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정성우

청주 단재초 교사

아무도 수업이 뭔지를 묻지 않았다. 누군가가 물으면 교수-학습 과정이라고 얼버무렸다. 학생과 교사가 한 학기에 담아야 할 마음의 자세를 수업이라는 이름으로 정리할 수 없었다. 진도 나가기 바빴고 수행평가를 하는 데에만 힘을 썼다. 좋은 수업에 대해 논의할 기회도 찾아오지 않았다. 많아야 일 년에 한 번이고 작년에는 없었다. 교사는 소크라테스가 아니라 프로타고라스였다.

수업의 개념에는 학생과 교사가 함께 지향하는 모습이 담겨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열린 교육 이후로는 교사의 활동이 경시됐다. 교수-학습 과정을 학습-교수 과정이라 바꿔 불렀고, 교사는 가르치지 말고 안내만 하라고 다그쳤다. 교사의 강의는 지식 암기에 효율적이지만 학생의 자율적 탐구를 방해한다고 지적됐다. 강의는 학원강사와 과외교사의 몫이었다. 교사는 학습 모형이 잘 운영되게 하는 도우미에 그쳐야 했다.

학생은 교실 수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자율적으로 탐구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실제로 볼 기회는 적다. 보통은 한 학생이 이끌어가는 대로 나머지 학생이 따라가는 모습이 흔하다. 스스로 독서 하지 않고 부모도 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강의를 들으면서 경험을 넓힐 기회도 사라졌다.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교과서와 참고서뿐이다. 독서와 강의가 사라진 곳에서 학생도 소극적으로 학습을 한다.

학습의 자율성 혹은 주도성은 배움의 출발선에 이미 갖춰진 것이 아니라 달리는 동안에 배워야 하는 위대한 역량이다. 하지만 주도성은 수업의 전제 조건으로 생각하거나 모든 수업이 완료된 다음에 평가 기준으로 갑자기 등장한다. 학습의 주도성은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주도성이 어떻게 작동되는가? 교사도 주도하지 못하는 교수 활동이 있는데 학생이 학습을 주도한다는 말은 거짓이다. 선택형 지필평가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는 것이 목표인 곳에서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타는 것이 유일한 목표이다. 배움의 기쁨은 공자님도 말년에서야 터득했다.

수업의 개념에 대해 6년 전부터 '배움 중심 수업', '학생 참여형 수업'이라는 용어가 등장해 교사들을 당황시켰다. '과정 평가'라는 말이 그랬던 것처럼 별종의 수업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연수에 참여했다. 배움이라는 단어를 분석해도, 참여라는 단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도 수업에 변화가 생기지는 않았다. 이젠 그 용어도 유행에 밀려 사라지고 있다. 작년의 온라인 수업은 시공간에 변화를 줬을 뿐이다. 블렌디드 러닝은 방법만을 반복해 설명하고 학생과 교사가 갖춰야 할 마음의 자세를 말하지는 않는다.

수업을 위해 교사는 강의를 준비하고 학생은 독서를 해야 한다. 그들이 자신과 세계에 대해 대화를 통해 탐구하는 것이 수업이다. 교과서는 교실에 있을 필요가 없다. 교과서와 참고서는 수업의 장애물이다. 기본 개념은 온라인에서도 들을 수 있다. 온라인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교실에서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교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온라인에서 하겠다는 것도 어리석은 짓이다. 교실 수업에서는 동료의 얼굴을 보거나 교사의 얼굴을 보면서 대화로 탐구하는 활동이 전개돼야 한다.

강의와 독서가 사라진 교실에서 학생의 배움이 자라지는 않는다. 동영상만 보거나 학생 혼자서 문제만 푸는 것은 학생과 교사가 함께 지향하는 활동 모습이 아니다. 독서를 해야 저자와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처럼 교사의 강의를 들어야 교사와 대화를 할 수 있다. 독서할 때는 저자 탓을 하지 않으면서 열정적인 강의에서는 교사 탓만 하는 문화도 버려야 한다. 강의 자체를 문제 삼지 말고 대화로 전개되지 않는 강의 방식을 문제 삼아야 한다. 학생의 독서, 그리고 교과서에 의존하지 않는 교사의 강의가 수업의 시작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