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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재

국민연금공단 청주지사 노후준비서비스 팀장

'연금의 맛이 어떤 맛인지 아세요? 연금은 어떤 맛일까요?' 필자가 노후준비에 대해 강의를 하면서 수강생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이런 막연하고 개방적인 질문을 받은 수강생들은 어리둥절해한다. '연금이 먹는 것도 아닌데 무슨 맛이 있다는 거지?', '어떤 답을 내놓으려고 저러는 거지?'라며 궁금증만 잔뜩 품게 된다. 질문에 대한 답을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전혀 생각해본 적도 없고, 연금을 받아본 적도 없으니 더욱더 그렇다. 이것은 노후자금 이야기로 들어가기 위한 관심 유발성 질문이다.

노후준비 관련 강의를 하다 보면 노후자금 준비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해야 하고, 노후자금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할 때가 많다. 상투적이고 교과서적인 표현으로 이야기해 봐야 별 감흥이 없다. 노후자금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다들 알고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어떻게 자극을 주어 노후준비에 대한 의지를 굳히고 실행하도록 할까에 대한 고민 끝에 나온 발상이 미래에 대한 불안보다는 긍정과 희망을 심어주고, '나도 그런 연금 하나쯤 갖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자는 것이다. 연금을 갖고 싶어 해야 연금 이야기가 귀에 들어온다. 그럼 연금의 맛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첫 번째 연금의 맛은 연금은 매일 놀러만 다녀도 돈이 나온다는 것이다. 아침저녁으로 출퇴근에 시달리며 직장에 나가서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매달 꼬박꼬박 돈이 나온다. 월급을 탈 때는 세금과 4대 보험료, 대출상환금 등 이것저것 떼는 것도 많아서 실제 통장에 들어오는 돈이 많이 줄어들지만, 연금은 약간의 세금만 떼고 다 나온다.

두 번째 맛은 연금은 종신토록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평균수명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이 시대에 내가 언제까지 살 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만약 내가 죽기 전에 모아둔 돈이 다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얼마나 불안할까· 아마 돈을 쌓아놓고도 맘대로 쓰지 못하고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끊기지 않고 종신토록 나오는 연금이 있다면 무슨 걱정이 있으랴.

세 번째 맛은 연금은 매년 금액이 오른다는 것이다. 저성장 시대라고는 하지만 물가는 매년 조금씩 오르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상품의 양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가 오르는 만큼 매년 올려주는 연금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뜨거운 아스팔트 위로 나가 '투쟁 투쟁'을 외치지 않아도 연금은 오른다.

네 번째 맛은 떳떳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부모님 세대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다 보면 '자식들 도와줄 형편도 안 되지만 도움을 받고 싶지도 않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자식들도 어렵게 살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내가 준비한 연금으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떳떳할까. 이런 부모를 보고 있는 자녀들도 부모님 노후 걱정을 덜 수 있으니 마음이 편안할 것은 물론이다.

다섯 번째 맛은 받다가 죽으면 배우자에게 물려주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금은 남편이 받다가 사망하면 함께 살던 아내에게 본인이 받던 연금액의 50~60%를 유족연금으로 물려줄 수 있다. 우리나라 수명 통계자료를 보면 남자가 여자보다 평균 5년 먼저 세상을 뜬다. 남편이 사망하면 아내는 혼자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유족연금은 아내에게 든든한 동행이 될 것이다.

이렇게 쏠쏠한 연금의 맛을 제대로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경제활동을 하면서 다소라도 소득이 있을 때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아무런 준비도 없는데 하늘에서 맛있는 연금이 뚝 떨어지지는 않는다.

연금은 국가가 운영하는 공적연금이나 민간 금융회사가 판매하는 사적연금 중 어느 것으로 준비해도 좋으나, 앞서 말한 연금의 맛을 온전히 느끼게 해주는 연금은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같은 공적연금 밖에 없다. 사적연금에는 종신보장, 물가보장, 유족보장까지 완벽히 대비해주는 연금은 없다. 그러나 아무리 공적연금이 좋다고 해도 1인 1연금 밖에 가입이 안 되니 추가적이고 여유 있는 준비를 위해서는 사적연금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입맛도 없어지는 노후에는 연금의 맛이라도 진하게 느끼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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