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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10.17 15:52:18
  • 최종수정2023.10.17 15:52:18

윤진영

세명대 교양과정부 조교수

우리는 누구나 자기만의 안경으로 세상을 본다.

내가 보고 있는 세상과 다른 사람이 보는 세상이 동일하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몇 년 전 인터넷 상에서 '원피스 색깔'과 관련해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었다. 사람들은 이 원피스 색깔에 대해 '흰 바탕에 금색 줄무늬'라는 의견과 '파란 바탕에 검은색 줄무늬'라는 의견으로 나뉘었고, 같은 사진임에도 사람마다 색을 다르게 인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었다. 그 논란에 대한 정확한 과학적 해답은 생각나지 않지만, 이러한 현상은 각자의 경험에 근거하여 뇌가 색을 다르게 평가하기 때문에 발생하며 따라서 자신이 보는 것이 늘 정답은 아닐 수 있다는 설명을 들으며 신기하게 여겼던 기억이 있다.

비교적 분명해 보이는 물리적 자극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데, 상대적으로 모호한 사람의 행동이나 사회적 상황에 대한 해석과 평가는 더 다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성공이나 실패,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경험하는 다툼이나 갈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나 주변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면 그 원인을 밝히려고 동기화되어 있는데, 이를 심리학적 용어로 귀인(歸因, attribution)이라고 한다. 귀인은 자신이나 타인의 행동 혹은 특정 사건의 원인을 추론하는 과정을 지칭하며, 우리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이후의 행동을 예측하기 위해 특정 행동이나 사건에 대해 귀인 과정을 경험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다양한 사건들에 대해 유사한 인과적 설명을 적용하는 경향성인 저마다의 귀인양식(attribution style)을 갖고 있다.

귀인양식은 원인의 소재(원인을 개인의 내부 혹은 외부로 귀속시키는 경향성), 안정성(변화 가능성에 대한 신념), 통제 가능성(개인이 원인을 통제할 수 있는 정도에 대한 신념)의 차원에서 설명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요한 시험에 실패했을 때 자신의 능력 부족을 탓하고(내부 귀인), 앞으로도 시험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여기며(안정적인 귀인), 결과가 자신의 노력 여부와 상관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통제 불가능 귀인) 경우가 있을 것이다. 반대로, 시험을 잘 보지 못한 이유가 능력이 없어서라기보다 평소보다 문제가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여기고(외부 귀인), 다음번에는 잘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며(불안정 귀인), 더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을거라고 믿는(통제 가능 귀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전자를 비관적 귀인양식이라고 하고, 후자를 낙관적 귀인양식이라고 한다. 시험의 실패라는 동일한 부정적 사건에 대해 누군가는 심리적 괴로움을 적게 경험하면서 자기 자신은 물론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반면 자신의 능력 부족에 괴로워하며 노력해도 달라질 수 없을 것 같은 현실에 자기와 세상에 대해 더욱 부정적인 되고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Epictetus는 "인간은 객관적 현실에 의해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견해에 의해 고통받는다."고 말한 바 있다. 어찌보면 우리의 행복과 고통은 '각자의 눈' 즉, 현상에 대한 주관적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안경을 쓰고 자기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 삶과 세상을 다소 장밋빛의 렌즈로 보고 있을까? 아니면 어두운 회색 렌즈로 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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