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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2.12 18:32:3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 석길영·홍대기
따사로운 햇살을 받아 고요한 수면위에 아침안개가 반짝인다.

청원군 문의면에 위치한 대청댐은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저수지다.

오늘도 어부로 살아가는 인생들이 있다.

평화로워 보이지만 어부들의 가슴속에는 저마다 다른 사연들이 있다. 물에 잠긴 고향, 영락없이 실향민이 된 어부 등.

지금부터 30년 전 소박하고 평범했던 농사꾼이 어부가 된 사연들이다.

청원군 문의면 후곡리에는 30년 전 고향을 잃고 뿔뿔이 흩어진 가구들이 살고 있다.

충청도의 젖줄이 된 거대한 담수호 대청댐. 대청호의 수몰로 평생 지키던 집과 전답을 놓고 떠나온 수몰민이 바로 그들이다.

산골마을 어귀에선 생경하기만 한 풍경, 빨랫줄마다 널린 어구와 그물….

서툰 손길로 그물을 손질하는 최성근씨는 수몰로 살던 집과 전답을 잃고 직업마저 바꾸게 되었다.

ⓒ 석길영·홍대기
불과 30년 전, 그물질 한번 해본 적 없는 천상 농부였던 그는 이제, 동트는 새벽 무렵이면 노를 저어 호수로 나가는 어부가 됐다.

그의 아침 일과는 어제 쳐놓았던 그물을 걷는 것으로 시작한다.

잉어, 붕어, 누치 등 다양한 어종이 잡히고 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물고기와 마주할 줄은 꿈에도 몰랐단다.

평생을 어부는 그저 바다인접 지역에나 있는 것이라고 믿고 살아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물고기를 잡을 때 마다 물속에 잠긴 고향 생각이 떠오르곤 한다.

지금 잡은 이물고기가 자기 집 앞을 부지런히 들락날락 거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편으론 반갑기까지 하다.

최씨는 이곳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마칠 때까지 줄곧 농부의 아들로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문뜩 손금보다 더 훤하게 꿰던 풍경들이 상전변해가 돼버렸다.

댐이 생기면서 많은 이들이 고향을 떠났다.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상류에 새로운 밭을 만들어 무, 배추, 콩을 심기 시작했다.

새 터전을 만들기 위해 몸부림쳐야했던 시절, 비록 토지 보상은 받았지만 문전옥답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어부로 전업하거나 소규모 농사일로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그래도 고향을 떠나지 못하고 지켜온 이유는 마을 곳곳에 조상 대대로 물려 내려온 선산이 있다는 홍씨.

ⓒ 석길영·홍대기
지금은 그가 살던 집 (수면)위에서 고기를 잡아 생계를 꾸려가는 처지에 있다. 그래도 아직 그의 집 뒤뜰엔 먼지가 소복한 탈곡기, 경운기, 지게가 그대로다.

살던 옛 집터 가장 가까운 곳에 집을 짓고 매일같이 옛 집터를 찾아가 본다는 어부가 된 농부는 오늘도 단란했던 마을과 사람들을 추억한다.

그는 고향에 남아 어부로 전업하긴 했지만 여전히 고민이 많다. 외래어종과 환경오염으로 인해 예전처럼 물고기가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물고기가 잡히지 않으면 어부생활을 접어야 하고 또 어디론가 생계를 위해 떠나야한다.

그는 현재 정부의 지원으로 전통 장아찌 사업을 시작했다. 그래서 고향 떠날 걱정은 덜었지만 늘 마음 한켠에는 고향이 그립다.

물속에 수십 년의 아련한 사연이 잠기고, 육지가 하루아침에 호수가 된 상전벽해의 마을이야기 속에 어부가 된 농부들의 가슴이 녹아있다.

ⓒ 석길영·홍대기
글 / 홍대기 작가

사진 / 홍대기·석길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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