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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9.02 16:22:0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 석길영·홍대기
장발과 나팔바지 유행 하던 70년대 동네에서 좀 산다하는 집에만 있던 야외전축 그 친구가 야유회나 소풍갈 때 가져오면 촌놈들 눈이 휘둥그레 전축 주위에 뺑돌려 모여 신기해하며 음악에 심취해 디스코를 열심히 추던 시절.

"You are the answer to my lonely prayer, You are an angel from above. I was…."

닐 세네카의 감미로움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면 한쪽 귀퉁이에서는 연인들이 성냥개비로 탑쌓기를 하고 심심풀이로 재떨이에 동전 넣고 오늘의 운수를 뽑아 보며 좋은 괘가 나오면 주택복권 하나 사고 싶은 충동을 간직했던 추억의 음악다방. 뽀얀 담배연기로 가득 찬 다방은 20, 30대들로 발디딜 틈도 없었다.

ⓒ 석길영·홍대기
그들은 유리창 속의 DJ목소리와 함께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음악에 취한 듯 미동도 하지 않는다. 때로는 고막이 터질듯 한 보컬그룹의 록 음악이 나오면 마치 리드싱어가 된 듯 노래를 따라 부르며 몸 장단을 맞춘다.

지난 60~70년대를 거쳐 80년대 중반까지 각 도심과 변두리 지역에 넓게 자리했던 '음악다방' 속의 한 풍경이다.

얼마 전 TV프로그램에서 추억의 세시봉이란 프로가 중장년층을 열광케 했다.

지금 아이들은 세시봉이 무슨 음료수쯤으로 알고 있지만 그 당시에 음악다방의 대부격인 세시봉이 중장년층을 아련한 추억으로 여행에 초대하면서 많은 이들이 브라운관 앞에서 열광과, 진한 향수를 느꼈을 것이다.

ⓒ 석길영·홍대기
차 한 잔 값이 100원 정도하던 시절, 음악다방은 마땅히 갈 곳 없고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았던 사회 초년생들이나 대학생, 직장인들의 유일한 휴식처였다. 매서운 추위가 맹위를 떨칠 때라면 사랑하는 연인과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평소 좋아하던 팝송을 맘껏 들을 수 있는 음악다방의 인기는 하늘을 치솟았다.

음악다방의 얼굴마담은 단연 DJ였다. 유리창 너머 뮤직박스 속의 DJ들은 왜 그리도 멋지고 경외스러웠던지 그 시절 젊은이들은 누구나 한번쯤 화려해 보이는 DJ를 꿈꾸기도 했다.

장발이 유행하던 시절, 뒷주머니에 일명 도끼빗을 넣고 다니며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거울 앞에서 자아도취에 빠져 머리를 빗는 DJ의 모습 또한 그렇게 부러울 수 가 없었다. 특히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새내기들에게는 DJ가 요즘 청소년들로부터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소녀시대나 슈퍼주니어에 버금가는 동네 우상이었다.

그들은 뮤직박스 주위에 앉아 커피 한잔 시켜놓고 하루 종일 친구와 노닥거리며 음악을 들었다. 한번에 5∼6개의 팝송과 가요를 신청하는 욕심쟁이 단골손님도 많았다. 어쩌다 잘생긴 DJ와 눈이라도 마주치면 두근거리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해 친구들에게 자랑을 늘어 넣기가 일쑤였다.

ⓒ 석길영·홍대기
그 시절 약속다방은 왜 그리도 많던지, 그 약속다방에서는 또 얼마나 많은 약속과 기다림, 이별이 있었을까. 그때가 그립지만 요즈음 추억의 음악다방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 당시에는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비싼 오디오를 구입할 수 없어 자연스레 음악다방을 찾았지만 지금은 간편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오디오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음악다방이 대중음악문화를 선도하기도 했다.

지금은 소형MP3나 심지어는 휴대폰에도 음악이 저장되어 간편하게 들을 수 있고 듣고 싶은 음악을 다운받아 듣지만 그 시절처럼 낭만은 사라진지 오래다.

이런 가운데 추억의 향수를 전달하는 DJ이가 있다.

32년째 음악이 좋아 청주에서 음악주점(하복대 DJ가 있는 호프)을 운영하는 홍성원씨. 고등학교 때 팝송의 매력에 흠뻑 빠져 음악을 실컷 들을 수 있는 DJ의 길을 선택했다는 그는 잠시 다른 길로 외도를 했지만 음악에 대한 미련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다시 DJ길로 들어섰다. 그는 생김새부터가 천상 DJ다. 음악을 들을 때가 가장 기쁘다는 홍씨는 어찌 보면 음악다방의 마지막 DJ다. 한때 몇 만장의 LP판을 보유했던 그 시절은 추억 속에서만 공존하지만 여전히 그때의 추억을 생각하며 꾸준히 찾아주는 손님들이 있어 행복하다는 그의 눈빛 속에 지난날의 향수가 촉촉이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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