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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재

국민연금공단 대전세종지역본부 노후준비서비스 팀장

지난달부터 월급이 확 깎였다. 통장에 찍힌 금액의 앞자리부터가 달랐다. 입사 이후 줄곧 오르기만 하던 월급이었다. 많든 적든 해마다 임금 협상에 의해 오르고, 호봉 상승에 따라 오르던 월급이 이제는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오히려 매년 깎이게 된다. 바로 '임금피크제' 때문이다. 임금상승이 피크를 지나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임금피크제란 기업별로 근로자가 일정 나이가 되면 정년퇴직할 때까지 임금을 삭감하는 제도를 말한다. 따라서 삭감에 들어가기 직전의 월급이 피크 월급이다. 임금이 피크에 도달했기 때문에 삭감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삭감할 나이가 됐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다. 2013년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근로자의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됐는데, 이로 인한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삭감해서 남은 인건비로 청년고용을 늘리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임금피크제의 형태는 기업별로 매우 다양하다. 임금 삭감의 규모, 삭감 기간, 삭감 기간 중 업무부여 여부 등이 다르고, 정년을 연장하는 조건으로 도입한 곳, 정년연장 없이 정년보장만 하면서 도입한 곳 등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시행되고 있다.

피크 때 임금보다 무려 40%나 삭감되는 회사가 있는 반면 겨우 10% 삭감에 그치는 회사도 있고, 삭감 기간이 2년에 지나지 않는 회사들도 있지만 무려 5년간 삭감되는 회사도 있다. 이는 정년을 무려 5년씩이나 연장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삭감 기간 중 업무부여 여부에서도 삭감 전에 하던 일을 그대로 하는 회사가 있는 반면, 임금피크제 진입과 동시에 갖고 있던 자리도 내놓고 보직이 없는 전문위원으로 가는 곳도 있다. 이럴 경우 월급도 깎이는데 누리고 있던 직위도 내려놓게 되니 당하는 근로자로서는 그야말로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다. 한 마디로 이빨 빠진 호랑이가 돼버리는 것이다. 지난해 어느 공기업의 퇴직예정자 교육장에서 맥없이 앉아 있던 분들이 바로 그런 분들이었다.

은퇴교육 전문가인 나는 이런 상황에서도 임금피크제의 긍정적인 면을 찾아보며 스스로 위안을 삼아 본다. 정년을 연장해주거나 청년고용을 늘릴 수 있다는 먼 이야기가 아니라, 임금피크제 기간이 은퇴하면 월급이 뚝 끊기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연습 기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퇴하면 월급이 끊기니 준비한 연금을 받거나 목돈을 헐어가며 쓰고 살아야 하는데, 이 돈은 현역시절 월급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수입이 줄어들면 가계의 지출 규모도 줄여야 하는데 이게 그리 쉽지 않다. 하루아침에 되질 않는다. 돈을 쓰던 대로 쓰지 못하게 되는 것은 당사자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임금피크제로 월급이 줄어드는 기간 동안 서서히 지출 규모를 줄여나간다면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습관화할 수 있다. 이는 곧 맞이할 월급의 전면 단절에 대한 적응력을 기르는 기간이 되기도 한다. 한 마디로 경제적, 심리적인 면에서의 은퇴 준비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너무 해석이 좋은가?

'말을 타면 종을 부리고 싶어진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정말 맞는 말인 듯싶다. '정년연장을 해준다면 임금이 줄어도 좋다'라는 합의로 생겨난 임금피크제이지만 그래도 막상 임금이 줄어들게 되니 불만이 많다. 근로의욕도 떨어진다. 임금피크제로 줄어든 월급만큼 근무 시간이 줄거나 업무에서 배제돼 휴무시간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월급이 줄어드는 것은 아쉬워한다.

임금피크제를 맞아 여유시간이 많이 늘어난 상태에서 남는 시간 사용법을 배우는 것 또한 은퇴생활 연습이다. 은퇴로 인해 엄청 늘어나게 될 시간을 TV나 유튜브만 보면서 보낼 순 없지 않은가? 시간을 쓸 곳이 없다는 걸 절실히 깨달아 봐야 뭐라도 해야위다는 생각이 들고, 그 뭐라도를 위해 준비를 하게 된다. 임금피크제에 진입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의할 때 위로하기 위해 쓰는 말인데, 이제 나의 일이 되어 버렸다.

나의 은퇴도 임금피크제라는 신호탄이 발사되면서 초읽기에 들어갔다. 여유시간이야 공부하고 강의 준비하면서 보낼 수 있지만 삭감된 월급은 채울 방법이 없다. 아내에게 월급이 줄었으니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몇 번을 얘기했지만, 아내는 별 반응이 없다. 통장에 마이너스만 늘어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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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