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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10.25 16:35:54
  • 최종수정2022.10.25 16:35:54

정성우

청주 단재초 교사

장관이 없는 교육부는 6월과 10월에, 미래를 지향하는 우리 교육청은 7월에 백년대계의 학력 대책을 내놓았다. 교육부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내후년부터 초등 3학년까지, 우리 교육청은 '에듀테크 기반 다차원 평가'를 내년부터 초등학교 1학년까지 확대한다. 대통령의 '자율적 전수평가' 발언은 강원과 부산의 학생들의 '필수 참여' 지시로 이어졌다. 자율성은 시작부터 타율성이 되었고, 일차원의 몸에 다차원의 옷이 입혔다. 우리는 획일성을 창의성이라 부르고, 평가 대책을 학력 대책이라 부르는 시대에 살고 있다.

평가 예찬론자들은 학교를 위한 복음을 선포할 때마다 세 가지 율법 조항을 낭독한다. 첫째, 국가와 교육청이 일제식 평가를 주도하지 않으면 학교는 평가하지 않는다. 둘째, 일제식 전수평가만이 교사에게 학생의 실력을 파악하는 자료를 준다. 셋째, 종합 지원 대책이 있기 전에는 맞춤형 평가와 참여형 수업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율적 다차원평가만이 모내기 철에 저수지를 채우는 단비가 된다고 믿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이주호 장관이 재림하면 구원의 메시지는 완성된다.

학력은 '평가'가 아니라 '수업'을 통하여 성장한다. 평가를 학력이라고 부르는 것이 '위로부터의 지록위마'라면, 평가를 수업이라고 부르는 '아래로부터의 지록위마'가 있다. '과정평가'의 관점으로 수업을 바라본 지 10년이 되어간다. 평가의 관점이 없으면 학력처럼 수업도 설명하지 못한다. 교육학 용어로 보이는 과정평가는 정책용어에 가깝다. 과정평가의 전도사들은 수업의 의미가 상식적으로 정해져 있는 '아무 말 교육 잔치'에 나타나 피드백(feedback)의 MSG와 맞춤형의 감초를 뿌린다. 맛나게 먹고 멋진 똥을 싼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참여형 학습활동과 맞춤형 교수활동이 펼쳐지는 희랍의 변증술과 유대의 하브루타를 두고 평가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는 석학은 없었다.

평가를 통하여 성장한다는 논리는 교사도 위협한다. 성과급을 놓고 벌이는 동료끼리의 다면평가가 교사를 성장시킨다고 선전한다. 서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과정을 평가할 수 없고, 부당한 기준들이 갑자기 등장하기 때문에 결과에 승복할 수가 없다. 인정할 수 없는 평가를 받았으면서도 학교를 공동체라고 부른다. 학생 과정평가의 불협화음이 교사 다면평가 소음을 증폭시키면서 교사의 양심에 어둠이 드리워진다. 동료의 성장 과정을 평가하지 못하는 교사가, 학생의 잠재력을 온전히 평가하여 미래 역량을 키워내는 길에 위태롭게 서 있다.

평가 중심의 교육은 연말이 다가올 때 학생과 교사로부터 배움의 열정을 빼앗는다. 초등학교 6학년도 이때가 되면 수능을 치른 고3처럼 행동하려고 한다. 가로수의 나뭇잎이 남아 있지 않을 즈음 학생은 교과서를 버릴 준비를 하고 교사는 다면평가를 준비한다. 진단평가의 불꽃은 장미가 피기 전에 사라졌고 과정평가의 온기는 생기부의 차가운 글자로 변형되었다. 가르치고 배우는 열정의 나뭇잎도 남지 않는다. 차마 겨울방학까지 기다릴 수 없어 봄날까지 배움의 동면에 들어선다.

특별히 강원, 부산, 충북의 평가 정책은 다른 시도와 차별을 두고 있지만 수업 지원 대책에서는 차별성이 없다. 학생과 함께 하는 교육은 평가 대책만을 던져놓고 저 멀리서 학생을 기다리지 않는다. 정치의 왕도를 여민동락에서 찾은 맹자는, 은나라 마지막 임금 주(紂)를 도적으로 봤다. 교육의 왕도를 학생과 함께 하는 것에서 찾은 듀이(Dewey)는, 교과를 진보적으로 조직하는 수업 아이디어를 주장할 수 있었다. 평가의 관점이 아니라 수업의 관점에서 다중지원팀을 형식적인 조직으로 구성하지 않아야 두드림 학교가 살아 움직인다. 그래야 오래된 미래의 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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