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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4.22 14:44:21
  • 최종수정2025.04.22 14:44:21

윤진영

세명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늦은 밤 홀로 길을 걷는 도중 자신을 뒤따르는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면, 대부분은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걸음을 재촉하거나 재빨리 안전한 장소로 피신할 것이다. 만일 이 상황에서 아무런 기분도 느끼지 못했다면, 도망치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며 어쩌면 위험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또한, 중요한 부탁을 하기 위해 만난 친구가 깊은 슬픔에 빠져있는 상태라면, 부탁은 잠시 미루고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불안, 우울, 분노와 같은 감정을 지속적으로 느끼는 것이 신체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는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렇게 정서는 우리가 환경에서 살아남고 적응하며 타인과 관계를 맺는데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 오랜 시간 동안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지적 능력에 관심을 가져왔으나, 최근 '감정 또는 정서'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다. 정서는 인지 과정, 사회적 행동, 신체적 건강의 핵심이며, 삶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기는 기본 정서라고 지칭되는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생후 2개월 무렵이면 부드러운 신체 접촉이나 엄마의 목소리에 대한 반응으로 미소를 짓고, 4개월이 되면 좋아하는 장난감을 빼앗겼을 때 강하게 불쾌감을 표현할 수 있다. 두 돌에 가까워지면 이전과는 다른 복잡미묘한 정서를 표현하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정서는 자기에 대한 인식 및 타인의 반응에 대한 의식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자의식적 또는 사회적 정서라고 명명된다. 아기는 스스로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 자부심을, 자신에게 관심이 집중된 경우에는 난처함과 창피함을 표현한다. 또한, 실패나 도덕적 위반 같은 부정적 행동을 저지르면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경험하며 자신의 잘못을 보상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한편, 정서 조절은 정서 이해나 표현에 비해 다소 복잡한데,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사회에서 수용 가능한 형태로 조절하여 표현하는 것까지 포함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사실 아주 어린 아기들은 스스로 정서를 조절할 수 없다. 불쾌한 감정이 촉발되는 경우 양육자의 위로나 위안을 통해 감정을 가라앉힐 수 있다. 연령이 증가하면서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도 함께 성장하며, 사람들은 자신만의 다양한 정서 조절 전략을 발달시키게 된다.

최근 모 연예인이 "인생은 기분 관리야!"라고 말하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우리의 삶에서 감정이 얼마나 중요하지를 아주 유쾌한 방식으로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이 주어지는 것은 동일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보내는 사람과 불편하고 긴장된 기분으로 보내는 사람의 주관적 행복감은 완전히 다를 것이다. 모든 삶에는 희노애락의 순간이 존재한다. 기쁜 일이 있으면 즐겁고, 슬픈 일을 당하면 슬픈 것이 당연하다. 다만,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남들보다 더 심하게, 더 오랜 기간 힘들지 않을 수 있도록 기분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까운 사람에게 마음을 터놓을 수도 있고, 그림을 그리거나 격한 운동을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긍정 정서를 높이고, 부정 정서를 줄일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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