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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우

청주 단재초 교사

"줌(Zoom) 수업은 교실 수업의 모조품이야. 아무리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해봤자 표준으로 삼은 교실 수업을 능가할 수 없어. 온라인은 현실의 책상을 모방한 화가의 그림과 같지. 어찌 그림의 책상이 실물의 책상과 같을 수 있나?" 1년 반 동안 방치됐던 '책상'을 6월 14일부터 꺼내기 시작했다.

2019년 봄, 다른 학교 공개수업에 참관했을 때도 쌍방향은 보이지 않았다. 그해 12월까지도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생과 학생 사이의 대화적 탐구활동이 교실 수업의 주류도 아니었다. 영리한 교육부는 팬데믹으로 인한 미증유의 유급을 막기 위해 2020년 봄에 수업을 재정의한다. ㉠몸이 교실에 없어도 온라인으로 쌍방향 대화가 가능하다면, ㉡콘텐츠를 교사가 올리고 학생이 내려받는 것을 당일에 할 수 있다면, ㉢교사가 과제를 제시한 후 정해진 시간에 학생이 해결한 것을 교사가 확인할 수 있다면, 이 모두를 수업으로 인정하는 놀라운 선언을 한다. 공이 교사와 학부모에게 넘겨졌다.

교육 당국은 2020년 가을부터 온라인 쌍방향을 권장했다. 인프라 미구축으로 강제 명령을 할 수 없어 속만 끓이고 있을 때, 쌍방향도 교실 수업을 대신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쌍방향을 하라는 학부모의 민원에 맞서, 콘텐츠 제공이나 과제제시형이 더 낫다는 내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사회성과 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여론까지 출렁거렸다. 열린 교육 이후 20년 만에 뉴노멀이 생길 징조였다.

학습은 일종의 성장(Growth)이다. 기존의 경험을 재구성해 나가는 탐구활동이다. 대화가 없는 것을 일러 쌍방향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쌍방향으로 대화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실제로 대화를 통한 탐구과정이 없다면, 쌍방향 수업은 아니다. 코로나가 있기 전만 해도 대화가 없는 교실 수업은 혁신의 대상이었다. 1년 반 동안 코로나와 과도하게 씨름한 탓일까? 전면등교가 실시되면서 2019년처럼 하는 것에 모두들 편안함을 느낀다.

6월 14일 전면등교가 실시되어 잠깐 혼란을 느꼈다. 교실로 돌아온 학생들은 교사, 칠판, TV만 바라보느라 단짝 외에는 친구들을 관찰할 필요가 없어졌다. 모둠학습의 자율성도 줌에서만큼 보장되지 않았다. 예전처럼 교사도 모둠 관찰을 형식적으로 하거나 부분적으로 했다. 필요에 따라 모둠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았다. 스피커에서는 잘 들려던 목소리도 교실에서는 들리지 않았다.

줌에서는 모두가 같은 조건에서 자신과 상대의 모습을 보았다. 모둠 협력보다는 단짝과의 주도성이 수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교사의 권위는 스피커의 볼륨에서 오지 않고 신뢰감과 설득력에서 왔다. 줌의 소회의실 기능은 다른 모둠에 방해를 하지 않으면서 그룹 대화를 보장했다. 공동활동을 직접 할 수는 없어도 공동의 아이디어를 편리하게 모았다. 전체를 통제하면서도 개별화 지도를 즉각적으로 할 수 있었다. 방과후에도 학생들은 자기들끼리 줌에서 협의를 했다. 학습의 주도성은 수업 시간 내의 훈련 과정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방과후 생활과 연결돼야 한다는 것을 줌이 일깨워주었다. 그들의 자유로운 협의를 방해한 것은, 학력 신장을 도와준다는 학원의 대면 강의뿐이었다.

지난날에 Zoom 앞에서 당황했던 것은 정체된 수업 개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경험을 성찰하지 않은 자들도 2022 교육과정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G7에 참가한 한국경제, 외교, 군사는 2019년보다 성장했다. 교육계만 뒤로 갈 수는 없다. 구호로만 미래를 외친 채 쓰던 책상을 다시 사용한다면, 십 년간 쌓은 혁신의 탑을 그 흔한 돌담으로 여기는 것이다. 미래에서 디자인된 책상은 지금도 나에게 묻는다. "수업이 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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