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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4.23 14:50:56
  • 최종수정2024.04.23 14:50:56

윤진영

세명대 교양과정부 조교수

얼마 전 끝난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우리가 자주 접했던 말 중의 하나는 '도덕성 검증'일 것이다. 그리고 불법적 재산형성이나 각종 사생활 문제 등과 관련된 도덕성 논란에 휩싸여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후보자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이러한 도덕성 문제는 특정 계층의 성인에게만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점점 연령이 어려지는 학교폭력 문제나 청소년 범죄의 심각성은 우리 사회의 도덕성 문제가 우려해야 할 수준임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은 자녀를 양육하는데 있어 타인에게 공감하고 이타적인 행동을 할 것을 북돋우고 가급적이면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될 수 있는 언행을 피할 것을 강조한다. 어린 시절부터 도덕성에 대한 가르침을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도덕성 위기가 분명해 보이는 이 상황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도덕성은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로써 옳고 그름, 선과 악을 구별할 수 있고, 이런 구분에 따라 행동하며, 도덕적 기준에서 벗어난 언행을 했을 때 스스로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경험하는 것까지 포함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콜버그(L. Kohlberg)는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판단을 분석하여 도덕성 발달을 3수준 6단계로 설명하였다. '전인습적 수준'에서는 외부에서 부여한 규칙이 중요하고, 도덕성은 행위의 결과에 의해 결정된다. 힘이나 권위에 복종하되 처벌을 피하는 것이 주된 동기로 작용하는 '처벌과 복종 지향 단계'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지 그리고 동등한 거래인지가 판단의 기준이 되는 '도구적 쾌락 지향 단계'로 구분된다. '인습적 수준'에서는 좋은 인간관계 및 사회적 질서 유지가 도덕적 판단의 근거로 작용한다. '착한 아이 지향 단계'에서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타인을 기쁘게 하고 돕는 것이 목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법과 질서 지향 단계'에서는 법과 질서를 중요하게 여기며 사회질서의 유지를 위해서는 규범이나 법을 따라야 한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후인습적 수준'에 이르면 도덕 판단은 개인의 내적 원칙에 의한 선택이 되며, 보편타당한 원리로써의 정의에 근거하여 옳고 그름을 판단하게 된다. 법과 질서는 존중하지만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이 그보다 우선임을 아는 '사회계약 지향 단계'와 보편적인 윤리적 원리를 토대로 스스로 규정한 도덕적 정의와 원칙을 추구하는 '보편적인 윤리적 원리 지향 단계'로 구성된다. 도덕성은 연령이나 인지 수준과 관련이 있어 단계적으로 발달하는데, 나이가 어린 아동이나 청소년은 보통 1, 2단계에서 판단하고, 대부분의 성인은 3, 4단계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고등교육을 받고 사회적으로 탁월한 성취를 이뤘음에도 비양심적이거나 비도덕적인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옳지 않은 행동을 하게 되면 죄책감과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이 일반적이다. 법적 처벌이나 타인의 비난이 없더라도 잘못을 저지르면 마음이 불편해진다. 반면, 자신이 정의롭고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스스로에 대해 자부심과 당당함을 느낄 것이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인간은 도덕관념을 가지고 태어나며 도덕성은 우리의 유전자에 새겨진 본성이라고 주장한다. 어쩌면 타고난 도덕성이 잘 발현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야 말로 아이가 진정한 성공과 행복에 이를 수 있게 하는데 꼭 필요한 요소가 아닐까.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타인이 느끼는 아픔에 깊이 공감하고, 양심적으로 행동하는 좋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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