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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6.18 14:49:19
  • 최종수정2024.06.18 14:49:19

윤진영

세명대 교양과정부 조교수

부모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가 자기와 자신의 능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학업이나 대인관계를 포함한 다양한 삶의 과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도전하길 바란다. 자존감이 높은 아동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여 실패를 예상하며 매사에 위축되고 자신감 없는 태도를 보이는 아동이 존재한다.

자존감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자존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자존감은 자신의 가치와 능력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의미하는 말로, 2~3세의 어린 아동에게도 관찰되는 심리적 특성이며, 연령 증가와 함께 분화되고 정교화된다. 자존감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집단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만난 두 명의 남학생이 떠올랐다. 한 아이는 지적장애에 가까운 정도의 지적기능을 갖고 있었고, 다른 아이는 지능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정서적 어려움으로 인해 학교생활이 원활하지 않았다. 두 아이는 모두 초등 6학년이었고, 학업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두 아이가 자기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는 완전히 달랐다. 지적기능에 문제가 있던 아이는 늘 웃음 가득한 얼굴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다녔다. 봄이 되면 혼자 버스를 타고 여의도에 벚꽃 구경을 다녀오고, 겨울이면 스케이트장에서 살다시피 했으며, 동네의 맛집을 찾아다니며 먹고 싶은 음식을 사 먹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고 했다. 새로운 보드게임을 보면 흥미로워하며 도전해 보고 싶어 했고, 게임에서 지면 허허 웃으며 이긴 아이를 축하해주었다. 반면, 정서적 어려움을 갖고 있던 아이는 늘 위축되고, 긴장해 있었다. 엄마 없이 혼자 버스를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고, 좋아하는 햄버거 가게에서도 주문을 하지 못해 주춤거리는 때가 잦았으며, 숙제를 할 때는 늘 누나의 도움을 구했다. 친구들과 함께 보드게임을 할 때면 점수를 계산하지 못해 당황해했고, 게임에서 지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혼자 눈물을 뚝뚝 흘리곤 했다. 지적 능력이나 성적의 측면에서는 후자에 해당하는 아이가 훨씬 뛰어났지만, 행복하고 성숙해 보이는 건 첫 번째 아이였다. 무엇이 두 아이의 차이를 만들었을까. 자존감의 차이가 아닐까.

첫 번째 아이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걷기나 말하기 등 전반적인 발달이 느린 편이었다. 부모는 아이가 또래에 비해 늦다는 것을 일찍 알아챘고, 병원 진료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 부모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아이가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아이가 수학 시험에서 30점을 받아오면, "전에는 아예 문제를 풀려는 생각조차 없었는데, 30점을 받은 걸 보니 이번에는 문제를 풀기 위해 애를 썼구나."라고 말하며 기뻐했다. 또한, 아이의 자립심을 키워주고자 노력했다. 아이 혼자 버스를 타게 하고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을 받아오게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는 부모의 도움 없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점점 많아졌다. 또한, 아이의 더디고 작은 변화에도 부모는 크게 기뻐하며 아이를 칭찬해 주었다. 아이는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적이었고, 세상은 자신에게 호의적이라고 여기는 것처럼 보였다. 반면, 두 번째 아이의 부모는 아이에 대해 늘 노심초사했다. 왜소한 체구의 아이가 또래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공부라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여기저기 학원을 보내며 공부를 강요했다. 또한, 야무지지 못한 아이가 혹여 다치거나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공부 외의 모든 것을 부모가 대신 해주고 과잉보호했다. 아이는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이의 타고난 기질이나 성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부모의 양육방식은 아이의 자존감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모든 사람에게 각자의 재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모의 믿음과 존중의 시선은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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