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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1.23 14:42:39
  • 최종수정2024.01.23 14:42:39

윤진영

세명대 교양과정부 조교수

인간의 성장과 발달에 관한 오래된 논쟁점 중의 하나는 '유전이냐 환경이냐'의 문제이다. 즉,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더 중요한가, 아니면, 후천적인 환경적 영향이 더 중요한가 하는 물음이다. 인간의 다양한 속성 중 비교적 답이 명백해 보이는 영역들이 있다. 예를 들어,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키나 얼굴 생김과 같은 외양에는 유전이 더 강력한 영향을 발휘하는 것 같다. 그러나 정서, 성격, 인지 능력, 신체 또는 정신질환과 같이 우리가 주목하는 대부분의 인간 특성은 유전과 환경이 상호작용하여 발달하며, 그 특성에 따라 유전과 환경의 상대적 영향력이 달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인간의 지적 능력은 어떤 과정을 통해 발달하는 것일까? 타고난 지능에 따라 결정되는 것일까? 아니면 어린 시절부터 지적 자극이 풍부한 교육환경에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할까? 일찍이 영국의 철학자인 존 로크(J. Locke)는 아기는 소위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빈 석판(tabla rasa)'으로 태어나고, 출생 이후의 경험을 통해 세상에 대한 지식을 습득해나간다고 보았다. 따라서 독특한 한 개인으로 성장하는 데는 부모의 교육과 훈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말 아기는 백지상태로 태어나 후천적인 경험을 통해 빚어지는 그런 존재일까? 어린 아기를 보면 로크의 주장이 어느 정도 타당한 듯 여겨진다. 하루의 대부분을 누워지내고, 돌봐주는 어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며 먹고 자고 우는 것이 할 수 있는 것의 전부인 것처럼 보이는 아기는, 어찌 보면 참으로 무력한 존재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아기는 생래적으로 호기심이 많은 과학자로 태어난다고 주장한 사람이 있다. 바로 아동의 인지발달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최초의 심리학자로 평가받는 피아제(J. Piaget)이다. 그는 자신의 어린 자녀들의 성장 과정을 직접 관찰한 결과 아이들은 자신의 경험과 주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적극적, 능동적으로 세상에 대한 지식을 발견하거나 구성해나간다고 결론짓게 되었다. 따라서 아동 스스로 탐험하고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동 자신이 모순이나 오류를 발견할 때 지적 발달이 일어나므로 먼저 가르치거나 지시하기보다 스스로 원리를 알아내게끔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더 나아가 아이들은 경험과 세상을 이해하는 인지적 장치 또는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즉, 인간의 지적 발달은 무(無)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며,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특정 지식은 매우 쉽게 그리고 빨리 습득할 수 있게끔 진화해왔다고 보는 것이다. 그 특정 지식에는 구어적 의사소통, 사물에 대한 기초지식, 사람에 대한 이해 등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생후 3, 4개월 즈음이면 형태와 색깔에 근거하여 사물을 분류할 수 있고, 6~8개월 정도가 되면 1+1=2, 2-1=1과 같은 간단한 수학적 원리를 알 수 있다고 한다. 타인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는 능력 역시 매우 어린 시기부터 발달하여 대략 18개월 정도가 되면 타인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고, 점차 마음과 행동의 복잡한 관계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타고난 지식이 전부는 아니다. 초기의 지식을 정교화시키고 더 성숙한 지식체계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수적일 것이다.

어쩌면 아기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단지 아기가 느끼고 지각하는 것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을 뿐. 아기는 불완전하지만 작은 과학자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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