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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10.25 17:36:11
  • 최종수정2021.10.25 17:36:11

안소현

지역발전연구소함께 대표

세계 80 여개국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징어 게임'이 브라질에서도 열풍이라는데, 제목은 '오징어 게임'으로 하지 않다고 한다. 오징어가 포르투갈어로 룰라(Lula)여서, 브라질에서 역사상 가장 지지도가 높았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리 다 시우바' 대통령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전 대통령의 긴 이름을 '룰라' 대통령으로 부르고, 이분이 차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서 넷플릭스가 정치 논란을 우려하여 가제로 사용했던 '라운드 6'로 방영하기로 했다고 한다. 룰라 전 대통령은 퇴임 시 지지도가 80%로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알려진다. 우리나라 드라마가 세계의 정치권과의 연관에 이어서 강원도 강릉의 한 호텔 홈페이지가 '현실판 '오징어 게임'을 10월 24일 개최하고 최후 1인에게는 상금 500만 원을 준다는 내용'는 공지가 올린 후 접수 사흘 만에 신청인원 1천 명을 넘겼다. 물론 방역 수칙 등의 문제 제기로 지난 20일에는 1000여명에 대한 참가비 환불조치까지 모두 마쳤다고 한다. 30일과 31일 대구의 테마파크 측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춘 '거리두기 버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경우 2m 거리두기를 어길 시 탈락하는 룰을 적용한다는 '할로윈데이' 행사를 선보이고 있다. K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를 관찰해 봤다.
◇1화 무궁화 꽃이 피던 날 : 중년 남성 성기훈은 어머니의 카드를 훔쳐서 경마에 돈을 건다. 경마장에서 사채업자를 만나고 경마장에서 딴 돈마저 잃게 된다. 딸에게 생일 선물을 살 돈도 없는 기훈은 지하철역에서 한 남자로부터 이기면 10만 원을 받게 되고 지면 뺨을 맞는 엉뚱한 딱지치기를 하게 된다. 게임에서 제법 많은 돈을 따고 그 남자로부터 동그라미, 세모, 네모가 그려진 명함을 건네받는다. 경제적인 이유로 이혼 후 딸 아이의 양육을 할 수 없는 기훈은 돈을 벌기 위해 명함에 적혀있는 번호로 연락을 해서 게임에 참가 의사를 밝힌다. 여러 가지 이유로 빚을 지고 삶에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456명의 게임 참가자들이 한 장소에 모였다. 그중에는 서울대 출신의 번듯한 직장인인 조상우도 큰 빚을 지고 게임에 참가하려고 왔다. 첫 번째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게임에서 탈락하면 총에 맞아 죽는다. 여자아이 모습을 한 인형이 게임을 진행하고 사람들이 수없이 죽는다. 한 사람이 게임에서 지면 1억원의 상금이 올라간다. 참으로 끔찍해서 보는 내내 심장이 움찔한다. 가계 빚이 세계적으로 얼마나 심각한지를 신랄하게 보여준다. 공감대 형성이 이 드라마에 빠지게 만든 매력이다. 순수한 인형의 얼굴을 하고 서민의 피를 말리는 자본주의의 민낯을 보여준다.

◇2화 지옥 : 456명의 참가자 중 255명이 죽었다. 일부 사람들이 게임 포기를 선언하고 게임의 규칙에 따라 게임 참가자의 과반수가 게임을 원치 않으면 중단할 수 있다. 과반수의 찬성으로 게임이 중단된다. 아파서 쓰러진 어머니 앞에서 무능력한 기훈, 도저히 갚지 못할 빚으로 자살을 기도하는 상우, 동생을 임시 보호소에 맡긴 탈북자, 임금을 사장에게 탈취당한 외국인 노동자 등 게임 참가자들에게 현실은 여전히 지옥이다. 이들은 현실이 살아도 지옥임을 인지하고 다시 게임에 참가할 것을 결정한다.

◇3화 우산을 쓴 남자 : 도형이 그려진 명함으로 전화를 하고 배로 실려 온 참가자들과 실종된 형을 찾기 위해 참가자를 미행하고 게임장에 잠입한 형사. 참가자들은 함께 밥을 먹으면서 다음 게임도 어릴 적 했던 놀이라고 추측한다. 의사 출신의 한 참가자는 빵에 숨겨진 쪽지를 꺼내서 읽는다. 누군가와 은밀한 정보를 주고받는 느낌이다. 새로운 게임은 달고나 게임이다. 삼각형, 동그라미, 별, 우산 모양을 자르면 통과, 못 자르면 탈락이다. 기훈은 어려운 우산을 뽑았지만 뒷면을 혀로 녹이는 장면에서 마치 내가 자르는 듯 조마조마했다. 역시 이번 게임에서 탈락한 자들도 참혹하게 죽어간다. 언론을 통해 보고 듣는 권력과 재력가들의 뿌리 깊은 부패구조를 목격하는 듯해서 절망하게 된다.

◇4화 쫄려도 편먹기 : 111번 참가자는 진행요원들과 함께 게임에서 탈락한 자들의 신체를 해부해서 장기 판매를 돕는다. 그 댓가로 다음 게임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것이다. 111번은 그 날밤 일어날 싸움을 알게 되고 조폭 일행 무리에 자신을 합류시켜 주면 다음 게임의 정보를 주겠다고 거래한다. 밤새 일어난 참가자들 간의 폭동으로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간다. 빚을 갚기 위해 게임에 참가한 사람끼리 편을 가르고 서로 죽인다. 진행요원들의 시나리오대로 서로 싸우는 모습이 참 아이러니하다. 새로운 게임 정보를 알아낸 조폭 무리가 한 여성을 팀에서 빼버리자 그녀는 분노를 참지 못한다. 이번 게임은 줄다리기다. 여성과 노인이 낀 상우와 기훈팀이 불리했지만 '처음 10초를 아끼고 몸을 뒤로 젖혀서 버티고 발을 11자로 서로 엇갈리게 두라'는 1번 오일남 할아버지의 전략과 '일단 전진해서 상대편의 힘을 분산시킨 후 당기라'는 상우의 전략이 승리를 안겨줬다. 상대편 팀은 또 끔찍하게 죽는다. 힘든 현실에서도 이런 참신한 전략이 필요하다. 나는 이 부분에서 통쾌함과 희망을 읽을 수 있었다.

◇5화 평등한 세상 : 남은 참가자는 40명으로 총상금은 416억원이다. 기훈 팀은 밤에 일어날 폭동을 대비해서 2인 1조로 불침번을 선다. 111번 참가자가 진행요원들의 장기매매를 도왔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게임 정보를 알려주지 않자 진행요원을 살해한다. 총 관리 책임자는 장기를 매매함은 상관없으나 '게임의 평등'을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진행요원과 111번을 살해한다. 111번 참가자와 진행요원이 평등의 원칙을 깨서 시체로 걸린다. 또한, 실종된 형을 찾아 게임장에 잠입한 형사는 2015년 우승자 목록에서 형 황인호의 이름을 발견한다. 게임에서의 평등은 규칙에 대한 불복종한 사람에게 주는 벌 같아서 '평등'을 빙자한 제압과 진압 같았다.

◇6화 깐부 : 이번 게임은 둘씩 짝을 이루어야 한다. 212번 한미녀는 짝이 없어서 진행요원에게 끌려간다. 각 팀이 10개씩 구슬을 받고 홀·짝게임으로 구슬을 모두 따면 승리다. 상우는 압둘을 속여서 이기고, 탈북자 새벽은 일부러 져 준 상대 참가자로 인해 승자가 된다. 기훈은 1번 오일남 할아버지의 기억력을 이유로 할아버지를 속여서 이긴다. 오일남은 기훈이가 속인 것을 안다며 마지막 구슬을 기훈에게 준다. 그리고 게임 전에 '깐부'를 맺은 기억을 하는지 기훈에게 묻는다. '깐부'는 구슬을 나누어 갖는 사이이다. 정치든 경제든 깐부는 존재한다. 문제는 깐부가 끝까지 의리를 지킨다면 정말 이상적인 관계일 것이다.

◇7화 VIPS : 한미녀는 살아 있다. 일명 깍두기다. 조폭 장덕수도 살아남았다. 새로운 게임은 번호가 쓰인 조끼를 입고 징검다리 게임을 해야 한다. 이 게임은 유리와 강화유리로 되어있는 다리를 건너야 한다. 여러 명이 죽고 난 후 한미녀는 거짓된 약속에 대한 복수로 장덕수를 끌어안고 같이 죽는다. 유리 공장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참가자가 유리를 구별하자 진행요원은 조명을 꺼버린다. 가까스로 기훈, 상우, 새벽이 통과한다. 이 게임을 지켜본 VIP들은 멋지다고 환호를 한다. 가상화폐, 카카오ㆍ쿠팡같은 대형 플랫폼은 현실 속에서 얼마나 많은 혼란을 가져오는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자를 못하면 바보 취급을 받기도 한다. 투자를 종용하는 한탕주의가 칭찬과 환호를 받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8화 프론트맨 : 최후의 3인인 '기훈'과 '상우'와'새벽'을 위해 만찬이 준비된다. 덜 익은 스테이크는 무척 잔인해 보인다. 스테이크와 와인은 권력과 부의 상징이다. 큰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먹지를 못하는 새벽. 새벽을 감싸는 기훈을 저지하고 새벽을 살해하는 상우. 한편 게임장에서 탈출한 형사'준호'는 무인도에 도착하고 뒤이어 '준호'의 정체를 알게 된 관리자들도 도착한다. 이때 프론트맨이 가면을 벗고 '준호'는 놀란다. 프론트맨의 정체는 '준호'가 찾던 형이다. 프론트맨은 '준호'에게 총을 쏘고 '준호'는 총을 맞고 바다로 떨어진다. 형이 프론트맨이었다는 내용이 자세히 언급되지 않았지만 권력 앞에서 무기력한 가족애를 읽을 수 있었다.

◇9화 운수 좋은 날 : 마지막 게임을 하기 위해 두 사람이 게임장에 들어오고 VIP들은 그들을 구경한다. 마지막 게임은 오징어게임으로 오징어 그림의 머리를 발로 밟으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결국 '상우'를 쓰러뜨리고 죽이기만 하면 되는 상황에서 '기훈'은 게임을 그만두려 한다. 게임을 그만두려는 '기훈'이였지만 '상우'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게임은 끝나고 맙니다. '상우'는 우리엄마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죽게되고 '기훈'이 우승자가 되어 상금 456억 함께 집에 돌아오게 됩니다. 하지만 '기훈'을 기다리는건 어머니의 싸늘한 주검이었다. 오징어게임의 호스트가 1번 오일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를 찿아간 기훈.
"돈이 많은 사람과 돈이 적은 사람의 공통점이 뭔 줄 아나?"
"그건 재미가 없다는 거야."
이 대사는 소름 끼치게 잔인하게 다가온다. 455명을 재미 때문에 죽인 것이다. 그 옆에서 좋아라고 박수치는 VIP들을 생각하니 현실의 정치와 경제의 협착관계가 그려진다.
'기훈'은 이후 희생자들과의 약속을 지키러 간다. 가장 먼저 '새벽'의 동생을 찾아가고 '상우'의 어머니에게 '새벽'의 동생을 부탁한다. '상우'에게 빌렸던 돈이라고 하며 상금의 일부도 두고. '기훈'은 약속을 지킨 뒤 딸을 보러 해외로 떠다려는 순간 낯익은 장면을 목격한다. 자신과 딱지치기를 했던 남자를 발견한 '기훈'은 급하게 잡으러 오지만 그 남자는 이미 떠나버리고 '기훈'이 비행기를 포기하고 그 남자를 찾아가는 모습으로 끝난다. 결국 일렬로 통제되던 게임의 참가자가 독립된 판단을 하는 순간인 것이다.
선을 긋는 잔인한 자본주의의 단면과 게임 같은 민주주의의 이면으로 마음이 편치 않지만 사회적 이슈를 밖으로 끄집어낸 감독과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 혼란을 잠재울 위대한 리더를 열망하며 글을 맺겠다.
비통하고 절망적이고 고되고 지친 인생들에게 빛으로 다가 올 리더가 간절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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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