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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2.16 17:04:17
  • 최종수정2022.02.16 17:04:17

안호종

프리랜서

통일 신라 이룩 전, 삼국시대의 혼란기에 화랑출신이며 전도유망하다는 평가를 받는 두 승려가 있었습니다. 바로 의상대사와 원효대사인데요, 두 승려가 불법을 공부하기 위해서 중국으로 가던 중 생겼던,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다 아는 소위 '원효대사의 해골물' 사건이 발생합니다. 옛 설화라면 으레 그렇듯, 이에 대해 '동굴이 아니라 무덤이었다', '시체 썩은 물이 아니라 그저 해골바가지에 물이 담겨있었다'는 등의 추측이 남아있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기에 이렇게 사랑받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들이 활동했던 7-8세기에 활동했던 다른 위인들의 초상화는 거의 남아있지 않은데요, 그 중에 원효대사 초상은 남아있으니 그 위세를 가히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또한 왕의 딸과 결혼해 그 유명한 설총을 낳기도 합니다. 참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왕족 출신이었던 의상대사는 원효대사와 갈라지고, 그 길로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 화엄종을 배우고 돌아와 한국 화엄종의 시조가 됩니다. 하지만 원효대사는 다시 본국으로 돌아와 스스로 파계승이 되어 기존의 불법과 교리를 부정하고 실생활에 적용되는 불법을 설파합니다. 절이나 암자로 찾아와야만 들을 수 있는게 아니라 저잣거리에서 풀어서 설명해주는 모습을 보이는 한 편 기존의 승려들과 다른 행적을 보입니다. 머리도 깎지 않고 술도 마시며 승려가 들어가서는 안되는 금기지역까지 출입을 하며 다소 파괴적인 방식으로 불법을 설파하려 합니다.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일체유심조)'을 온몸으로 표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자신의 깨달음을 통해, 자신과 같은 고민을 했던 일반대중들을 구제해주고자 함이었습니다.

무언가 답답해서, 해결이 안될 때 급작스럽게 여행을 떠나본 경험이 있으실겁니다. 필자 또한 그런 경험이 많은데요. 그 때마다 느낀 것은, 현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도피는 더 큰 감정적 고통을 낳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여행'이라 부르지만 그렇지 않은 '여행' 기간에 고통과 고민은 가중될 뿐이었습니다. 최근 여행지에서 혼자 TV를 시청하며 술잔을 기울이던 중, TV 프로그램에서 원효대사의 일체유심조 즉,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낸다'를 다룬 부분을 보고 바로 돌아온 적이 있습니다. 사실은 내가 편해야 모든 것이 편해지는 법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고, 현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는 요즘, 많은 갈등과 경쟁 속에서 각자만의 최선의 방법을 통해 앞서 나가고자 합니다. 과열경쟁 사회에서 각자도생하기 위해 끝없는 출혈경쟁을 하는데요. 하지만 조금은 내려놓아 보는게 어떨까요? 마음먹기가 마음먹은대로 되는 것이 아니지만, 교과서에서 얘기하는 '도덕', '양보' 따위가 아닌 스스로를 '조금 덜 불행하게 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조금은 더 행복해보이는 요즘입니다. 채우려면 비워야 하니, 무엇을 자꾸 찾으려 여행을 하니, 온전한 여행이 되지 못하게 됩니다. 또, 꼭 무언갈 찾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기 위해 떠나는 것이 조금은 더 여행의 취지와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 승려(의상대사)는 한 종파의 수장이 되지만 후세에 길이 남지는 못했고, 또 다른 승려(원효대사)는 후세에 길이 남아 두고두고 연구되는 승려로 남았습니다. '마음'이라는 것은 온전히 자신만의 것이니 다루기가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쉬이 흔들리는 인간의 본성이 담겨있는 그릇이니까요.

'마음'을 잘 다스려야 행복할 수 있다는 아니, 가장 다루기 어려운 '마음'을 잘 다스리려면, 행복하려는 노력의 방식을 다르게 해보는게 어떻겠냐는 원효대사의 가르침을 한 번씩은 더 생각해보는 오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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