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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재

국민연금공단 청주지사 노후준비서비스 팀장

"저는 정년연장 되는 거 반대입니다. 이제까지 고생했으면 됐지 얼마나 더 일을 하라는 겁니까?" 어느 공기업 은퇴예정자 교육과정에서 만났던 한 수강생의 항변이다. 우리나라 고용시장에 60세 정년이 의무화된 지도 어느덧 5년째,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정년연장 얘기가 나오니 더 이상의 연장은 마다하겠다는 말이다. 그러면 정년까지 가지 말고 미리 그만두면 되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건 또 아니란다. 정년이 되어 할 수 없이 나간다면 모르지만 본인이 선택해서 미리 나가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장된 정년을 마다하고 미리 나간다면 왠지 아까운 생각이 들 것이고, 나중에 혹시 후회라도 하게 되면 그런 선택을 한 자신이 미워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리라. 게다가 정년퇴직이라는 영예도 누리고 싶을 테고. 그런데 이런 얘기는 60세 정년이 확실히 보장되는 직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의 행복한 투정이다,

60세 정년보장, 남들은 다 부러워하는 일이다. 재직 기간 중 특별한 잘못이 없다면 퇴직당할 염려 없고, 내가 일부러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만 60세까지는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정년보장이 다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적어도 은퇴 후 재취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그렇다. 좋은 직장에서 오랜 경력을 쌓고 나온 사람들이 은퇴 후 재취업은 오히려 더 힘들다고 한다. 왜 그럴까?

첫째, 정년보장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오랫동안 안주하다 보니 변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게 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직업시장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기술을 익히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이게 잘 안 된다. 가만히 있어도 정년까지는 무사히 다닐 수 있으니 굳이 힘들게 변화를 시도하거나, 위험 부담을 안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60세까지 일을 하면 일은 할 만큼 하는 거라는 생각도 한몫을 한다.

둘째, 직업 경력 면에서 봐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한 직장,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왔기에 전문성은 있을지 모르지만, 그 전문성은 그 직장에서나 통하는 전문성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기술직이나 기능직 같은 경우에는 축적된 경력과 전문성을 범용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일반 사무직이 은퇴 전 직장에서 쓰던 지식과 기술은 퇴직하면 쓸모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셋째, 너무 늦게 재취업 시장에 나오는 탓에 나이 경쟁에서 불리하다. 정년 퇴직자들이 재취업시장에 나와서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것이 나이가 많다는 것이다. 구인광고에는 나이 제한이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구인업체의 내부적인 기준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60세를 넘기지 않고 50대 중반에 나왔더라면 좀 더 쉽게 노인형 일자리에 들어갈 수 있었을 테고, 그렇게 들어간 직장에서 65세 아니 70세까지도 다닐 수 있었을 것이다.

넷째, 정년보장이 되는 직장에서 장기간 근무하다 보면 지위도 어느 정도 올라간 상태에서 소위 관리업무만 하다가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연히 어깨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고 이 힘은 좀처럼 빠지질 않는다. 이 정도 위치에 있다가 나오면 '어디든 알아주는 데가 있겠지'라는 생각인데 현실은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기업체에서 이런 사람들은 싫어한다는 어느 취업컨설턴트의 푸념은 괜한 소리가 아니다.

이런 역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년에 앞서 미리 퇴직을 할 것까지는 없지만 약점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단히 새로운 기술을 익히려는 노력, 직장일 외에 다양한 경험에 도전해보기, 일자리가 아니라면 일거리라도 갖기 위한 준비, 경제활동이 아니더라도 의미 있고 가치있는 일에 관심을 가져보려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

60세가 돼도 겨우 인생의 3분의 2를 살았을 뿐인 장수시대다. 현재 일을 하고 있는 50대 신중년의 89.3%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하고 싶다고 하고, 노후의 삶에 있어서 경제활동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묻는 질문에는 83.6%가 매우 중요하거나 중요하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고 하는 상황에서, 이제 '은퇴 후 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버렸다.

60세 정년의 시대에도 이런데 만약 정년이 65세로 늘어난다면 어떨까. 정년연장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면도 적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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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