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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People & Life - 아궁이

'타닥타닥'타오르는 은은한 불…행복을 만드는 하얀 연기

  • 웹출고시간2012.04.15 16:42:3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 석길영·홍대기
타닥 타닥 장작 타들어가는 아궁이. 그 위에 가마솥이 오르면 차갑게 얼어있던 이곳은 생기를 되찾는다.

생명을 얻은 아궁이속 불씨 하나로 집안 곳곳은 온기로 가득차고 산골의 겨우살이도 함께 시작한다.

고즈넉한 산골 산새가 아침을 부르면 한 겨울 산속의 아침은 더디 찾아오지만 사람들은 변함없이 아침을 준비한다.

보채는 아이들 다루듯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불씨는 살아나고 부엌에 나란히 걸려있는 가마솥, 그중에 하나는 또 다른 식구를 위한 것이다.

농가에 충실했던 일꾼을 위해 주인은 자신의 식사보다도 먼저 녀석의 아침을 챙긴다.

자연에서 얻은 것으로 자연속 생명을 살 찌우는 삶, 그속에서 아궁이는 톡톡히 그 역할을 해준다. 주인의 정성으로 풍족한 식사를 하고 겨울내 소들은 튼실히 살을 찌우고 봄에 밭일을 충실히 해낸다.

ⓒ 석길영·홍대기
산골로 시집와 보낸 수십 년 세월, 이제는 성냥을 당기기만 해도 금새 투닥투닥 불길이 번지고 아궁는 뜨겁게 몸을 달군다.

더도 덜도 욕심 부리지 않고 그저 자연에서 얻은 것이면 만족했던 사람들 소박했던 부엌살림에 자연과 닮은 사람들이 사는 산골.

사방에 산을 끼고 자리한 집 한 채 겨울바람은 제터를 만난양 이곳에 더욱 세차게 불지만 뒷마당에 쟁여 논 장작더미는 마음마저 풍요롭게 한다.

유년시절 밖에서 얼음지치기 하다 옷이 흥건히 젖어 집으로 돌아오면 엄마가 부엌에서 매케한 연기 속에 저녁밥을 준비하신다.

반가운 마음에 들어서려하면 "매운데 왜 들어와" 하시며 마르지 않는 나무를 연신 불며 아궁이에 불을 지피던 어머니, 그 눈물은 바로 구수한 밥이 되고, 따뜻한 아랫목을 만들었다.

ⓒ 석길영·홍대기
어느 정도 불이 타오르면 들어오라 하시며 엉덩이를 아궁이 쪽으로 향해 젖은 옷을 말리고, 어머니는 놀이에 지친 아들을 위해 감자며 고구마를 아궁이에 넣어 간식을 만든다. 아궁이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염을 다해 타고 남은 숯은 다시 화로로 옮기어 방안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아궁이가 있는 부엌은 할머니 어머니 며느리가 옹기종기 모여 서방님 흉보며 깔깔대고 웃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며, 갓 시집온 며느리가 부모가 그리워 눈물을 훔치고, 시부모 시집살이를 원망하며 한을 삭인 공간이 아니었을까? 남자에게는 금남의 구역이지만 여자들에게는 그들만의 소중한 공간이었을 것이었다.

옛날에 흔하디흔한 아궁이가 있는 부엌은 개량식으로 바꾸면서 모두 사라졌지만 그 맥을 유지하는 있는 진천군 문백면 은탄리의 한 촌로를 찾았다.

ⓒ 석길영·홍대기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에 찾았지만 어르신께선 벌써 장작과 삭정이로 아궁이에 불을 지피시고 계셨다. 깊게 패인 주름 속에 묻어난 정겨움이 우리네 아궁이와 닮았다.

"이런 걸 찍어다 뭐에 쓸려고 햐~" 하시며 "남들 다 하는 입식 부엌을 우리는 사정이 있어 못하고 있어 남사스럽구먼."하시며 "이런 것 내보내면 남들이 욕할까 싫은데…." 하시는 순박한 모습에 반짝하던 꽃샘추위도 노부부의 사랑 앞에 한풀 꺾였다.
글 / 홍대기 작가

사진 / 홍대기·석길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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