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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8.25 14:31:32
  • 최종수정2024.08.25 14:31:32

안호종

프리랜서

오늘은 좀 어둡습니다. 허무주의와 냉소주의에 절여져 살던 지난 10여년을 소회해 보고자 합니다.

"꿈은 도망가지 않아, 도망가는 것은 언제나 자신이야"

일본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에 등장하는 주인공 짱구의 아빠 신영식의 명언 아닌 명언입니다. 필자가 굉장히 좋아하는 말인데요. '읽어야 하는데… 읽어야 하는데…'하며 끝내 못 읽은 어느 재미 없는 책의 한 페이지를 우리는 모두 가슴에 품고 있을 것입니다. 진짜 책이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마치 결말을 아는 C급 영화처럼, 시험 전 날 책을 펼쳐보지 못한 채 책상 청소를 하는 어린아이처럼 말입니다. 저는, 개인의 공간이 없어 생각할 틈이 없었고, 타인을 이해하기엔 철학적 사색이 부족했던 그저 그런 어른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대로, 되는대로' 살던 필자는 어느날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에겐 '철학' 선생님이 없다는 것을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강아지들과 함께 사는 아기 고양이는 고양이처럼 걷는 법을 배우지 않기에 고양이처럼 걸을 수 없습니다. 먹고 살기 바빴고, 어느 집이나 애들이 많아 온 동네가 문을 열어두고 살던 그런 시대를 겪었던 필자는 요즘의 개인주의 사회가 퍽이나 어색한, 고루한 어른이 되어 있었습니다.

냉소적인 허무주의자였던 저는, 그 여느 미처 진짜 어른이 되지 못한 이들을 손가락질 하며 살았습니다. '나'에 대한 사색도 없이 말입니다. 이에 그런 삶에 염증이 생기어 가방 하나 메고 저 멀리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더 이상 어린이에 머무른 채로 살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 말입니다. 느끼는 바도 많았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행복함에 눈물도 흘려보았습니다. 오랜기간 여행을 하며 여행에 중독되어 있는 이들 또한 많이 보았습니다. 이미 나이만 들어버린 저 같은 '어른이'들은 한국에서 분명 불행할 것이라는 의심과 한국에 대한 비판으로 먼 해외에서 술잔을 기울이곤 했습니다. 저도 어느새 그런 부류에 들어가며 때론 여행 초심자들을 보며 하찮은 우월감 따위를 느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도망친 곳에 낙원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데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근데, 그런데, 분명히 그 곳에 있을 줄 알았는데 사실, 없었다는 것을 깨닫기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래 글귀는 제가 여행 중 작성했던, 공허함을 느끼며 작성했던 글귀입니다.

'거기에 있었다, 무언가 잊고 있었다. 그렇다고 완벽히 찾은건 아니다, 완벽히 찾았다고도 그렇다고, 못 찾았다 하기도 애매한.'

미디어들은 앞다투어 부정적인 기사를 양산해내며, 소수의 선동으로 인터넷 커뮤니티 댓글은 하루가 멀다하고 전쟁터가 됩니다. 다음은 제가 약 5분 안에 찾아낸 부정적인 지표들입니다,

△자살이 10대~30대 사망원인 1위, OECD 1위, OECD 평균보다 압도적으로 2배 이상 높은 수치, 2023년 대비 2024년 자살율 10% 증가, 2023년 자살자 잠정 합계 1만3천870명

△매일 한 명 씩 10대 청소년 자살, 출산율 전세계 꼴찌, 매 년 1만 명 이상이 미국이민

이따위 기사들이 점령하여 다른 철학적 사색을 도무지 할래야 할 수가 없습니다. 잘못된 방법으로 원인을 찾고 서로 네가 썩었노라 손가락질하며 상대를 도려내느라 힘을 다 쓰기에, 남에 대한 배려와 이해라고는 할 수가 없어지는 사회가 된 것입니다.

우리는 어찌해야 할까요? 분명 그 어딘가엔 길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무려 100일동안 꽃이 핀다는 백일홍 나무 앞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꽃도 이렇게 한 철 불같이 사는데 말입니다. 마침 백일홍의 꽃말이 '인연'이라고 합니다. 우린 다시 만날 것이고, 좋아질 것이며, 사랑하고 행복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저는, 한국으로부터 조금은 도망가서 살아갈 생각입니다. 언젠간 다시 만나겠지요. 밝은 대한민국을요. 용기를 북돋아주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채찍질만 당해본 어느 어른이 좋아하는 글귀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흔들리는 건 당신의 눈이다. 활시위를 당기는 당신의 손이다. 명중시킬 수 있을까 의심하는 마음이다. 과녁은 늘 그 자리에 있다' 정철 -『한 글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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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