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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청주시인협회

언제나 새로운 기대를 가지고 새해를 맞는다. 새해를 알리는 종소리에 맞춰서 창문을 활짝 열고 새날의 공기를 들이켰다. 달도 없는 캄캄한 허공을 향해 소원을 줄줄이 빌었다. 우리 가족들의 건강과 아이들의 평안한 사회생활이었다. 내가 늘 바라고 비는 소원은 그것이었던 것 같다. 할머니가 장독위에 정화수 떠 놓고 읊조리던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새벽 첫 우물물을 길어 장독에 올려 두시고 꽤나 긴 소원을 비셨다. 옆에서 가만히 들어보면 대부분의 소원은 우리들을 위한 것이었다. 같은 소원을 매일 비셨으니 어쩌면 할머니의 치성 덕분에 우리형제들이 잘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미신이라거나 토속신앙이라거나 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간절한 마음으로 아이들과 어머니의 건강과 평안을 빌었다. 그리고 오래도록 내 기도는 같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아직도 구식인 사람이라서 새해 소망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요즘은 대부분 버킷리스트라는 말을 쓰는 것 같다. 언젠가 보았던 영화에서 죽음을 앞에 둔 사람이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목록을 정해 놓고 하나씩 이뤄가는 과정을 보았다. 죽음을 앞둔 이라는 말에서 풍기는 섬뜩한 느낌이 맘에 들지 않아 잘 사용하게 되지는 않는다. 어원도 'Kick the Bucket'이라니 별로 상큼하지 않다. 중세 유럽의 사형수가 교수형을 받고 양동이 위에서 밧줄에 목을 걸고 자신이 양동이를 걷어차기 직전에 비는 소원에서 유래가 되었단다.

죽음을 앞 둔 심정으로 내가 이루고 싶은 것들이 무엇일까. 절박한 소원이 무엇일까. 곰곰이 머리를 짜내보아도 그렇게 절박한 소원은 없는 것 같다.

가족을 위해 비는 소원은 그렇고 올해는 내 버킷리스트는 무엇일까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버킷리스트는 소원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내가 비는 소원은 무엇을 누군가 절대적 힘을 가진 분이 이뤄줬으면 하는 것이라면 버킷리스트는 구체적이고 내 힘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이야 한다. 무엇을 내가 할 수 있을까. 갑자기 버킷리스트라는 단어가 주는 중압감에 머리가 무거워 진다.

첫째로 다 자라 제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이지만 자주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 달에 두 번은 꼭 찾아가 봐야겠다. 둘째는 글을 쓰는 일에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매주 한편의 글은 써야겠다. 셋째는 만보기를 사는 것이다. 요즘은 손목에 시계처럼 차고 다니며 열량 소모량을 체크해 주는 것도 있는 줄 알지만 만보기면 족하다는 생각이다. 내 건강을 스스로 돌봐야겠다. 넷째는 그동안 미뤄두었던 건강 검진을 받는 것이다. 이제는 건강 검진을 받는 일이 겁이 난다. 게을러서 검진을 안 받는 것이 아니라 무슨 나쁜 것이 발견 될까봐 겁이 나는 것이다. 올해는 용기를 내서 불안한 것들과 맞서야겠다.

다섯째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싶다. 여러 분야의 새 친구들을 만나 새로운 대화와 새로운 세상을 조금은 보고 싶다. 여섯째는 재래시장을 자주 가야겠다는 것이다. 열흘에 한 번씩은 시장에 가는 날을 만들어야겠다. 늘 편리를 앞세워 마트에서 먹거리를 해결하곤 했지만 가격과 신선도가 마음에 걸렸다.

일곱째는 새 노트북을 마련하는 것이다. 지금 있는 컴퓨터로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휴대할 수 있는 노트북이 있으면 수업활용에 쉬울 거라는 생각이다.

여덟 번째는 어머니가 걸음이 어렵지만 한 달에 한번은 외식을 하는 것이다. 밖으로 나가는 것을 싫어하시니 올해의 최고난도의 버킷리스트가 될 것 같다.

소소하지만 거대한 내 버킷리스트를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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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