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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우리 동네 청소요정 강병옥 여사님

  • 웹출고시간2024.08.28 14:41:47
  • 최종수정2024.08.28 14:41:47

'충주시 연수동 청소요정' 강병옥씨가 재활용 수거장 청소를 하고 있다.

ⓒ 박운경 시민기자
[충북일보] 해가 뜨기도 전에 충주시 연수동 그린연립 앞 재활용 수거장에 강병옥(65)씨가 나타난다.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쓰레기를 정리한다.

이웃 주민인 김화자 깜장새치 미용실 원장은 "근 2년 동안 강병옥씨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새벽에 쓰레기들을 치웠다.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하고 있을 때도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꾸준히 이 일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씨는 폐암과 유방암 수술을 한 환자지만 고통에 너무 아파서 몸부림칠 때도 매일같이 새벽이면 쓰레기장으로 향했다.

왜 그렇게 아픈 몸을 이끌고 나가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내 집의 작은 쓰레기도 보기 싫은데 여러 사람들이 다니는 길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악취가 나면 내 집이 더러운 것보다 더 먼저 생각이 납니다. 주말이면 사람들이 차를 타고 와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고 가는 것도 봤습니다. CCTV를 설치했는데도 해결이 안 됐고요. 그렇다고 내가 사는 동네가 쓰레기 더미로 덮여 있게 되는 것은 두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몇 년 전 이 일을 시작할 때는 그 더러운 일을 왜 하느냐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이제는 깜장새치 미용실 원장님 등 이웃 주민들이 함께 동참하고 있어 힘이 납니다"

그는 사립 특수학교인 장애인재단 숭덕학교에서 2013년부터 7년간 조리원으로 근무하면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방법을 생각해 보게 됐다고 한다. 2000년 퇴직 후 연수동 새마을협의회에 들어가게 됐고 회원들과 함께 고구마 밭을 가꿔 나온 수확물을 이웃 경로당 노인들께 드리고, 홀몸노인들에게 삼계탕이나 명절 음식을 드리기도 하며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강병옥씨의 근면 성실하고 억척스러운 품성이 없었다면 우리는 눈살을 찌푸리고 코를 막으며 거리를 빨리 지나가려고 애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 혼자 살기도 바쁜 삶 속에서 병옥씨 같은 분이 있어서 살맛 나는 우리 동네가 되지 않을까?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그가 이웃이라서 뜨겁지만 행복한 여름이다.

/ 박운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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