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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3.14 17:56:12
  • 최종수정2023.03.14 17:56:12

윤진영

세명대 교양과정부 조교수

흥부 놀부, 콩쥐 팥쥐, 신데렐라, 백설공주… 우리에게 익숙한 이 이야기들에는 선과 악을 분명히 드러내는 인물이 등장한다. 선한 주인공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착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악한 인물의 괴롭힘에 의해 상당한 고초를 겪는다. 결말은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선한 주인공은 행복한 삶을 살게 되고 악한 인물을 벌을 받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런 식의 옛이야기들은 '인과응보'나 '권선징악' 같은 교훈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러한 전통적인 해석 방식에서 벗어나 옛이야기를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하고 재해석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져 왔다. 그 중 분석심리학의 창시자인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은 민담이나 전래동화를 통해 인간 정신의 보편성을 말하고자 했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들은 인간 정신에 대해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종종 특별한 이유 없이 싫은 사람을 접하게 된다. 자신에게 해를 입히거나 손해를 끼치지 않음에도 함께 있는 것이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 나름 싫은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그 이유 이상으로 그 사람이 싫은 것이 대부분이다. 왠지 모르게 그 사람이 못마땅하게 여겨지고 말이나 행동에 화가 나기도 하여 그 사람과의 만남을 꺼리게 된다. 분석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그림자'의 투사라고 설명하며, 그림자는 나의 일부이지만 평소 의식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나'라고 정의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 지향점을 갖고 살아가는데, 그 과정에서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특성들은 무시하거나 소홀히 하기 쉽다. 내 것이지만 내가 인정하지 않는 내 특성들이 억압되면서 그림자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억압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짙어지고 그 힘은 커지며 자신의 세력을 드러내려고 애를 쓴다. 놀부나 팥쥐, 못된 계모와 나쁜 언니들은 사실 선한 주인공과 별개의 인물이 아니라 흥부와 콩쥐, 신데렐라나 백설공주의 분신일 수도 있는 것이다. 분신을 인정하고 수용하지 않으면, 분신은 자신을 알아달라고 끊임없이 주인공을 괴롭히게 되는 것이다. 분석심리학적 관점에 의하면, 괜히 불편하고 껄끄럽게 여겨지는 사람들은 아마도 내가 보고 싶어 하지 않는 내 그림자를 갖고 있는 사람일 수 있다. 자신의 그림자를 보지 못할 때, 우리는 투사라는 심리적 기제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서 자신의 그림자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나의 그림자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을 비난하고 혐오하게 된다. 분석심리학에서는 비슷한 분류의 사람들 간의 갈등은 대개 그림자의 투사로 인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무언가를 추구하며 사는 한 그림자는 나를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그림자를 어떻게 해야 할까? 융은 그림자를 살려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 출발점은 내가 알고 있는 내가 전부가 아닐 수도 있음을 받아들이며, 내가 비난하고 있는 그 특성이 혹시 내 안에도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스스로 나쁘다고 여겨왔던 것들을 직접 실행에 옮겨보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매사에 겸손하고 타인을 위하는 삶을 살아왔다면, 때로는 제멋대로이고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혹은 만사에 최선을 다하며 완벽주의적인 삶을 추구해왔다면, 가끔은 흐트러지고 나태한 생활을 시도해보는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고 생활해본다고 해서 그 사람의 삶이 완전히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림자는 그늘에 가려져 있어 부정적일 뿐 햇빛을 받으면 긍정적으로 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과정이기는 하지만, 마음속의 그림자를 인식하고 소화시켜 나간다면, 우리의 정신은 그만큼 확장되고 자기 자신에 대한 통찰은 깊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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