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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우

청주 단재초 교사

전교조 아웃을 외친 교육감의 제1호 사업은 기초학력 진단평가 개선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째 되는 날, 전교조 충북지부가 그 사업의 성격을 공론화하였다. 학력 신장의 외나무다리에서 두 진영 중 한쪽은 아웃 될 판이다.

진단평가에 대한 교사의 부정 인식은, 대통령 국정평가에 대한 국민의 부정 인식보다 높다. MBC에 따르면, 교육청은 ㉠평가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이고 ㉡지필평가 외에 교사의 관찰도 반영하므로 학교별 집계는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부작용의 '최소화'가 아니라, 부작용 자체가 없어야 한다. 전통적 평가는 부작용 최소화를 공언하면서 '아동의 다면적(many-sided) 흥미를 고려하지 않는 교수 활동'을 유도하였다. 무엇보다 개헌정족수를 넘는 비율이 반대한다는 것 자체가 부작용이다.

7월 2일에 하달된 제1호 공약을 다시 봤다. '㉡'은 공문 내용과 달랐다. 내년의 방식이 아니라 현재의 방식이다. 시스템에 저장된 지필평가 자료와 교사의 관찰을 별도로 관리하면, 학교별 집계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공문은 명령하는 글이지 공감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도표 속에 복잡한 행정 사항이 채워지고, 온갖 교육 용어로 치장된 문장들이 서로 단절된 채 나열된다. 그래서 어떻게 문제은행으로 과정평가와 비인지적 평가를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교사 존중의 풍토가 가능한지 알려면, 공문을 볼 것이 아니라 좌선을 하는 것이 낫다.

교육청은 ㉢평가 날짜를 학교별로 정하므로 서열화는 없다고, ㉣패드로 평가하므로 업무부담은 없다고, 그리고 ㉤3월과 12월의 결과를 오직 학생 지도에만 활용하겠다고 한다. 3월과 12월의 격차 때문에 장학사가 학교에 오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손은 죽지 않는다. 평가 날짜가 달라도 '한' 내용을 '한' 시스템으로 한다면, 언제든지 지역별 및 학교별 서열화가 가능하고, 누군가는 미도달 학생 수에 대한 자료를 볼 수 있다. 지금 제작되고 있는 동영상 콘티(Conti)에 따르면, 교사는 자신의 힘으로 생산할 수 없는 자료를 시스템으로 받게 되어 감격의 눈물을 흘릴 예정이다. 학생 지도는 장학사가 아니라 교사의 몫이다.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로 제시된 '초중등 12년 학습 이력 관리'가 흥미롭다. 6학년 담임을 하는 동안 다른 교사들이 5년 동안 정성스럽게 작성한 생활기록부를 보며 학생을 파악하였고, 부족한 부분은 상담을 통하여 보강하였다. 그리고 3월의 자율 진단으로 주도성 성장의 기초를 다졌다. 학생과의 피드백을 위해 AI가 제공하는 문제은행을 요청하지 않는다.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이 초등학교나 중학교 진단평가 내용을 참고하면, 참고하지 않을 때보다 학생을 더 잘 이해한다는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다.

그래도 의문이 남는다. 교육계에 몸은 담갔으나 교실에는 발가락만 담근 사람이, 담임 경력이 짧은 사람과 협의하여 만든 아이디어라서· 인공지능과 결합했다는 소문만으로도 학교 밖에 있는 사람들이 지지할 거라 믿어서· 평교사의 노고를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교육계의 인천상륙작전처럼 연출하면, 충북도민이 2026년에도 영웅으로 기억해줄 거라서· 이젠 2학기가 시작되었다. 9월 1일부터 교육청 내의 진보적 인사는 모두 아웃 될 거라는 기사를 읽었다. 교육청 밖에 있는 전교조와의 외나무다리 혈투가 길어질 형세다.

교육부총리가 고시하는 국가교육계획서는 2022년에도 6개의 핵심역량을 그대로 강조할 예정이다. 그중에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어도 부족함이 없는 능력이 '의사소통 역량'이다. 고독한 결정의 칼을 휘두르는 자리에 있을수록 이념이 다른 세력과도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가장 의사소통 역량이 뛰어난 교육계의 인물을 일러 교육감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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