탐험가 존 뮤어의 여행길을 따라 여행할 것 86.원시 부족의 의약품을 공부해 유용한 것들 가져오기 87.코끼리, 사자, 코뿔소, 케이프 버팔로, 고래를 촬영할 것 88.검도 배우기 89.지압술 배우기 90.대학강단에 서기 91.해저 세계 탐험하기 92.타잔 영화에 출연하기 93.말, 침팬지, 치타, 오셀롯(표범 비슷한 시라소니), 코요테를 키워 볼 것 94.발리섬의 장례 의식 참관 95.햄 무선국의 회원이 될 것 96.자기 소유의 천체 망원경 세우기 97.저서 한 권 갖기(나일강 여행에 관한 책을 출판했음) 98.내셔날 지오그라픽 지에 기사 게재 99.몸무게 80㎏ 유지 100.윗몸일으키기 200회, 턱걸이 20회 유지 101.불어, 스페인어, 아랍어를 배울 것 102.코모도 섬에 가서 왕도마뱀의 생태를 연구 103.높이뛰기 1m50㎝ 104.넓이뛰기 4m50㎝ 105.1마일을 5분에 주파하기 106.덴마크에 있는 소렌슨 외할아버지의 출생지 방문 107.영국에 있는 고다드 할아버지의 출생지 방문 108.선원 자격으로 화물선에 승선 109.브리태니카 백과사전 전권 읽기 110.성경 통독하기 111.셰익스피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찰스 디킨스, 헨리 데이빗 소로우, 에드가 알렌 포우, 루소, 베이컨, 헤밍웨이, 마트 트웨인, 버로우즈, 조셉 콘라드, 탈메이지, 톨스토이, 롱펠로우, 존 키이츠, 휘트먼, 에머슨 등의 작품 읽기 112.바하, 베토벤, 드뷔시, 이베르, 멘델스존, 랄로, 림스키 코르사코프, 레스피기, 리스트, 라흐마니노프, 스트라빈스키, 토흐, 차이코프스키, 베르디의 음악 작품들과 친숙해지기 113.비행기, 오토바이, 트랙터, 윈드서핑, 귄총, 엽총, 카누, 현미경, 축구, 농구, 활쏘기, 부메랑 등을 다루는데 우수한 실력을 갖출 것 114.음악 작곡 115.피아노로 베토벤의 월광곡 연주 116.불 위를 걷는 것 구경하기 117.독사에게서 독 빼내기 118.영화 스튜디오 구경 119.폴로 경기하는 법 배우기 120.22구경 권총으로 성냥불 켜기 121.쿠푸(피라미드를 세운 이집트 제4왕조의 왕)의 피라미드 오르기 122.탐험가 클럽과 모험가 클럽의 회원 되기 123.걷거나 배를 타고 그랜드 캐년 일주 124.지구를 배로 일주할 것 125.달 여행 126.결혼해서 아이들을 가질 것 127.21세기에 살아 볼 것
그가 2013년까지 그의 꿈은 500개가 됐다고 한다.

이와 맥락을 같이하는 2007년 로브 라이너감독의 영화 '버킷리스트 :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을 소개한다. 중세시대 버킷(bucket, 양동이) 위에 올라가 진행된 사형 방식에서 생겨난 단어로 버킷리스트(bucket list)는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 만든 목록을 뜻하는 말이다.

가난하지만 한평생 가정을 위해 헌신을 하며 살아온 정비사 '카터'(모건 프리먼)과 자수성가한 백만장자이지만 괴팍한 성격 때문에 주변에 아무도 없는 사업가 '잭'(잭 니콜슨)은 공통점이 거의 없다. 앞만 보고 달려온 두 사람의 유일한 공통점은 시한부 인생으로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어느 날 우연히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던 '카터'에게 '잭'은 버킷리스트대로 함께 모험을 떠나볼 것을 제안한다.
1. 장엄한 광경 보기 2. 낯선 사람 도와주기 3. 눈물 날 때까지 웃기 4. 무스탕 셀비로 카레이싱 5. 최고의 미녀와 키스하기 6. 영구문신 새기기 7. 스카이 다이빙 8. 로마, 홍콩 여행, 피라미드, 타지마할 보기 9. 오토바이로 만리장성 질주 10. 세렝게티에서 호랑이 사냥 그리고 화장한 재를 인스턴트 커피깡통에 담아 전망 좋은 곳에 두기

롭 라이너감독은 아카데미 수상자인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을 선택했다. 돈을 벌기 위해 모든 열정을 바친 억만장자와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한 정비사라는 상반된 캐릭터를 너무나 완벽하게 연기했다.

그야말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무엇이 중요한지 깨닫고 최선을 다해 그 목표를 추구하는 일은 나이에 상관없이 중요하다. 누구에게나 '버킷 리스트'가 있다. 누구나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하지만 우린 종종 일상에 쫓겨서 원치 않는 방향으로 향하게 된다. 살면서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 영화 '버킷 리스트'는 인생을 마무리하면서 꿈을 이루겠다고 용기를 내는 '인생의 마침표'같은 영화이다.

두 주인공이 하루는 세렝게티 초원에서 지프를 타고, 다음 날엔 피라미드 앞에 앉아 있다. 어느 날은 타지마할에서 무굴제국 황제가 사랑했던 경험을 돌아보고 쿠푸왕의 피라미드 앞에서 고대 이집트의 철학을 떠올린다. 둘의 버킷리스트대로 카터와 잭은 죽은 후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올려진다. 그 숭고한 자연이 소중해 보이는 것은 그 순간을 함께한 사람 때문이다.

결국, 아름답고 장엄한 자연도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있을 때 그 빛을 발한다는 영화의 메시지가 묵직하게 전달된다.

혹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무엇을 망설이는가.

그리고 내 곁에 지금 누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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