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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7.23 17:21:44
  • 최종수정2024.07.23 17:21:43

윤진영

세명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초중고 학생들의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서 부모들은 이 짧고도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많은 경우 가족이 함께 휴가를 다녀오기도 하고 조금은 편안하고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바쁜 일과 속에 가려졌던 갈등이 드러나고 증폭되면서 오히려 몸과 마음이 소진되는 사람도 있다.

방학만 되면 틱장애(tic disorder)가 악화되는 아동을 만난 적이 있다. 틱장애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어깨, 몸통 등의 신체 일부를 반복적으로 빠르게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을 주된 증상으로 하며, 초등학생에게 흔히 나타난다. 상당수는 자연스럽게 증상이 사라지지만, 틱이 만성화되거나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 약물치료나 심리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틱은 주로 신경생물학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역시 틱의 발생과 악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아이의 경우 학교생활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공부도 잘하는 편이었고, 친구 관계도 원만했다. 긴장하는 상황이 되면 가끔 코를 킁킁거리거나 눈썹을 씰룩이는 등의 틱증상을 보이기는 했지만,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었다고 했다. 상담을 받게 된 이유는 방학을 맞아 틱증상이 심각해졌기 때문이었다. 아이는 쉴 새 없이 오른팔을 앞뒤로 흔들었고, 급기야는 숟가락을 들지 못해 밥조차 제대로 먹을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당사자인 아이는 물론 지켜보는 부모 역시 상당한 고통을 받고 있었다. 부모와의 면담과 아이에 대한 관찰을 통해 부부의 갈등과 불화가 결정적인 스트레스 요인임을 추정할 수 있었다. 아이의 부모는 모두 한 번의 이혼 경력이 있는 재혼부부였다. 서로에 대한 강한 끌림으로 만난 지 3개월 만에 결혼을 했지만 신혼 초부터 갈등이 시작되었다고 했다. 아버지는 정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충동적이고 무절제했고, 어머니는 차갑고 엄격한 편이었다. 부부는 서로를 못마땅해 하고 비난하곤 했다. 작은 말다툼으로 시작했던 부부싸움은 시간이 갈수록 격해지고 잦아져 아버지가 종종 가출을 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곤 했다. 부부의 성격 차이는 아이에 대한 양육방식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아버지는 늦은 나이에 어렵게 얻은 아이에게 한없이 다정했지만 불같이 화를 낼 때가 있었고, 어머니는 이제 겨우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를 과도하게 통제하고 학업에 대한 압박을 가했다. 또한 부부는 아이의 동일한 행동에 대해 상반된 목소리를 낼 때가 많았다. 예를 들어, 규칙 위반에 대한 대가로 어머니가 게임을 금지하면 아버지는 몰래 아이를 PC방에 데려갔고, 어머니가 탄산음료를 금지하면 아버지는 용돈을 주며 사먹게 했다. 아이가 친구와 싸우고 돌아오면 어머니는 혼을 냈고, 아버지는 칭찬을 했다. 부모는 함께 식당을 운영했기 때문에 방학을 하면 아이 역시 부모님의 식당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고, 학교에 다닐 때에 비해 부모의 싸움과 갈등을 더 자주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방학과 함께 아이의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듯 했다.

부부의 교육관이나 양육관이 똑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아이가 행동의 기준을 배우고 익히기 위해서는 부모가 어느 정도 일관된 태도를 갖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의 행동에 대해 부모가 상반된 반응을 보인다면 아이는 누구의 말을 따라야할지 몰라 혼란과 갈등을 겪게 될 뿐만 아니라 행동의 기준을 배우는 것도 어렵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아이가 부모의 싸움을 고스란히 목격한 데 있었다. 심각한 수준의 부부싸움에 자주 노출되면서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면서 점차 불안과 위축 등의 심리적 문제를 갖게 된 것이다. 싸우지 않는 부부는 없다. 그러나 각자의 특성을 인식하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타협점을 찾고 보다 건강한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부부싸움은 부부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부부의 갈등이 그토록 귀한 자녀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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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