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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종

프리랜서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콘서트가 10월 15일 부산에서 열렸습니다.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그 위상이 매우 높은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이 부산에서 전 세계로 동시 송출되는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방탄소년단의 공연 목적은 세계박람회 유치였지만, 실상은 그 준비과정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부산광역시 기장군, 한 허허벌판에 오직 '대중교통'으로만 10만 명을 운집시키겠다는 것이 시작이었는데요. 오전 9시부터 입장을 받으며, 외부음식은 반입이 안 되며, 설치되는 간이화장실은 100개 남짓이라는 등의 소문이 돌며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어주는 일이 발생했는데요. 원래 개최 예정지역 근처의 숙박업체들이 돌연 기존의 숙박예약들을 일괄적으로 취소하고 평소 요금의 2~3배, 많게는 10배의 요금을 받으며, 심지어 1천 만 원 짜리 숙박도 등장했습니다. 현행 소비자 보호법 상 사업자가 기존 투숙 예약객에게 예약했던 방값을 전부 보전해주기만 하면 이를 제지할 수 없다는 허점을 이용한 것이었는데요. 온갖 잡음에 시달리다 결국 6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으며 교통이 편리한 부산의 한 복판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진행하게 됐으니 이는 결국 제 손으로 얼굴에 먹칠만 한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이런 이른바 '한 탕 주의'는 여지없이 되풀이되는 촌극이긴 합니다. 여름철엔 사유지도 아닌 계곡에서 '자릿세'를 받는가 하면 부산의 해운대 해변이나 강릉 경포 해변 등 행락객들이 들끓는 곳이라면 어디든 대동강 물을 퍼서 장사를 하는 집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필자도 올해 강릉에 다녀왔는데요. 실제로 그 위용을 체감하고 돌아왔습니다. 이제 더 이상 현명한 소비가 아닌, 기분이 나쁘지 않기 위한 검색을 하고 여행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현상들이 가장 심하게 일어나는 지역은 제주도입니다. 최근 제주에 대한 민심이 좋지 않은데요.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해외여행이 불가능 해지자, 2020년부터 2022년 봄까지는 정말 폭발적으로 제주도 여행객 수가 증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제주시의 오폐수 문제와 쓰레기 문제 등 많은 문제들이 불거졌지만, 국민들의 스트레스 해소 명목과 경제자유주의의 측면에서 이를 제지할 방법은 없었는데요, 특히 모두 다 알지만 해결하지 못하는 제주도 렌터카 업체들의 가격담합 등은 아주 큰 문제입니다. 코로나19 이전에 가장 인기가 있던 여행지라면 다들 일본을 생각하실 텐데요. 이번 10월 11일에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만 했다면, 무비자로 일본이 입국이 가능하게 되면서 연말 일본 여행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여행 상품 판매 업체 '노랑풍선'에 따르면 지난 10월 1~13일 집계된 패키지 상품 예약률도 전월 동기보다 2.5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소위 가치재에서 얘기 됐던 '그 돈이면'이 해외여행에도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필자 또한 2020년에 제주에 가서 기분 나쁜 경험이 있었는데요. 제주에 입도한 후 첫 식사가 5만2천 원 짜리 만두전골이었습니다. 엄청난 고급 재료를 사용했다면 납득할 만한 가격이었으나, 방문한 업체의 공식 페이지엔 메뉴에 대한 가격이 써 있지 않아 '비싸면 얼마나 비싸겠느냐'는 생각으로 방문했다가 낭패를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이런 문화들은 '나 같아도 그러겠다'는 암묵적 묵인 하에 이루어지는 측면도 없지 않아 있을 것입니다. 돈 쓰러 여행 왔으니 굳이 얼굴 붉힐 일 만들지 않겠다는 '한국적 마초즘'의 영향도 있을 것이고요. 따라서 판매자의 의식 재고와 구매자 또한 일정 수준 이상의 각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지도, 팔지도 않는 문화가 정착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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