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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재

국민연금공단 청주지사 노후준비서비스 팀장

쓸쓸한 퇴장이었다. 추운 겨울밤의 일이라서 더욱 그런 것 같았다. 명예로운 은퇴를 축하한다며 꽂다발과 선물을 증정하는며 축하 행사를 치렀지만, 그 뒷모습의 쓸쓸함까지 지워주지는 못했다. 어찌 되었건 떠나가는 것이었다. 영광스러운 은퇴란 정말 있는 것일까·

엊그제 또 한 분의 선배를 보내드렸다. 작년 이맘때에도 퇴임식을 했었는데 벌써 또 1년이 지나간 것이다. 이제 머지않아 내 차례가 될 것을 생각하니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또래의 동료들은 다음엔 누구고 그다음엔 누구고 하며 반갑지도 않은 순서를 매기고 있었다. 퇴임식 행사를 하는 내내 나는 그 선배에게 감정 이입을 하고 있었다. '내가 지금 저 선배의 자리에 있다면 어떤 심정일까·' 미리 감정 연습을 해 두어야 막상 그 자리에 섰을 때 덜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또다시 연말이다. 여기저기서 송년 모임이 벌어지고 퇴임식을 하느라 바쁘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나이 순서대로 착착 나가고 있다. 오는 데는 순서가 없지만 가는 데는 순서가 있는 것이 바로 입사와 정년퇴직이다. 은퇴는 누구에게나 다가오지만, 은퇴준비는 누구나 다 하고 있지 않다. 은퇴하면 바로 끊기는 게 월급인데 그에 대한 대비가 너무 느슨하다.

은퇴예정자 대상 강의를 하면서 노후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조사해보면, 저축을 아예 못하고 있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나마 저축을 하고 있다는 사람들도 대부분 예금이나 적금에 넣고 있다고 한다. 저축하면서 세금도 감면받을 방법이 있는데 모르고 있어 안타까웠다.

정부에서는 국민들이 노후준비를 위한 저축을 많이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몇 가지 금융상품에 세제 혜택을 주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연금저축'과 'IRP"이다. 이들 두 상품은 소득 활동을 하는 급여생활자와 자영업자들에게 노후준비와 절세를 위한 필수 금융상품이다. 노후준비를 위해 저축을 하는 만큼 내야 할 세금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가 매년 내고 있는 세금을 따져보자. 과거에는 연말정산할 때 소득공제를 해주는 항목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세액공제로 바뀌어서 절세 효과가 작아졌다. 그래서 소득의 과세표준을 줄이지 못해 높은 누진세율을 적용받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은퇴를 앞둔 50대 직장인들은 연봉이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 26.4%의 세율로 세금을 내고 있을 것이다. 올해 연봉이 100만 원 올랐다면 그중 26만 4000원은 세금으로 다시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세금을 많이 내게 되니 줄이는 방법들을 최대한 동원해야 한다.

연금저축은 연간 납입액 400만 원까지, IRP는 연금저축과 합하여 총 7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세액공제란 산출된 세금에서 일정 금액을 빼준다는 것이다. 두 가지 상품에 나누어 불입해도 되고 IRP에만 700만 원을 불입해도 된다. 연간 납입액이 700만 원일 경우의 절세 효과를 보면 연봉(총급여)이 5500만 원 이하면 납입액의 16.5%인 115만 5000원, 연봉이 5500만 원을 초과하면 납입액의 13.2%인 92만 4000원의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올해 안에 납입을 해야 내년초 연말정산부터 혜택을 볼 수 있다. 단, 이들 상품은 가입 후 5년 이상 유지한 상태에서 만 55세 이후부터 10년 이상 받아야 절세 효과가 유지되며, 만약 중도에 해지할 때는 높은 세율로 세금을 물어내야 함을 감수해야 한다.

두 상품의 가입요령은 우선 연금저축은 보험사와 증권사에 모두 가입이 가능하지만 납입이 자유롭고 수익률도 좋은 증권사에 가입하길 권한다. IRP는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퇴직연금 종합안내」와 「고용노동부 퇴직연금」 사이트에 들어가서 비용과 수익률을 비교해보고 선택하면 된다.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고 상품 운용에 신경 쓸 시간이 없다면 원리금 보장형 상품으로 가입하자, 특히 IRP의 상품군 중에는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도 들어 있으니 이를 활용하면 좋다.

엊그제 퇴직한 선배에게 4년 전 연말에 IRP 가입을 권유한 적이 있다. 이듬해부터 연말정산 때마다 세금이 확 줄었다며 고마워했고, 이번 퇴임식장에서도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하고 떠났다. 잠시나마 훈훈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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