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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11.19 14:18:00
  • 최종수정2024.11.19 14:18:00

윤진영

세명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눈치가 없고 너무 나댄다는 이유로 상담실을 찾은 아이가 있었다. 어머니가 들려주는 아이에 대한 에피소드는 다양했다. 공개수업 시간에 담임선생님의 실수를 큰 소리로 말하고, 처음 만나는 어른에게 뚱뚱하고 못생겼다며 거리낌 없이 외모를 지적하는 등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또한,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는 책가방이나 점퍼, 안경을 두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 빈번했으며, 간단한 심부름인데도 금방 잊어버려 여러 차례 다시 말을 해줘야만 한다고 했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참고 기다리는 것을 힘들어하여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도중에 불쑥 끼어드는 일이 잦다고 했다. 또한, 머리는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학업 성적은 그에 못 미치는데,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수학 개념은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사칙연산에서 틀리거나 문제지 뒷면을 보지 못한 채 앞면만 풀고 교실을 나와 버린 적도 있다고 했다. 애기 때는 어머니 혼자서 돌보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활동량이 많았지만, 현재 과잉행동은 많이 줄어든 상태라고 했다. 그러나 부주의함과 충동성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처럼 보였다.

부모님은 아이의 활발함과 적극성이 내심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부모님은 모두 소극적이고 내향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 나름 손해를 보면서 살았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아이는 자신들과 정반대의 성향을 갖고 있어 다른 사람의 눈치 따위는 전혀 살피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어디서든 제일 먼저 나서며 늘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아이가 좋아보였다고 했다. 그러나 연령이 증가하면서 아이의 적극성과 활발함, 당당함은 문제행동이 되었다. 선생님들로부터 지적을 받거나 혼나는 날이 많아졌고, 친구들도 아이를 무시하면서 싸우는 일이 잦아졌다. 부모님 역시 아이를 통제하고 엄격하게 대할 수밖에 없었고, 심지어는 가벼운 체벌까지 하게 됐다고 했다. 아이는 점점 불안정해지고 자신감이 떨어졌으며 말수는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아이가 초등 4학년이 되서야 부모님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도움을 구하게 된 것이다. 아이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약물치료를 시작하게 됐다.

ADHD는 부주의, 과잉행동, 충동성을 핵심 증상으로 하며, 아동기에 흔히 나타나는 신경발달장애이다. 적절한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성인이 된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렇다면, ADHD 진단을 받은 아이는 모두 어른이 되었을 때 적응상의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일까. 핵심은 '자존감'에 있다. 많은 ADHD 아동은 산만함이나 충동성으로 인해 가정이나 학교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에 빈번히 노출되면서 좌절감을 경험한다. 즉, 잦은 실패 경험과 또래나 교사로부터 부정적인 평가와 거부를 겪게 되면서 자아개념이 손상되고 자존감과 유능감이 저하되는 것이다. 많은 ADHD 아동은 스스로에 대해 "난 늘 야단맞는 아이야", "난 언제나 실수해", "사람들은 나를 싫어해"라고 생각하기 쉽다. 점차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이 힘들어지고, 심지어 우울이나 불안, 반항심 같은 정서적 어려움까지도 발생하게 될 수 있다.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ADHD 아동은 높은 열정과 강한 추진력을 갖고 있는 것일 수 있다. 부모가 아이의 특성을 일찍 알아채고 필요한 도움을 준다면, 그래서 자신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울 수만 있다면, 아이는 자신의 넘쳐 오르는 에너지를 보다 건강한 방식으로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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