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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3.04 22:22:3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 석길영·홍대기
떨어지면 꿰매고, 구멍 나면 때우고, 닳은 농기구는 대장간에서 쇠를 덧붙여 쓰던 시절이 있었다.

어린 시절만 해도 시장통을 지나가다 얼굴에 검댕을 시커멓게 묻히고 우람한 근육을 자랑하는 대장간 아저씨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들이 내려치는 쇠망치에 부딪치는 날카로운 금속성의 소리들이 단순한 쇳소리가 아니라 일정한 리듬을 가지고 있어 그 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면 저절로 발걸음이 그 일정한 소리에

맞춰지곤 했던 기억이 난다. 보기에도 무거워 보이던 망치였다.

이제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기계 생산되고 값싸게 수입되는 탓에 그림속의 풍속도가 되어가는 대장간. 예전 같으면 장터의 초입에서 으스대며 떵떵거리던 대장간이 장터 끝 외진 골목에서 옛날을 추억하며 가끔씩 오는 손님들을 맞는다.

예전에는 농기구나 일상 생활도구도 대장간에서 직접 두드려 만들기에 바빴지만 지금은 직접 두드려 만드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기계 생산이 되지 않는 도구들이나 직접 만든 호미나 괭이 등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풀무로 쇠를 달구고 망치로 두드려 물건을 만든다.

증평 대장간을 찾아간 것은 함박눈이 곱게 내리던 날.

대장간 문을 열고 들어서니 쇠를 달구는 화덕도 보이고 달구어진 쇠를 내려치는 모루도 보인다.

ⓒ 석길영·홍대기
대장간 가득 농기구가 빼곡히 걸려 있고 연기에 그을려 칙칙하고 어둠 컴컴한 좁은 공간에서 쇠 두드리는 소리와 화구의 빨갛게 피어오르는 불꽃이 반가우면서도 명맥만 이어가는 어려운 실정임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 옛날 풍무질 하던 꼬마 아이와 변강쇠의 상징처럼 보이는 윗저고리를 벗어 제치고 메를 내리치는 메꾼과 달군 쇠를 집게로 잡고 내리치는 메에 맞춰 요리조리 돌려가며 모양을 잡던 대장장이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 석길영·홍대기
쇠를 달구어 두드리고 식히기를 반복하며 불순물을 빼내고 쇠의 성질과 결에 맞춰 넓히고 늘이기의 과정 속에서 어떤 쇠는 식칼이 되어 주방에서 아낙의 손에 들려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도구가 되고, 어떤 쇠는 낫이 되고 호미 괭이가 되어 아버지의 거친 손에 들려 밭을 일궈 먹거리를 키워내는 소중한 농기구로 태어난다.

또 어떤 쇠는 엿장수의 가위가 되어 맑고 청아한 소리를 내며 방안의 아이들을 불러내며 엿장수의 노랫가락에 장단을 맞추는 악기도 된다.

담금질이 지나쳐 쇠가 너무 강해져 쉬 부러지지 않고 부족하여 쇠가 물러져 쉬이 닳지 않게 쇠에 혼을 불어 넣는 대장장이의 검게 그을린 얼굴에 맺힌 굵은 땀방울에 화구의 빨간 불빛이 반사되어 반짝이는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우면서 아릿한 아픔이 되어 가슴을 파고든다.

우리의 전통적인 기술들이 많이 사라져가고 있는 요즈음 대장장이의 경쾌한 망치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
글 / 홍대기 작가

사진 / 홍대기·석길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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