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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2.15 17:18:01
  • 최종수정2023.02.15 17:18:01

안호종

프리랜서

1950년 6월 29일 터키 정부는 대한민국에 군대를 파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6월 25일 북한이 남침을 한지 4일만이었는데요.

터키 정부는 약 5천여 명 규모의 여단급 전투부대를 파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터키는 미국에 뒤어 두번째로 유엔의 요구에 응한 국가였는데요.

무슬림들은 유대인, 기독교도들과는 사이좋게 지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신을 부정하는 무신론자들의 나라인 공산주의세력이 벌인 전쟁에 대항하는 것을 이른바 '성전'으로 규정했기에 그들의 용맹함이 우리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흔히 '형제의 나라'라 일컬어지는 튀르키예에 강진이 발생한지도 십여 일이 지났습니다.

우체국과 택배사 등을 통해 매일 50t 정도의 구호물품이 전달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튀르키예로 가는 구호물품을 인천의 한 물류창고에서 담당하고 있는데요.

이 물량들을 처리하는데엔,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튀르키예인 자원봉사자들 10여명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또한 직접 센터를 방문하는 등 후원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구멍이 난 옷이나 다 헐은 신발 같은 '중고물품' 등은 현지의 기반시설 등이 무너진 바, 오염의 가능성이 있기에 한국에서 걸러지지 못해 튀르키예에 도착한다 해도, 현지에서 구호물품으로 취급하지 못합니다. 다만, 한 눈에 봐도 쓰레기를 대신 보낸 몇몇 이들이 있는데요. 누군가 그들의 비양심을 폭로하고자 사진을 인터넷에 게재했더니, 그 사진을 미끼로, sns를 중심으로 가짜뉴스가 확산됐습니다.

"현지 물류대란 탓에, 구호 물품등을 보내도 쓰레기로 불태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입니다.

이런 가짜뉴스를 보고, 주한 튀르키예대사관은 직접 "한국에서 오는 물품을 수많은 생명을 구하고, 희망이 된다는 걸 믿어달라"는 공지를 올렸는데요.

안 그래도 고통에 시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상처를 준 것 같아 대신 사과의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꼭 가짜뉴스를 양산한 이들은 천벌을 받길 바랍니다.

사실 타인의 아픔을 본인들의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며, 쾌락과 선전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모습들은 인류사 상 너무나도 많이 보아왔던 장면이긴 합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들의 집회 앞에 테이블을 펼쳐두고 음식을 먹던 극우단체 회원들.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그만좀 하라, 언제까지 세월호로 우려먹을거냐"던 한 국회의원.

이태원 참사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고, 핵심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 없는 일선 경찰, 소방관들에 대한 징계.

아이를 점점 덜 낳으며, 평균 교육수준은 점점 올라가고 있는 대한민국입니다. 애를 이렇게나 덜 낳는데 유아용품 시장은 점점 커가고 있습니다.

부끄러움을 모르게 되어가는 것일까요. 애써 모르는척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게 차라리 낫다고 사회가 변해가고 있는 걸까요?

저의 글을 보시는 분들이라면 다 아실만한, 요즈음 화제가 된 한 여당 국회의원의 아들이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받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굴지의 대기업 임원도 아닌 한 회사의 대리 직급을 가진 자가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가장 큰 퇴직금을 받았는데요. 이는 사법부에 의해 합법적인 절차였다는 판결이 났습니다.

공정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 나라의 미래인 아이들에게조차도, '차라리 부끄러운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만한 일들이 연일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간의 가치가 돈으로 재단되고, 부끄러움을 감내하는 것은 무기가 되어, 덜 부끄러운 사람이 더 부끄러운 사람들을 가르치며 범법을 종용하는 시대가 드디어 드디어 오고야 말았습니다. 본디 짐승도 부끄러움을 알고 있습니다.

선진 대한민국은 아직 멀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 나라의 독립과 민주화를 위해 투쟁한 그들을 위해서라도 우린 '더 부끄러운 사람'이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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