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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People & Life - 천년의 세월을 이어온 진천농다리

  • 웹출고시간2012.04.29 19:36:4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 석길영·홍대기
충청북도 진천의 깊은 산, 시원을 알 수 없는 물줄기가 거대한 바위에 물길을 냈고 들녘의 목을 축여주던 물이 시내를 이루면서 강으로 강으로 향한다.

그 물길을 가로 지르면 천년의 다리, 그저 묵묵히 흐르는 물길과 하나 되어 인간의 삶과 자연을 잇고 있다.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굴티 마을 초입에는 넓은 하천이 흐르고 있다.

마을의 길목인 이곳에는 천년세월을 이어왔다는 진천농다리가 있다.

농다리는 길이 100m에, 폭이 약 4m에 달하는 안정적인 다리로 28개의 교각과 교각사이에 상판을 걸쳐 놓은 방식으로 쌓았다.

멀리서 보면 마치 다리가 아니라 돌무더기처럼 보인다.

교각을 세우고 반듯하게 돌을 깎아 만든 다리가 아니라 돌을 원래의 모양 그대로 쌓아 투박하기 때문이다. 겉모습은 듬성듬성 구멍도 뚫리고 발로 밟으면 삐걱거리며 움직인다. 큰 돌을 쌓고 그 사이사이에는 작은 돌을 끼워 넣었다. 교각을 둥그렇게 쌓아올려 물의 저항을 줄이고 교각과 교각사이로 물이 쉽게 흘러가도록 만들었다.

ⓒ 석길영·홍대기
긴 세월동안 농다리가 유실되지 않은 체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축조방법이 특별했기 때문이다.

사력암질의 붉은 색 돌을 마치 물고기 비늘처럼 앞뒤를 맞물리게 쌓아 눌러주는 방식으로 쌓고 돌과 돌 속을 채우는 석회물의 보충 없이 돌 뿌리가 서로 물려지도록 쌓은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과학적으로 쌓은 다리는 물과 하나 되어 천년의 오랜 세월 동안 장마나 강한 물살에도 원형을 잃지 않고 있는 이유다.

'농다리'의 '농'자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물건을 넣어 지고 다니는 도구의 '농(?)'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고 혹은 고려시대 임연 장군이 '용마(龍馬)'를 써서 다리를 놓았다는 전설에서 '용'자가 와전되어 '농'이 됐다고도 한다.

농다리가 있는 구곡리는 상산 임씨의 집성촌이다.

고려 때부터 이곳에 자리 잡은 사람들은 긴 세월 농다리와 더불어 살아온 마을사람들은 고향을 지키며 살아온 상산임씨의 후손들이다. 불과 30년전 만 해도 굴티마을의 논밭은 대부분 농다리 건너편에 있었다. 1982년 댐 확장으로 수몰되기 전까지 농다리를 통해 구곡리와 왕래를 했다고 한다.

만약 농다리가 물에 잠기면 논에 갈일도 막막했다고 하니 농다리는 집과 일터를 잇는 삶의 일부였는지도 모른다.

중요한 삶의 무게였던 만큼 농다리에 대한 전설도 많다.

ⓒ 석길영·홍대기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곳에 부잣집이 있었는데 동냥을 온 도사에게 밥은커녕 소여물을 줘 보낸 후 큰 물난리가 났다는 것. 베풀지 않고 살았던 부잣집은 마을이 수몰된 지금도 저수지 바닥에서 금방아를 찧고 있다고 한다.

또 저수지와 구곡리를 잇는 길을 뚫었는데 이것이 용의 허리를 자른 격이라 비가 많이 오게 됐다는 얘기도 있다. 지금까지도 마을 노인들을 통해 구전되는 얘기들은 대부분 물에 대한 얘기다.농다리가 생겨난 이유도 고려시대 부친상을 당하고 친정으로 돌아가는 여인이 물을 건너지 못하자 다리를 놓아주었다는 것에서 비롯되니 물과 마을에 얽힌 이야기가 농다리와 함께 천년을 전해온 것이다.

천년을 이어온 다리라고 하지만 폭우가 내리거나 천재지변으로 인해 일부 유실되는 경우도 있었다.

동양 최고의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자치단체의 지원도 적극적이었다.

2000년부터 해마다 농다리 축제도 열린다. 농다리에 대해 알리기 위해 전시관도 만들었고 다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도 만들어졌다.

살아서 농사를 짓기 위해 건너고 죽어서는 꽃상여에 실려 건너는 사람과 공존하는 다리, 바로 진천 농다리다.
글 / 홍대기 작가

사진 / 홍대기·석길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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