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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People & Life - 호랑이 보다 무서운 곶감

  • 웹출고시간2012.11.11 17:51:2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 석길영·홍대기
늦가을 산골마을이 선명한 감빛으로 완연하다. 예로부터 사람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는 감나무. 잎새 다 떨어지는 한로에서 입동 근처까지 영동의 시골마을은 온통 감 따는 소리로 가득하다.

막바지 가을이 사람에게 내려준 멋진 선물이다. 봄, 여름을 거치며 비바람 태풍 속에서도 스스로 제살을 튼실하게 키워온 여문 감. 지금도 감 따는 소리와 함께 아버지의 산골마을이 깊어간다.

이미 계절은 농한기에 접어들었지만 이곳 영동 사람들의 가을 수확은 지금부터가 절정이다. 긴 대나무 장대와 바구니 몇 개를 들고 뒷동산 논도 밭도 아닌 언덕배기에 푸른 하늘에 주저리주저리 꽃핀 듯 매달려 있는 감을 따는 날은 마을 전체가 축제다.

ⓒ 석길영·홍대기
어떤 사람들의 도움도 받지 않고 순전히 자연의 힘으로만 성장하고 무르익은 감.

감은 주로 충남이남 평균기온 15도 내에서 잘 자라며 예로부터 사과, 포도와 함께 한반도의 3대 과실로 뽑혀왔다.

영동사람들에게 감은 가난을 견디게 만들어준 효자상품이었다.

그것은 자연이 내려준 또 하나의 축복과 마찬가지였다.

영동의 감은 소백산맥이 지나는 산간 지대로서 일조량이 풍부하고 밤과 낮의 기온차가 큰 지역이다. 이런 기후 때문에 당도가 높고 차진 속살 때문에 곶감용으로 많이 사랑받아 왔다. 영동에서 생산되는 감은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의 6%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감을 말린 곶감을 많이 생산하는데 영동군은 경북 상주시와 충청남도 논산시 양촌면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곶감 생산지로 손꼽히고 있다.

ⓒ 석길영·홍대기
추수가 끝난 뒤 농부들은 감나무에서 힘들게 따온 감을 정성들여 깎는다.

잘 깎여진 감들은 하나하나 걸개에 매달려 감덕이라 불리는 저장고에 보관된다.

이렇듯 한달 여를 바람과 햇볕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숙성되고 말라가면 곶감이 된다.

곶감 하나하나처럼 성장하며 숨 가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큰 수확이다.

감나무는 본디 제뿌리를 갖고 있지 않다. 어린 고욤나무가 자라면 밑 둥을 잘라 홈을 낸 다음 과실이 열리는 감나무 줄기를 이식시키는 것이다. 이렇듯 모든 감나무는 고욤나무라는 바탕에 뿌리에 시집와 풍상을 이겨내며 성장하여 후일 풍성한 과실을 맺게 된다.

ⓒ 석길영·홍대기
그래서 감나무을 일컬어 사람을 닮은 나무라 부르는 이유가 거기 있다.

쌀 누에와 함께 삼백(三白)의 하나로 겨울 제사상에 빼놓을 수 없는 곶감이지만 이제는 고급청과물에 밀려 어린아이 군것질감으로 구박받기 일쑤다.

어린 시절 겨울방학 때 시골집에 내려가면 귀여운 손자 왔다고 할머니가 다른 식구 몰래 시렁에서 꺼내주던 곶감. 셋을 먹어도, 다섯을 먹어도 더 먹고 싶어 할머니 몰래 광에 숨어들어 꼬치 채 꺼내들고 동네 꼬마들과 나눠먹던 추억이 엊그제 같다.

더구나 긴긴밤 화롯불 앞에서 할머니가 들려주던 곶감과 호랑이 이야기는 핵가족화 되어서 이제는 어디에서도 들어볼 수 없게 됐다.

ⓒ 석길영·홍대기
싸리나무가지 대신 나일론 줄이나 새로 나온 걸개에 끼워 시멘트벽 돌담에 메달아 말리는 곶감 타래도 을씨년스럽지만 외국산 수입과일에 입맛을 버린 요새 아이들은 아빠 엄마의 어린 시절을 맛볼 수 없는 현실이다. 다행히 웰빙의 바람을 타고 다시 곶감이 인기를 끌지만 어린 시절의 아련한 향수는 사라진지 오래다. 올해 100접의 곶감을 생산했다는 영동의 한 촌로는 올겨울에는 서울 사는 손자들에게 수정과의 참맛을 보여주겠다며 곶감을 다른 외국산 과일과 비길 수 있겠냐며 변하는 세태를 푸념한다.

화롯불 앞에서 할머니가 들려주던 전래동화를 들으면 먹던 곶감이 오늘따라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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